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런트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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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나누어 읽는 편은 아니다. 머리가 그리 좋지 못해 금방 전에 읽었던 부분을 잊어 버린다. 문영미 교수의 <디퍼런트>를 근 보름만에 다 읽었다. 그리 오래 읽을 책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지금은 바라바시 교수의 글과 뒤섞여 경쟁과 멱함수와 평준화라는 개념이 뒤엉켜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되려나.

문영미 교수는 기존의 다른 마케팅 서적들과 달리 자신의 신변적인 이야기와 주제를 연결하여 쓰고 있다. 어찌 생각하면 마케팅 서적이라기 보다는 경제 에세이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쉽게 읽고 잊어버릴 그런 내용은 아니다.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과 나누었던 고민이 빼곡히 들어 있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되새겨볼 만한 것들이 아주 많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자신의 책이 어떤 뚜렷한 규칙을 제시하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잭 트라우트, 알 리스의 <포지셔닝>이나 짐 콜린스의 책들이 늘 불변의 법칙처럼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했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을 생각하면 문영미 교수의 이야기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톰 피터스 역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의 내용이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하지 않던가.

문영미 교수의 이야기는 숫자로 무장한 환원주의자 마케터들에게 분명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태도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인문학의 역할을 생각해본다. 마케터들은 시장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계획을 세우지만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는 세계에서는 오히려 직관이 더욱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소비자와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그들의 소비패턴에 대해 통찰력을 키우라는 저자의 조언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저자의 고마운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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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베어 양철북 청소년문학 14
벤 마이켈슨 지음, 정미영 옮김 / 양철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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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서부 연안에 스피릿 베어라는 곰이 있다. 이 흰색의 곰은 원래 흑곰의 한 종류이다. 백색 흑곰. 이름부터가 특별하다. 이 곰은 지역 원주민에게 신성시 되는 동물이다. 

벤 마이켈슨의 <스피릿 베어>에도 이 곰이 등장한다. 곰은 아주 잠깐씩 등장하지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설의 주인공 콜을 처음 만난 스피릿 베어는 일격에 콜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린다.  

소설 속의 콜은 사회가 포기한 문제아다. 아이는 계속해서 사고를 치고 부모는 자신의 체면을 위해 계속 뒷 수습을 한다. 하지만 부모가 이혼을 한 후 더이상 뒤를 봐줄 사람이 없어지면서 꼼짝없이 소년원에 갈 처지가 된다. 소년원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선택한 원형평결심사를 통해 섬으로 유배를 온 콜이 모든 분노를 스피릿 베어에게 퍼부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문제아 콜이 병원에서 다시 섬으로 돌아온 것은 의외였다. 게다가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기까지 하다. 북미 원주민의 사상은 동양의 도가 사상과 매우 닮았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 거다. 

책의 마무리 부분에서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처럼 개인의 회개를 통해 모든 죄를 씻을 수 있는냐는 질문을 작가가 던진다. 개인의 성찰이 필요한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오늘 얼마나 바른 삶을 살았는가?'와 함께 '나는 오늘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나?'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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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이슬람
이희수 지음 / 검둥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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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동(middle east)이라는 부르는 지역의 국가들은 대게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믿는다. - 근동, 중동, 극동은 서양인들의 개념에서 나온 표현이다. 요즘은 서아시아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 미국 영화를 통해 만들어진, 무슬림은 공격적이고 종교에 아주 편향된 사람들이라는 인식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 이런 생각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오해와 편견이 불러온 결과라고 말한다. 

<톡톡 이슬람>은 기행문의 형식으로 이슬람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주인공은 다양한 이슬람 국가들을 여행하며 이슬람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알려준다. 우리가 이슬람에 대해 갖고 있는 대표적인 오해가 앞서 이야기한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지만 이것은 그들이 너무 폭력적이거나 그들의 종교가 폭력을 요구해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무슬림은 타 종교에 대해서도 관용적이라고 한다. 

세계 인구의 약 1/4이 이슬람을 믿는다고 한다. 국내에도 여러 곳에 모스크가 생길 정도로 우리도 이제 무슬림과의 접촉이 빈번하다. 그렇지만 무슬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안타깝게도 무슬림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자료는 너무도 부족하다. <톡톡 이슬람>과 같은 책이 더 많이 쓰여지고 읽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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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 미래아이문고 18
김현태 지음, 김정한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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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 가운데 주목 받고 싶은 욕구는 어디쯤 해당할까? 새천년 싸이**의 광풍이 몰아치던 그 시절 더 많은 방문자를 위해 애쓰던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이제는 시들해졌지만 당시에는 방문자수 조작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으니 분명 생각해볼 만한 사회적 현상이었다.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의 민우 역시 방문자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사진 조작을 한다. 보통 사진 조작이라는 것은 그래픽 툴을 이용해 사진의 이미지를 변형하는 것을 말하지만 - 흔히 말하는 '합성' - 이 책의 조작은 사진을 찍기 위한 상황을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이런 조작은 귀엽다. 그리고 사실 우리 주변에 이런 조작을 하시는 많은 정치인들이 계시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인터넷 윤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도식적인 책읽기이다. 그 보다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는 인간의 심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무도 쉽게 타인을 공격하는 인간의 심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책을 읽어 본 아이들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 재미있는 답변이 많이 나온다.

책의 마지막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민우의 모습이 나온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이해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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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반올림 18
이상운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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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청춘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 찍은 것도 큰 이유겠지만 원작의 재미 역시 한 몫을 하고 있다. <완득이>의 도완득은 매우 불우한 환경에 놓여 있지만 주변의 도움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간다. 물론 흔히 보이는 성공드라마처럼 현실은 극적이지 않다. 작품 속의 주인공도 격투기 시합에서 연일 지지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씩 웃으며 현실을 바라본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에도 완득이와 유사한 인물이 등장한다. 현태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이별을 했으며 엄마는 카페의 '마담'으로 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고 현장에 있었던 아버지 친구에게서 권투를 배워 주먹깨나 쓰는 친구이다. 완득이가 담임 똥주와의 교감을 통해 성장을 했다면 현태는 문약한 친구 지훈과 사귀면서 성장을 한다. 지훈은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 공부까지 잘하는 수재이지만 부모의 관심이 버겁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다투고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인정하게 된다. 

책은 현재의 시점으로 시작해서 중간중간 플래시백을 한다. 이렇게 시간을 오가는 서술방식은 집중해서 책을 읽게 만든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너무 헐겁다. 그리고 두 번이나 등장하는 불량배들은 너무 작위적이다. 이야기 전반부와 후반부의 글이 너무 멋지지만 멋진 문장만으로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현태와 지훈이는 병원에서 다시 헤어진다.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친구는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난 후 지훈이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다시 만나게 될까? 언제라도 만나면 반가운 친구. 현태에게 지훈은, 지훈에게 현태는 그런 친구이니 언제 다시 만나는 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친구란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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