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양장 특별판)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콩(책과콩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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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포스터가 내 마음을 사로 잡았지만, 그냥 슬프고 슬픈 영화 겠지. 그렇게 심금을 울리는 영화겠지.. 생각이 들었다.

원더. 무슨 내용일까?

 

큰 챕터는
총 6명의 시점으로 이루어졌다.

책의 주인공인 어니스트. 선천적으로 얼굴에 기형이 있는 아이다.

부모님과 홈스쿨링을 하며 부모님, 누나, 데이지라는 개랑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어느날, 엄마가 어기(어니스트)에게 학교를 제안한다.

불안한 어기.

학교 구경을 하러 간 날 여러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 날이 아마 어기의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

경멸의 눈빛을 순간 읽을줄 아는 어기.

아무렇지도 않은듯 지나가는 법을 터득한 어기는 즐거우면서도 슬픈,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친구들을 통해 느끼고 배우게 된다.


첫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기를 꽉 끌어안고 머리에 입맞춤을 해 준 엄마는 

궁금한게 너무 많다. 
첫수업은 1에서 10까지중 몇이니? 하고 물어보는 엄마. 
어기가 턱관절이 정상처럼 보이려 수술을 했을때 말을 못하여 엄마가 아픈 수치를 

손가락으로 표시하게 했었다. 

그때부터 엄마는 어기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읽을수 있는가보다. 


친구들은 친절했니, 학교 설명 해주었던 그 세명이랑은 잘 지냈니... 

나는 이 부분에서 왜이렇게 목이 막히던지. 
이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지. 
1에서 10 까지이면 8정도는 알것 같았다. 

반면 어거스트의 누나 비아. 
어릴적부터 어기위주로 삶이 흘러가던 집안의 공기. 

아주 어린나이의 비아는 너무도 빨리 알아버렸다. 

공부든 친구 생일 파티든. 뭐든 자기 스스로 알아서 해야했다. 
그런 비아를 지켜주던 외할머니. 
어기를 지켜주는 천사는 많으니 너는 나의 모든것이라고 말해주던 할머니는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고 비아는 할머니의 그 비밀을 담요처럼 몸에 두르고 살았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파도 어기만큼 아픈게 아니고 큰일이 생겼어도 어기만큼 큰일이 아니고.. 혼자 삭혀야만 하는 어린 비아. 온 우주가 소멸하는 아픔이었을거다.

그 누구보다도 올리비아를 사랑해주셨으니까.

비아의 남자친구 
그는 잭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괴롭히는 
부잣집 도련님과 그의 똘마니들을 
지나가다 몰래 불러 엄포를 놓는다. 
잭을 또 귀찮게 하면 대단히 후회하게 될 거야. 
알아들어? 가봐. 
와......잭과 누나의 남자친구인 저스틴은 몇번 본 사이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대화를 많이하고 마음을 나눈 사이 같다. 

 

어기의 학교에서 첫 친구가 되어준 잭.

잭은 어기를 어릴적 동네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리 놀라울 일 아니라는듯 어기를 도와주고

같이 생활하게 된다. 그러나 할로윈때 가면을 쓰고선

아무말이나 뱉어낸다. 어기. 그애랑 친하기 싫은데 자꾸만 따라다닌다고, 어쩔수 없다고..

그건 진심이 아니었다.

사실 나도 38해를 살아오며 내 마음 속 진실만을 말하고 살았다고 절대 말할수 없다.

꽤나 많은 거짓말도 했고, 나또한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을 경멸의 눈으로 쳐다본적도

있다. 잭의 모습에 내가 투영되었다.

어기는 그런 잭의 마음을 안다. 그래서 다시금 친구로 받아들일수 있었다.


어기는 학교에서 2박3일 간 스카우트에서 나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 어기를 도와주는 멋진 친구들을 얻게 되었다.


"엄마. 난 평생 그런 나쁜 놈들을 걱정하면서 살아야 할까? "

덜컥 슬픔이 몰려온다. 
세상은 갈수록 거칠어져 간다. 
그 틀에 내가 두명의 아이를 낳아놓고 
그 아이들이 헤쳐나가야하는 삶에 대해 
아직 오지도 않은 그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마음을 다해 미안하다. 

어기는 5학년 졸업할때 올해 최고의 상을 받는다. 
그건 어느 누구도 받기 힘든 상일거다. 

위대한 힘은 강함에 있는것이 아니라 그의 힘이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자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바로 어거스트 풀먼. 

선의는 어디서든 빛을 낼수도 밟힘을 당할수도 있다. 
그러나 악의가 잿빛의 기억이라면
선의는 공기같은 것. 

 

잊혀지지 않고 생각하면 느낄수 있고 영원한 것. 

나는 그걸 잊고 살았다. 
이를 갈고 살고 있고 
누가 나를 건들이면 물어 뜯어 버리려 
날을 새우고 살고 있었다. 

이 책은 놀라움 그 자체.  
내 마음이 점점 정화되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집 안의 탁한 공기를 걸러주는 듯 
내 맘에 악의가 살짝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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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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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유시민씨가 이 책을 소개해준 적 있다.

딸은 지금 독일로 공부를 하러 떠났는데, 이 책을 읽고서 딸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고 했다.

무슨 내용이길래 자식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을까?

 

책 내용 보다는 일단 믿고 보는 유시민 책 이기에 읽기 시작.

 

프롤로그를 지나 본문 싲가하는 두번째 문단을 읽자마자

아! 유시민 작가가 딸을 왜 이해했을지 알게 되었다.

 

두번째 문단의 첫 소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아버지의 실험실에서 자랐다."

그 문장을 읽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콩심은데 콩나는구나.

우리 아이들은 어떤 열매를 맺게 될까?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첫페이지를 읽어 내려갔다.

 

작가는 마음과 모든걸 나눌수 있는

게다가 사랑하는 식물 과학까지도 나눌수 있는 빌 이라는사람을 만난다.

선뜻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하고, 그도 별다른 좋고 그름 없이 같이 일을 시작하게 된다.

 

첫눈에 서로의 영혼을 알아본걸까?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도 못한 상태로 일을 같이 하는건 큰 모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작가는 전혀 두려움 없이 빌에게 남에겐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걸 알아 챈다.

 

사랑하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조사를 하고, 학계에 제출을 하고 발표를 하고.

일반의 관심이라면 이런일은 절대 가능하지 못할듯 하다.

그런 열의를 가지고 빈 털털이 모습으로 개척을 해나가는

작가를 보면서 나도 모른는 희열감이 느껴졌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희열감인지.

 

클린트 라는 남자를 만나서 남편과 아내의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작가.

뭔가 불굴의 과학에서 발견을 하고 탐닉을 하는듯, 클린트와의 관계도 너무나 적극적으로

대등히 멋지게 잘 해나갔다.

아이를 갖고 낳고 키워가는 과정에서 임신 기간의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었는데

나역시 임신과 출산을 해본 여성으로서 과학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읽는 내내 내 몸이 조여오는듯 아팠다.

 

이 책은 번역서이다.

나는 번역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읽기 매끄럽지 않거나

어려운 말투성이에 앞뒤가 맞지 않을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매끄럽고 아름답고 윤색한 문장들로 번역된 책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행복하다.

행복하단 말이 부족할 정도이다.

책을 읽으며 처음 보는 식물과 나무들이 많이 나왔다.

나는 그럴때마다 검색을 하여 어떻게 생긴 식물인지 찾아보고

책 위에 연필로 쓱쓱 그려나갔다

 

읽을때마다 아까 위에 언급한 그 희열을 나도 같이 느껴나갔다.

 

여성학자로 살아간다는것.

진취적인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식물을 연구하고 주변인과 거리낌 없이 좋아하는걸 나눌수 있는것.

 

얼마나 심장이 뛰는 일인가!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나는 자전거 헬멧을 쓰고 실험실을 향해 패달을 밟았다. 나의 심장 다른 쪽 절반을 바치며 나머지 밤 시간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주부이다. 두 아이의 어머니 이다.

그 전에 했던 직업은 이젠 흐릿해져서 기억해주는 이 없이 희미해졌다.

내 삶이 뭔가 무미건조해지고 의미 없어지기 시작했다.

 

나를 찾는 방법은 바로 그림 이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살아가는 희열을 느끼게 해주고 다시금 나를 찾는 시간이 되었다.

 

작가 호프 자런.

나는 이 여성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보지않더라도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돌리듯 열심히 살아갈거란걸 믿는다.

나또한 그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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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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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사실 나는 공지영 작가를 굉장히 싫어했다.
방송에서나 어디서나 자기가 굉장히 예뻐서 글쓰는 실력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낮은 취급 받는다고 토로한적을 몇번 본 후부터 내 눈엔 가벼운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글도 가벼울것이라고 치부했다.
즐거운 나의 집 이 책도 나에겐 큰 공감을 사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 공지영 책은 믿고 거르는책~ 이 되었었다.

어디선가 딸에겐 꼭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린 사진을 보았는데...

남편이 너는 페미니스트야! 하고 단정 지을만큼 남 여 차이나는 말이나 글을 혐오하는데
솔깃한 글귀들이 보였었다.

자기 딸인 위녕. (즐거운 나의집도 위녕이란 이름이 나왔는데 진짜 이름이 뭘까? 윤영?? )에게 쓴 편한 글이었다. 이럴땐 이런 음식을 해먹으라는 글, 나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고 아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온 글 이다.
페미니스트.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러나 여성을 하대 하는 말을 하면 불같이 화가 난다.
그래서 그 말을 한 사람을 말로 짓밟아 놔야 성이 풀린다.
내 성격 왜이렇게 지랄맞을까.
혜원이가 크면 이 책을 이해할때가 되면
한 챕터씩 읽어주며 서로 얘기를 해보고 싶다.
간단한 조리법도 너무나 마음에 들고
편하게 술술 읽히는 문체도 꽤 마음에 든다.
그러나 공지영 작가에게는 아직은 정이 덜 간다. ㅎㅎㅎ
그래도! 이번 책을 통해 크게 느낀 교훈은

싫고 좋고를 단정짓지 말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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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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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몇권 추천

1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2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3랩 걸- 호프 자런


1엄마가 모루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많은 그림에 편하게 고른 책
마지막 장을 닫을땐 결코 맘이 편치 않았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가정이야기였다.
결혼이란건 생각지도 않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생각지도 않은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흔한 일상의 이야기
내가 왜 자꾸 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는건지
잘 몰랐다.
책의 내용에 암과 싸워가는 아픈 어머니.
어린 아이를 기르며 어머니 곁을 지켜내는 일은 그리 쉬운일이 아닐거다.
결국 어머니는 하늘에 가셨는데 그 슬픔을 이겨내는건
바로 가족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실 나는 3년전 혜원이가 2학년때
아버지가 갑자기 많이 안좋아지셨다.
과중한 일, 쉼없는 거친 하루 하루.
내가 생각해도 아버지는 그냥 ‘가장’이라는 코뚜레에 끼워져 너무나 힘들게 살아오셨다.
그게 탈이 난거다.
이번이 아버지의 마지막은 아닐까. 아이를 학원에 맡기듯 놓고 아버지를 간병하러 가고. 아이가 끝날 시간이 되면 아픈 아버지를 간병인 없이 두고 오려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그렇게 많이 울고 다닌적도 없던것 같다.
누구에게 손을 벌려본적이 별로 없는 나는
아이를 맡길곳도 막막하고 그냥 학원 눈치 보며 한시간씩 연장해달라고 했었다.
다행히 주말엔 철없는 남편이 자기가 가있겠노라 내 대신 가있었고. 응급실에 실려 갈때도 남편이 월차를 내고 가주기도 했었다.
며느리에겐 당연한 일인데
왜 사위에겐, 내 남편에게는 감사하게 느껴져야 하는걸까.
고마움과 이시대 며느리에 대한 화가 격하게 섞여 그때의 내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뒤죽박죽이다.

이 책을 보며
아픈 아버지. 그리고 애증관계의 엄마가 생각나고
혼자 달달 거리며 고민했던 내가 격하게 오버랩 되었다.
주인공은 세자매 인데 그것조차 나에겐 부러움이 되었다.
‘훈버터’-얼마나 달달하면 훈버터로 부를까?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버팀이 되어준 주인공의 남편.

남처럼 굴때도 많고 철없이 행동할때도 많지만
내가 진정 힘들땐 나를 대신해주는 남편.
내 속에서 튀어나온 나를 닮은 두 아이.
이젠 내 편이 많아졌다.
자꾸만 옛날의 나를 떠올리면 안되는데
어린 내가 떠올라 슬퍼졌었다. 이젠 내편이 많아졌으니 그러지 말아야지.
지금도 내 옆에 계셔주시는 아빠. 엄마께
1월1일. 내 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하다는 낯부끄러운 문자를 보냈다. 바로 이 책의 힘을 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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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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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가 있는 표지에
아주 가볍게 고른 책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을때
오열하느라 책 겉표지가 쭈글쭈글 해졌다.

겁이 난다.
부모님과의 완벽한 헤어짐이 언젠가 나한테도 올텐데... 목구멍에 자두씨 걸린것처럼 아프다.

내 엄마나 아빠는 막연히 처음부터 엄마,아빠 였을거 같다. 어린시절이 없었을것 같고.
그냥 처음부터 말이다.

그런데 요새 부쩍 수척해져 가는 부모님을 볼때면,
마음이 물렁거리는 갯벌 같다.

싸가지 없는 무남독녀에서
노력하는 딸로 변해야 되는걸 아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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