봉태규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면 일단 배우란 단어가 먼저 떠올랐고 그다음엔 연기를 잘하는 연기파 배우, 패션 센스가 뛰어난 사람, 유쾌하고 잘 웃는 사람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화면 안에 보이던 모습과 다른 그가 써 내려간 이야기들은 충분히 읽고 나니 내가 알던 이미지와는 다른 진솔한 사람 하나가 다시 떠올랐다.다시 알게 된 봉태규란 사람은 2018년 12월 11일 새벽에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죽은 안타까운 김용균 님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었고, 가까운 지인의 커밍아웃에 멋지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며, 촉법소년에 대해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꽤나 부티 나는 모습에 어릴 때부터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고 생각했으나, 꽤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 젖먹이 때 부모님의 곁을 떠나 큰댁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자랐고, 미래의 꿈을 묻는 숙제에 돈 버는 나이를 가늠하여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를 써 내려갔던 이야기가 담담해서 꽤나 가슴 시리게 와닿았던 부분이었다.백수 시절을 겪고 자신을 혹독하게 깎아내리기도, 끝없는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걸어나갔고 이겨냈고 글을 써 내려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꽃 같은 두 아이와 자랑스러운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모습도 봉태규였고, 애증 같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모습도 봉태규였다. 한 사람의 여러 모습을 책 한 권으로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었고, 이 책을 처음으로 봉태규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렸다.담담한 에세이 편견을 버리고 읽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