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주 -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2018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 뉴베리 대상을 수상한 <안녕, 우주> 읽어봤어요.
뉴베리 대상 심사평을 먼저 읽어보았는데요.
"필리핀 전통문화와 실제 삶이 한 우물의 바닥에서 만난다. 불길한 징조나 징후를 따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은 창조적 조합을 이뤄냈다.
변화하는 관점을 통해 완벽하게 전달된 현대적 모험은 유머와 진정성 있는 감정으로 더욱 빛난다"
필리핀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며 필리핀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지만 그것이 이질감보다는 그냥 그 자체로 주인공을 이해하게 만드는 느낌이 들더군요.
 



초반에는 이 책의 주인공들인 네 명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버질과 귀가 들리지 않지만 영리한 발렌시아, 그리고 버질의 친구이자 미래가 보인다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잘 읽는 카오리, 친구들을 괴롭히는 황소같이 못된 쳇이 그 주인공들이지요.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먼저 정리해보는데요.
관계가 만들어져가는 과정이 흥미롭답니다.
 

전혀 서로 알지 못했던 카오리와 발렌시아가 아주 우연하게 연결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 애들은 서로에게 가깝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해 자신만의 느낌들을 갖고 있었고 누군가는 무관심을, 누군가는 지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었지요.
그러한 교차되는 부분들이 흥미로웠고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는 표현법이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그냥 한 명 한 명 아이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 지극히 평범한 내용임에도, 서술 방식, 표현 방식에 따라 얼마나 특별해지는가를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들이 평범하지 않아서 일까요?
평범이라는 기준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는 주인공들은 생각도, 일상도 평범하지 않아서 글을 읽다 보면 다름이 느껴져요. 그리고 주인공의 결여가 나중에 채움이 되는 모습들이 느껴져서 독자들은 주인공들을 지켜보며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게 돼요.
이것이 작가의 필력이라는 거겠죠?
 



이상하게도 버질, 쳇, 발렌시아는  전혀 가까운 친구가 아님에도 자주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자주 그렇게 되죠.
그리고 서로에 대해 호기심이나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 셋이 우물을 매개체로 자신들도 모르게 모였다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저는 마음이 두근거렸어요.
 그 세 명이 하필 그날 그 순간에,  각자의 이유로 숲에 있었고 우물 속에 걸리버가 든 버질의 가방을 쳇이 던져버렸으며, 걸리버를 찾기 위해 우물로 들어간 버질, 그 우물의 뚜껑을 닫아버린 발렌시아!
문득 카오리가 버질의 어두운 미래를 예언했던 게 생각나더군요. 맙소사! 카오리는 진짜 점성술사였던 걸까요?
세 명의 돌고도는 운명의 고리가 그들의 앞날을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너무 궁금해지더군요.
 


"눈을 감고 입을 다문 다음, 우주를 통해 네 생각을 보내는 거야."
이 말을 읽는 순간 이 책이 훨씬 더 좋아졌어요.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마구마구 궁금해졌죠.
멋지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이 말이 좋았어요.
 또 이런 문장이 있었어요.
"사람은 수많은 질문을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야?'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질문이니까."
이 말은 제가 꼭 기억하고 있어야겠어요.
이렇게 제 가슴이 와서 콕 박히는 좋은 문장들이 툭툭 튀어나오네요.
버질에게 뭔가 일이 생김을 직감하고 카오리와 발렌시아는 버질을 찾아 나서게 되고 뱀에 물렸던 쳇을 찾으면서 우물에 갇혀있던 버질까지 찾아내게 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은 하나의 원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의 주인공 아이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무언가가 이어지고 연결된 것이 없음에도 뭔가 뒤이어질 결과에 대해 미리 감동과 환희가 느껴져  더 큰 여운이 남아요.
현재의 나를 극복함에 있어 좌절과 실패는 당연한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버질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늘 자신만의 우물 속에 갇혀있던 버질이 진짜 우물 속에 갇혀있다가 빠져나오면서 자신만의 우물에서도 빠져나오게 된 부분에서는 짜릿한 희열도 느껴지더군요.
엄마에게 거북이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직접 이야기했을 때는 통쾌함마저 느껴졌답니다.
처음에 제목이 <안녕, 우주>라는 걸 알았을 때 그 의미가 뭘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면 아하~ 이해가 된답니다.
그리고 작가님께도 말하고 싶어요. 이 책이 뉴베리 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해 말이죠.

"세상에 우연이란 없어."
"때가 되면 우주가  말해줄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시산국 이바구 - 순우리말 바람 동시집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6
김이삭 지음, 정다연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문비 어린이 출판사는 꾸준하게 동시집을 출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요즘 아이들이 동시를 읽기는 할까 싶은데 제가 동시집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읽으면 정말 좋겠다 싶거든요.
어휘는 물론이고 감성 키우는 데는 동시가 최고가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사실 유아들의 표현들은 때로 다 동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별한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클수록 표현들이 거칠어지고 현실적인 표현만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참 아쉬운데 이렇게 동시집으로 한 번씩 환기를 시켜보는 것도 좋겠어요.
가문비 어린이책으로는 드물게 하드커버 표지의 <우시산국 이바구>는 제목부터가 독특하지요.

우시산국은 원삼국시대의 현 울산 지역 일부에 걸친 소국이었는데요. 울산이라는 명칭이 우시산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며, 이바구는 경상도 방언으로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해요. 울산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 동시집 부제가 <순우리말 바람 동시집>이랍니다.
동시를 읽다 보면 각 동시마다 다양한 바람의 용어가 하나씩은 들어있어요.
그리고 그 의미도 동시 아래에 설명이 되어 있답니다.
물론 책 말미에는 이렇게 동시에 등장했던 바람의 용어들이 세 페이지에 걸쳐 정리가 되어 있어요.
바람을 일컫는 단어들이 이렇게 많았고, 바람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네요.
이 부분을 미리 읽고 읽으면 동시에서 왜 이 바람을 썼을까 조금은 더 이해를 할 수 있을듯합니다.
 


이 동시집은 저자이신 김이삭님이 울산에서 21년간 살면서 정든 울산을 바람이라는 소재로 동시를 지어 만들었답니다.
울산에 숨어있는 다양한 유형, 무형의 것들을 동시에 담았는데요.
이 동시집을 읽고 나면 울산이라는 곳에 대해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작가가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했는데 실물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요.
이 책이 의도하는 바에 제가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는 거겠죠.^^
요즘 아이들은 자기가 먹는 쌀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자라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그런 면에서 오리 농부가 지은 쌀이라는 의미를 떠올릴 수 있을까요?^^
그래서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이 시를 읽고 오리가 어떻게 농사를 지어요? 하는 궁금증을 갖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구요.
 


역사도 동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춤추는 처용>이랍니다.
처용이 외부에 나간 사이 역신이 처용의 아내와 동침을 하였으나 처용은 분노하지 않고 향가인 <처용가>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고 해요. 이에  역신조차 그의 인품에 감격하여 처용이 있는 곳에는 역신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그 이야기를 동시에 담았네요.
 


<선바위>라는 시를 읽고 뭔가 유래가 있을 듯하여 찾아보니 시에서 표현한 내용이 설화로 남아있더라고요.
입암마을에 예쁜 처녀가 있었는데 시주하러 마을에 내려온 스님이 그녀에게 반해 빨래하러 가던 처녀를 따라갔고, 때마침 우뚝 선 바위가 강을 따라 떠내려오다가 처녀를 덮칠듯하여 스님이 처녀를 구하려다 함께 바위에 깔리고 말았고 바위가 그곳에 멈춰 섰다고 합니다.
설화도 동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재미나죠?
울산에 가면 선바위를 꼭 보러 가야겠어요.

 

역사가 아니어도, 설화가 아니어도, 복어 한 마리도 예쁜 동시가 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샛바람(뱃사람들의 은어로 동풍을 이르는 말) 같은 스트레스를 줘서 배가 더 빵빵해진 복어, 더 이상  뱃살 빼라고 스트레스 주면 안 되겠어요.
배가 빵 터져버릴지 모르니까요.^^
나사리 해수욕장은 여름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본 적 없는 그곳이지만 싹쓸바람(배가 뒤집힐 정도로 세게 부는 바람)이 사람을 내보내고 자신이 놀고 싶다고 떼쓰는 정도라면 사람들도 반할 만한 곳이겠지요?
여름의 활기와 가을의 쓸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동시였어요.
 


처음엔 동시 제목을 보고 '슬도'라는 게 뭘까 궁금했어요.
동시를 다 읽고도 슬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죠.
그런데 설명을 보니 아하! '슬도'가 울산 동구에 있는 바위섬이구나, 바위 구멍 사이로 파도가 드나들면서 소리를 내기에 이런 동시를 쓰셨구나 이해할 수 있었죠.
그래서 동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울산이라는 곳을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껴야 제대로 저자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답니다. 저도 슬도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네요.
 



작가님이 친절하게도 동시에 등장하는 특산물이나 지형 등에 대한 설명을 책 말미에 다 해놓으셨어요.
'바람' 역시 동시 아래에 다 설명이 되어 있구요.
'울산'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알아야 동시도 이해가 잘 되는 부분이 분명 있기에 저도 동시를 읽으면서 등장하는 특산물이나, 지역, 환경 등을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런 부분에서 울산에 대해서 동시집을 읽기 전보다 많은 걸 알게 된 것은 분명하네요.

작가님은 머리말에서 동시집을 가이드 삼아 울산을 한 바퀴 둘러봐도 좋다고 하셨는데요.
정말 가이드가 되기에 손색이 없는 동시집이에요.
물론 가이드북처럼 친절한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곳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장소의 현실의 모습이 아닌 뭔가 상상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있을 테니까요.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이죠.
'지역'을 큰 무대로 하여,' 바람'을 소재로 연극을 벌인 듯한 동시집이라 색달랐고 흥미로웠던 책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돌 스타 소미 즐거운 동화 여행 21
한예찬 지음, 오은지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가문비 어린이의 <아이돌 스타 소미> 읽어봤어요.
<아이돌 스타 소미>는 즐거운 동화여행 21번째 이야기로 <열세 살 스타 핑크>의 개정판이랍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개정판을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숨어 있던 좋은 책이 새롭게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듯해요.
제가 개정판 이전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검색을 조금 해보니 내용은 거의 비슷한 듯하고, 표지만 살짝 바뀐 듯한데 한예찬 작가의 책들은 소녀들에게 인기 만점이라 이 책을 몰랐던 친구들에겐 발견의 기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초판이 2009년이고, 개정판이 2018년인데 책을 읽어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기도 하면서, 살면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가를 찾아내고 깨닫기 위해서는 진짜 경험이 제일 중요하구나 싶더라구요.
 


소미는 시립합창단 단원으로 노래 연습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동요를 부르는 게 시시해졌어요. 그만두고 싶지만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초등 5학년인 소미는 자신과 동갑의 남자아이들은 유치하게 느끼고 있으며, 연예인에 대한 동경과 막연한 꿈을 꾸고 있는 아이였는데요.
소미에게 그런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연예 기획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부터의 길거리 캐스팅이 된 것이죠.
엄마는 일단 반대를 했지만 아빠의 허락으로 소미는 아역탤런트 오디션을 보게 된답니다.
사실 아빠가 소미에게 왜 연예인이 되고 싶냐고 물었을 때, 소미가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좋아서라고 말해서 뭔가 아빠가 소미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줄 알았는데 일단 오디션을 보라고 했을 때 실망스러웠어요.
아이의 의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허락은 하되, 조언이나 충고를 해줘야 하는 게 싶었거든요.
저는 소미의 변화도 궁금했지만 아빠가 나중에 소미에게 어떤 말을 해주게 될까 하는 아빠의 변화도 궁금해졌답니다.

하지만 뒤에서는 아빠의 역학을 크게 없더라구요.^^​
 



소미는 일단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그 드라마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단막극 아역에 캐스팅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꼭 가겠다고 약속했던 유미의 생일 파티에도 촬영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지요.
유미는 소미가 연예인이 되면 바빠져서 합창단도 못하게 될 테고, 얼굴 보기도 힘들어져 친구를 잃게 될까 봐 걱정이 되었지만 소미는 그저 그런 걱정을 하는 유미가 바보처럼 느껴졌답니다.
 


소미는 드라마 한편을 찍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이 주는 달콤함에 빠지기 시작했고, 드라마 출연이 가수 데뷔로까지 이어졌답니다.
소미는  핑크라는 가명으로 네 명의 소녀로 이루어진 '프린세스 오브 프린세스'의 멤버로 활동하게 되어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합창단도 그만두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고된 연습으로 학원도 못 다니고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었어요.  그렇지만 가수가 되어 tv에 나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버티며 연습을 하고 음반 준비와 방송 준비를 하였답니다.
 


첫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어른처럼 한껏 치장한 자신을 보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수선화처럼 자신의 모습에 매료가 된 것이죠.
게다가 프린세스 오브 프린세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인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소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어요. 당연히 소미는 자신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끼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주는 즐거움과 사람들의 시선도 즐기게 되었지요.
 


하지만 인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만큼 소미를 힘들게 하는 일들도 생겨나게 됩니다.
핸드폰에 이상한 메시지를 보낸다든지, 소미의 뒤를 따라온다든지 하는 스토커가 소미의 일상을 두렵게 만들었지요.
게다가 프린세스 오브 프린세스의 데뷔곡의 인기는 시들시들해지고 후속곡이 생각만큼 히트가 되지 않아 점점 방송일도 줄어들고 있었답니다.
거기에 팬카페의 회원들도 줄어들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어요.
쉽게 올라선 정상이기에 쉽게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던 것이죠.
 



소미는 점점 불안해지고 악몽을 꾸는 일이 많아지면서 쉽게 잠들지 못했어요. 잠을 못 자니 늘 머리가 아프고 입맛이 없었죠. 소미는 점점 말라갔고 결국 방송 녹화를 앞두고 쓰러지고 맙니다.
병원에서 알게 된 병명은 강박증과 스트레스, 그리고 우울증 증세까지 있다고 했죠.
의사선생님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어요.
아직 어린아이가 연예인으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불안감과 초조함을 견디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소미는 결국 프린세스 오브 프린세스를 그만 두기로 했고 팀은 해체가 되었답니다.
 



소미는 연예인을 그만두고 유미를 만나기로 합니다.
유미는 소미가 좋아했던 붕어빵을 사들고 나타나지요. 유미가 소미랑 다시 합창단을 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자 자신이 유미와 함께 아이답게 지냈을 때, 얼마나 행복했었는가를 깨닫게 되었고 유미가 정말 좋은 친구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지요.
소미는 유미에게 연예인으로 살았던 기간 동안 진짜 행복은 초반의 짧았던 순간뿐이었고, 점점 불안하고 초조하고 거짓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소미는 인기스타의 달콤함 뒤에 숨어있던 괴로움들을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진짜 행복함이란 무엇인지, 어린아이로서 누려야 할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것이죠.

어른들은 알지만 아이들은 잘 모르죠.
TV 연예인들의 화려함 뒤에 감추어져 있는 고통과 괴로움을요.
그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 예쁜 옷과 화장으로 치장을 하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돈도 많이 번다고 하니 많은 아이들은 연예인을 꿈꾸게 됩니다.
그것은 정말 그들의 삶 일부일 뿐이고, 그렇게 살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카메라 뒤의 진짜 삶이 어떤지는 알지 못하니까요.
이 책은 연예인을 막연하게 꿈꾸고 동경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경고를 보내는 듯합니다.
지금 너희들이 누리는 작은 행복과 아이로서 누려야 할 지금의 소소한 일상을 감사하게 즐겨야 한다고 말이죠.
연예인을 꿈꾼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꿈을 꾸게 된 이유가 잘못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그 화려함 뒤에 있는 모습은 보지 못한 채,  뛰어들었다가는 금세 지치고 말 테니까요.
저 역시 아이는 아이다울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꿈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갖되, 지금 이 시기가 주는 행복감도 놓치지 말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 책 역시 그것을 전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명왕들의 기발한 발명 이야기 진짜진짜 공부돼요 14
백명식 지음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문비어린이의 진짜진짜 공부돼요 시리즈 14번째 이야기 <발명왕들의 기발한 발명 이야기>읽어봤어요.
13권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 이어 제가 좋아하는 백명식 작가님의 글과 그림이라 더 좋았죠.
처음엔 제목을 보고 발명 이야기가 재미있으려나 싶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더군요.
 


저희 집에 있는 <진짜진짜 공부돼요>시리즈인데요. 읽으면 도움 되는 내용들이랍니다.
 

 


총 100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발명이 되었고,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랍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샌드위치'인데요. 이 이야기는 제가 중학생 때 영어 독해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된 내용이었어요.
우리가 먹는 샌드위치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를 알게 됐을 때 굉장히 놀랐는데요. 여기에 그 내용이 첫 이야기로 나오네요. 영국의 샌드위치가의 4대 백작인 존 몬테규 샌드위치 백작이 카드놀이에 빠져 밥도 거르다 보니 하인이 궁여지책으로 고기와 야채를 버무려 빵 조각 사이에 끼워 넣어 먹기 시작했던 것이 시작이었고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이 붙어 샌드위치가 된 것이죠. 어떻게 보면 샌드위치 백작의 하인이 만들었음에도 하인이 이름이 아닌 백작의 이름이 붙은 게 좀 씁쓸하기는 하네요.
음식을 '발명'이라고 할 수 있나 싶지만 세상에 없던 것을 세상에 만들어 낸 것이 발명이라면 이 또한 위대한 발명이 되겠지요?^^
 



청진기가 아이들이 갖고 노는 나무 막대기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니 이 또한 놀라운 얘기였어요.
청진기를 처음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르네 라에네크이구요. 아이들이 막대기를 서로의 귀에 대고 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종이를 말아 실험을 시작하고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청진기를 만들었다고 해요.
주변의 사소한 것이라도 눈여겨보는 것부터가 발명의 시작이 되겠지요.
 


틀니는 근대의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기원전 1,000년쯤에 페니키아 사람들이 착용했다니 놀라워요.
다른 사람에게서 뺀 이를 4개의 금줄로 연결해 양쪽 송곳니에 고정시킨 것이 시초이고 그 후엔 에트루리아 사람들이 상아로 틀니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해요.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항상 틀니를 끼고 다녀 틀니의 여왕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발명품이라고 해서 언제나 환영을 받는 건 아니지요.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들은 그 시대에는 외면을 받고 후대에 다시 빛을 발하기도 하는데요.
수세식 변기 역시 시대를 앞서가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고 무심함 속에 묻혀 있다가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 조지프 브라마에 의해 완성되어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발명품도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발명이라고 해서 꼭 물건만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죠.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나 천연두의 강적인 종두법 역시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1796년 영국의 의사인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소의 두창)를 사람에게 주사하여 면역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고 우리나라에서는 지석영 선생이 종두법을 배워와 1894년부터 시행하였다고 하네요.  종두법은 1796년에 발견되었지만 1845년이 되어서야 예방접종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종두법은 최초의 예방주사라고 하는데요. 처음엔 위험요소가 있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첫 도전이었네요.
 


너무 오래되어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발명품도 정말 많지요.
활과 화살도 그중에 하나랍니다.
원시시대에는 사냥의 도구로, 고대와 중세에는 전쟁무기로, 현대에는 스포츠로 즐기고 있는 활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명칭을 알아볼 수 있답니다.
 


어머니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탄생한 쇼핑백!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살던 찰스 스틸웰은 상점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는 어머니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무거운 가방 대신 가볍게 들 수 있는 가방을 만들었답니다.
스틸웰이 만든 종이가방으로 특허를 내고 돈을 많이 벌어 어머니를 편히 모셨다고 하네요.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 가족에 대한 사랑이 발명의 시작이 되어 주는 듯합니다.
 


요즘  제품에는 거의 대부분 바코드가 있지요. 바코드에 제품의 정보를 담겨 있어서 상품을 살 때 계산도 편리하게 할 수 있구요.
1948년 식품 체인점 사장이 드렉셀 공과대학 학장에게 물건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암호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필요한 사람이 먼저 우물을 찾은 격이네요.^^
바코드를 늘 보고 살면서도 바코드가 어떤 의미인가 궁금증도 안 가졌는데 숫자에 다 정보가 들어있었던 거군요.
이렇게 또 배웁니다.

총 100가지의 역사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다양한 발명 이야기를 읽어보았는데요.
어떤 것들은 발명보다는 발견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 필요한 것들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어요.
이미 알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더 많아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것도 많았답니다.
발명이란 아이디어 싸움이고 그 아이디어라는 것이 주변에 대한 예민한 관심과 반응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만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리당번 즐거운 동화 여행 76
김희철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참 많지요. 잘 몰라서 엉뚱한 실수를 하거나 결례를 범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모든 경험을 다 하면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알려고 노력하고 변하려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서도 장애인에 대해 비장애인들의 이해와 배려가 가장 필요한 부분일 텐데요.
이러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하고 몸에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각장애 어린이들의 꿈과 우정 이야기를 담은 <소리당번>을 읽으면서도 우리가 얼마나 그들에 대해 무지하고 무례한 지가 느껴져서 안타까웠답니다.
 



새린이는 시각장애인이에요. 태생부터가 아닌 9살 때 포도막염을 앓고 난 후 온 세상이 까맣게 되어 버렸지요.
새린이는 날씨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만지며 느낀답니다. 날씨를 만져보며 마음속으로 풍경을 그려보는데요. 기분이 안 좋을 때는 핸드폰 마법사에게 날씨를 물어보곤 하죠.

보이지 않게 된 새린이보다도 엄마 아빠가 더 가슴 아파했지만 새린이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얼굴 마사지도 열심히 하는 의젓한 아이랍니다.



새린이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자 귀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소리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된 거죠.
소리를 들으며 엄마가 어떤 요리를 하는지를 알게 되는데 그 표현들이 재미나게 되어 있더군요. ^^
이 책은 시각 장애인에 대한 큰 특징을 내용 중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우리가 시각장애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답니다.
시각 장애인이 1급부터 6급으로 나뉘며 크게는 전맹(전혀 안 보이는 상태)과 저시력으로 구분이 된다는 사실 도 알 수 있었죠.
새린이는 전혀 안 보이기 때문에 전맹 상태구요.
새린이네 학교는 맹학교지만 전맹인 아이를 큰 빛, 저시력인 아이를 작은 빛으로 칭하며 '빛날 학교'라고 부르는데요.  소리당번을 정해 운영을 해보기로 했다고 해요.
소리당번이란 모둠의 리더로 길을 갈 때 앞장서서 걸어가며 잡다한 소리를 전달하면서 안내를 해주는 역할을 말한답니다.
귀가 눈의 역할을 대신하는 거죠.



시각 장애인들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세상과 사람들은 그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지요. 그러기에 소리당번을 정해 독립심도 키워주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경험을 갖게 해주는 것이죠.
이번에 소풍을 갈 때 소리당번은 바로 새린이가 맡았어요. 새린이와 친구들은 소풍날 목적지에 가기 전에 중앙시장까지 가야 했어요.
일단 횡단보도의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를 눌러 신호음을 듣고 길을 건너갑니다.
점자블록을 따라 지하철을 타러 승강장으로 내려가지요. 이때 흰 지팡이는 필수!
새린이가 여자 화장실을 찾는 방법도 역시 눈이 아닌 귀로 듣는 소리였어요.^^
 



일단 지하철도 잘 타고 화장실도 잘 다녀왔는데 시장에서 소리를 듣고 길을 찾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시끌벅적한 시장의 소음이 아니라 사람들의 몰이해였답니다.
지팡이 부대라고 놀리지를 않나, 아이들의 눈과 같은 흰 지팡이를 그냥 막 만지지를 않나, 아이들의 몸을 함부로 만진다거나,  정말 아이들에게 너무나 무례한 모습들이었지요.
시각 장애인들은 낯선 손이 몸에 닿으면 놀라게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했거든요.
그만큼 제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걸 이 책 읽으며 많이 느꼈답니다.
 


"상상하고 듣고 냄새 맡으며 길을 만들어라. 세상은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란다. 귀와 코와 손끝으로 느껴지는 세상도 충분히 아름답잖니."
솔직히 이 글을 읽으며 과연 캄캄한 세상을 귀와 코와 손끝으로만 만나면서 아름답다고 느끼기가 쉬울까 싶더라구요.
물론 시각 장애인들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비시각장애인들의 노력도 분명 필요한 게 아닌가 싶었어요. 무조건적인 도움이 아니라 그들이 그들의 삶을 편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생님이 아이들을 직접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도우려 했던 부분을 보더라도 그래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 넘어지기도 했지만 바로 일으켜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남들이 모르게 도와주는 부분이 감동적이었죠. 


새린이가 소리당번을 했던 이유는 친구를 돕는 좋은 일이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새린이는 이번 소리당번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답니다.
이번 일이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요.
친구들을 도운 것은 물론이고 자신감도 생겨났기에 다음 기회가 있다면 또 소리당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스토리도 좋았지만 좀 더 시각장애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좋겠죠.
알고 있어야 실수를 하지 않을 테니까요.
시각장애인과 함께 할 때의 에티켓 7가지와 시각장애인들이 들고 다니는 흰 지팡이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점자블록, 점자책, 시작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요.
이 부분을 좀 더 반복해서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이해할 수 있는 게 상식일 거예요.
장애인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더 관심을 갖고 더 자세히 알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구요.
직접 경험해볼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일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한다면 그들을 어떻게 돕는 것이 진짜 도움이 될 것 인지는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소리당번>을 통해서 시각장애인에 대해 깊이 있게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부분은 알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해요.
요즘은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속이 부글부글하죠.
그런데 우리는 장애인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사람은 아닌가 한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조금이라도 알고, 조금이라도 배려하고,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이 모두 필요한 시점에, 이 책이 초등생들에게 권장 도서가 되어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