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 1집 별일 없이 산다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 / 붕가붕가 레코드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는 새해 초 핫 아이콘이었다. 70년대 음악을 연상시키는 노래와 나레이션인지 랩인지 구분이 안가는 어눌한 말까지 하나하나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2008년 하반기 장기하가 그의 첫 EP [싸구려 커피]를 발매했을 당시에는 사실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확실히 마케팅의 룰을 알고 있었다. 이야기거리 만들기. 기본적인 컨텐츠의 퀄리티가 보장될 때, 이야기거리 만들기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공급경로를 제한하고 미미시스터즈라는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본과 인프라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는 혹은 붕가붕가 레코드 사장은 약자의 생존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정규앨범 [별일 없이 산다]는 2009년 가장 기대되는 앨범 가운데 하나였다. 또 어떤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 낼까? 또 음악외적으로도 붕가붕가 레코드가 내세우는 '소규모 가내수공업' 형태의 음반제작이 시장에 통할지도 궁금했다.

[별일 없이 산다]의 수록곡은 여전히 70년대 음악과 루저의 감성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없잖어', '멱살 한 번만 잡히십시다', '오늘도 무사히' 같은 노래들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하지만 새로운 노래 가운데 어떤 곡도 '싸구려 커피'같은 훅(hook)은 없다.

하지만 뭐 어떤가? 장기하는 오늘도 별일 없이 살고 있고 언젠가 '싸구려 커피'같은 도발적인 노래들을 또 만들어 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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