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벌레는 어릴적 어린이 세계문학으로 읽은 뒤 성인이 되어서 다시 재독하게된 작품이었다.카프카는 초판 표지에 들어갈 삽화와 관련하여 벌레 자체는 그려질 수 없으며, 멀리서 보여서도 안된다는 강력한 요청으로 벌레로 면한 그레고르의 모습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져 있었다.사실 카프카가 글쓰는 시기에 아버지의 재정상태가 나빠졌었고, 아끼는 막내 여동생과 불화를 겪고 있었다고 알려져있는데 왠지 벌레는 카프카 자신의 자전적 모습을 담지 않았나 싶었던 작품이었다.자신을 쓸모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되고, 가장 가까운 가족이 타인보다 더 먼 존재로 느껴지는 상태를 변신이라는 작품에 가장 잘 녹였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레고르는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났을때 자신이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것을 발견하게 된다.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침대에 누워있었고, 머리를 들어서 몸을 바라보니 마디로 나뉜 불룩한 갈색배와 체구에 비해 가벼워보이는 수많은 다리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자신에게 무슨일이 벌어진건지 가늠하기도전에 자신은 지금 출장을 가야하는 영업사원 신분임을 떠올린다. 너무 일찍일어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헛것을 보인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때 시계는 오전 6시30분을 가리키는것을 보게되고 출근에 대한 걱정을 시작한다. 여러 걱정거리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되어갈쯤 시간을 흘러 6시45분이 됨을 확인하게 되고 문밖에 어머니가 출근하지 않냐는 부름에 처음으로 말을 내뱉어보게 된다. 자신의 말은 뭉개져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정도였고 간신히 대답정도만 마치고 났는데 시간은 더 흘러 있었고 아버지와 여동생까지 자신의 출근을 걱정하게 되었고 회사에서 지배인이 찾아오게 된다. 이를 기점으로 자신이 벌레로 변한것을 가족들에게 들키게 되고,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실에 가족들은 차츰 적응해나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실 성실한 그레고르는 처음으로 지각한것이었는데 이런 대우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실하고 집안 식구들에게도 매번 생활비를 가져다주던 그레고르였지만 벌레로 변하고 난 뒤에는 그의 쓸모가 없어짐을 차츰차츰 느껴지게 사람들의 행동이 변해간다. 가장 아끼던 여동생은 처음에는 자신의 방청소와 먹을것을 가져다주는데 적극적이었지만 그레고르가 벌어오던 돈벌이가 사라지자 가족들은 궁핍해져가고 삶이 팍팍해지며 신경이 예민해져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신경쓰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들이 보여졌다.요즘 밈처럼 떠도는 부모님께 내가 벌레로 변하면 어떻게 할것 같냐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수많은 답변으로 우리의 즐거움을 주던 답변이 그레고르에겐 생존과 연결된 문제로 보여졌다.동생의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도 감상할줄 아는 벌레였지만 벌레는 벌레일뿐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조차 버림받아 결국 그레고르는 자신의 의지로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는 결말이 참으로 안타까웠다.이외에도 이 책에는 '굴''학술원 보고''단식 예술가'라는 단편이 담겨있었는데, 동물이나 소외된 주체들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카프카만의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