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기억은 조작되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신뢰한다. 우리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기억들은 사실상 대부분 후에 유추하거나 상상하면서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빛의 제국을 읽으며 나의 지난 20년을 생각해보았다. - 이처럼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며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이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습관이다. 굉장히 평범한 삶을 살아왔고 특별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만 애써보니 나의 기억에도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분명히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 나 자신이 어떤 주체가 되어 행동했다거나 움직였던 기억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언제나 나는 피동적인 존재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개인의지 보다는 시대에 맞게 부유하고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마치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우리는 우리의 기억을 조작한다.

책은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본 시리즈]처럼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이전에 배웠던 것들을 떠올리고 행동한다. 미행하고 따돌리고 전화추적을 피하고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수퍼히어로가 아니더라도 그냥 살기위해 본능적으로 투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해력이 떨어지는 탓에 마지막 2 챕터는 잘 이해가 안간다. 누군가 이해력이 좋은 이에게 물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