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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ㅣ Mr. Know 세계문학 17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가 지끈 아프다. 소설을 읽으며 자신을 글 속에 몰입시키면 한없이 꿀꿀한 느낌을 받을 것만 같아 무던히도 자신을 타자화 시키려 노력을 했더니 머리가 아프다.
꿀꿀한 젊음만이 의미있는 삶이라고 여겼던 20대의 어느날 이 소설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나의 삶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그 시절의 울적함은 하루끼만으로도 족하다.
이제는 세상에 적당히 길들여진 나에게 [뉴욕 삼부작]은 매우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다. 세상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인생은 꿈과 희망이 가득찬 것이라고 떠드는 나에게 매우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나에게 다가온 정체모를 불안감에 대한 예방제로서의 효과를 생각해본다. 폴 오스터의 멋진 문체보다도 80년대 뉴요커들의 우울함 보다도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온 메시지는 바로 그것이다.
어쩌면 삶은 좌우로 흔들리는 진자의 추처럼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