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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ㅣ 반올림 18
이상운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6월
평점 :
<완득이>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청춘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 찍은 것도 큰 이유겠지만 원작의 재미 역시 한 몫을 하고 있다. <완득이>의 도완득은 매우 불우한 환경에 놓여 있지만 주변의 도움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간다. 물론 흔히 보이는 성공드라마처럼 현실은 극적이지 않다. 작품 속의 주인공도 격투기 시합에서 연일 지지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씩 웃으며 현실을 바라본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에도 완득이와 유사한 인물이 등장한다. 현태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이별을 했으며 엄마는 카페의 '마담'으로 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고 현장에 있었던 아버지 친구에게서 권투를 배워 주먹깨나 쓰는 친구이다. 완득이가 담임 똥주와의 교감을 통해 성장을 했다면 현태는 문약한 친구 지훈과 사귀면서 성장을 한다. 지훈은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 공부까지 잘하는 수재이지만 부모의 관심이 버겁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다투고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인정하게 된다.
책은 현재의 시점으로 시작해서 중간중간 플래시백을 한다. 이렇게 시간을 오가는 서술방식은 집중해서 책을 읽게 만든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너무 헐겁다. 그리고 두 번이나 등장하는 불량배들은 너무 작위적이다. 이야기 전반부와 후반부의 글이 너무 멋지지만 멋진 문장만으로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현태와 지훈이는 병원에서 다시 헤어진다.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친구는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난 후 지훈이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다시 만나게 될까? 언제라도 만나면 반가운 친구. 현태에게 지훈은, 지훈에게 현태는 그런 친구이니 언제 다시 만나는 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친구란 그런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