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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생각의 출현 - 대칭, 대칭의 붕괴에서 의식까지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가을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읽었던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흔히 자연과학이라고 하면 매우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박문호가 쓴 [뇌 생각의 출현]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은 [생물과 무생물 사이]보다 훨씬 어려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인문, 경제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소화시킬 능력이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내가 이 책의 내용가 가운데 1%라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복잡한 이론들 뒤에 숨겨진 의미들을 알려줌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빅뱅에서 시작해서 세포들의 진화를 거쳐 뇌가 만들어지고 의식이 출현하기까지 자세한 설명 속에 나같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툭툭 던져 놓는다.
예를 들어 파페츠 회로라는 우리 뇌 속의 복잡한 구조를 통해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왜 기억력이 좋은 지에 대해 생리학적으로 설명을 한다. 물론 나는 이 이론을 이해하거나 분석하고 판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탄탄한 검증시스템을 갖고 있는 과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인 만큼 충분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책이 쓰여진 배경에는 저자의 독서에 대한 생각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저자는 백북스라는 독서학습공동체를 이끌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균형잡힌 독서를 요구한다. 자기계발 서적에만 목을 매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이야기다.
[뇌 생각의 출현] 곁에 두고 틈틈히 다시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