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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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유시민씨가 이 책을 소개해준 적 있다.

딸은 지금 독일로 공부를 하러 떠났는데, 이 책을 읽고서 딸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고 했다.

무슨 내용이길래 자식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을까?

 

책 내용 보다는 일단 믿고 보는 유시민 책 이기에 읽기 시작.

 

프롤로그를 지나 본문 싲가하는 두번째 문단을 읽자마자

아! 유시민 작가가 딸을 왜 이해했을지 알게 되었다.

 

두번째 문단의 첫 소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아버지의 실험실에서 자랐다."

그 문장을 읽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콩심은데 콩나는구나.

우리 아이들은 어떤 열매를 맺게 될까?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첫페이지를 읽어 내려갔다.

 

작가는 마음과 모든걸 나눌수 있는

게다가 사랑하는 식물 과학까지도 나눌수 있는 빌 이라는사람을 만난다.

선뜻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하고, 그도 별다른 좋고 그름 없이 같이 일을 시작하게 된다.

 

첫눈에 서로의 영혼을 알아본걸까?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도 못한 상태로 일을 같이 하는건 큰 모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작가는 전혀 두려움 없이 빌에게 남에겐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걸 알아 챈다.

 

사랑하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조사를 하고, 학계에 제출을 하고 발표를 하고.

일반의 관심이라면 이런일은 절대 가능하지 못할듯 하다.

그런 열의를 가지고 빈 털털이 모습으로 개척을 해나가는

작가를 보면서 나도 모른는 희열감이 느껴졌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희열감인지.

 

클린트 라는 남자를 만나서 남편과 아내의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작가.

뭔가 불굴의 과학에서 발견을 하고 탐닉을 하는듯, 클린트와의 관계도 너무나 적극적으로

대등히 멋지게 잘 해나갔다.

아이를 갖고 낳고 키워가는 과정에서 임신 기간의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었는데

나역시 임신과 출산을 해본 여성으로서 과학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읽는 내내 내 몸이 조여오는듯 아팠다.

 

이 책은 번역서이다.

나는 번역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읽기 매끄럽지 않거나

어려운 말투성이에 앞뒤가 맞지 않을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매끄럽고 아름답고 윤색한 문장들로 번역된 책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행복하다.

행복하단 말이 부족할 정도이다.

책을 읽으며 처음 보는 식물과 나무들이 많이 나왔다.

나는 그럴때마다 검색을 하여 어떻게 생긴 식물인지 찾아보고

책 위에 연필로 쓱쓱 그려나갔다

 

읽을때마다 아까 위에 언급한 그 희열을 나도 같이 느껴나갔다.

 

여성학자로 살아간다는것.

진취적인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식물을 연구하고 주변인과 거리낌 없이 좋아하는걸 나눌수 있는것.

 

얼마나 심장이 뛰는 일인가!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나는 자전거 헬멧을 쓰고 실험실을 향해 패달을 밟았다. 나의 심장 다른 쪽 절반을 바치며 나머지 밤 시간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주부이다. 두 아이의 어머니 이다.

그 전에 했던 직업은 이젠 흐릿해져서 기억해주는 이 없이 희미해졌다.

내 삶이 뭔가 무미건조해지고 의미 없어지기 시작했다.

 

나를 찾는 방법은 바로 그림 이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살아가는 희열을 느끼게 해주고 다시금 나를 찾는 시간이 되었다.

 

작가 호프 자런.

나는 이 여성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보지않더라도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돌리듯 열심히 살아갈거란걸 믿는다.

나또한 그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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