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을 처음 읽은 건 작년 이맘 때 쯤이었다. 그의 책 [인간에 대한 오해]를 누군가의 서평을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책을 읽으며 난 그가 문화인류학자 일거라 생각했다. [인간에 대한 오해]는 편견없이 인간을 바라 볼 것을 내게 요구하고 있었다. - 개인적으로 교사들이 꼭 한 번 읽어 봤으면 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 그가 유명한 고생물학자이며 단속평형이론으로 다윈의 사상을 가장 잘 계승한 학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올 봄 스티븐 제이 굴드에게 작가로써의 영광을 안겨준 [다윈 이후]가 재출간되었다. 1977년에 출판된 책이니 이미 30년이나 지난 책이다. 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역시 어렵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글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자연사]라는 과학잡지에 연재된 글을 모은 책인만큼 논문처럼 어려운 글은 아니다. 책을 읽으며 그의 번뜩이는 생각들을 접할 때마다 살짝 놀란다. 과학도에게 좌우가 있을까?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며 그가 '좌파 과학자'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 최근에 내가 생각한 말 가운데 가장 웃긴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좌파 과학자'. 기억에 남는 한 줄: 멸종이란 거의 모든 생물종들이 맞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대체로 그 원인은 그들이 변화하는 기후 조건이나 경쟁의 조건에 재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다윈의 진화론은 그 어떤 동물도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구조를 발달시키지는 않지만, 어느 한 시점에는 유용했던 구조가 이후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는 항상 유용할 것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고 선언한다. 아일랜드 엘크 역시 앞서 이룩했던 성공의 희생자였을 것이다. 무릇 세상의 모든 영광이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