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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싫어요 ㅣ 킨더랜드 픽처북스
박정섭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6월
평점 :
평소 '싫어요'라는 말을 거의 해 보지 못했던 나에게 '싫어요'라는 말은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싫어하는 것을 내색하지않고 순종하며 꾹꾹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던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림책 속 주인공은 <싫어요 싫어요>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해 보세요!라며 격려해주는 듯하다.
싫어요!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아이와 마리다 외계인.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 이닦기, 학원가기, 책읽기, 일찍 자기 등등 싫은 것 투성이인 주인공과 이를 쭉 지켜봐온 마리다별 외계인. 지구에서 이대로 살다가는 결국 로봇이 될거라며 마리다별로 가자고 회유하는 외계인에게 주인공은... 뒷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하기!
널 위해서야 라는 말로 아이의 꿈과 생각을 무시하고 어른의 틀 안에 넣어 공장 안의 제품처럼 똑같은 아이들로 찍어내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이 지구상에 모든 이들은 어쩌면 한 명 한 명 모두가 각자의 별에서 온 소중한 생명체일런지도 모른다.
각자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다를텐데 개성을 살리지 못하는 교육과 천편일률적인 일과에 우리 아이들은 몰개성화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진정으로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자신이 하지 못했던 싫음을 주인공을 통해, 그리고 같이 낭독하며 시원하게 말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으면 좋겠다.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상상력의 크기가 ‘산’만 하단 걸 깨달았다는 작가님 소개글을 읽고 그 상상력을 실감했다. 책을 펼칠 때마다 재미가 한가득인 종합선물세트 그림책이다.
각 장면마다 마리다외계인을 찾는 재미,
반전을 기다리는 재미,
QR코드를 찍으며 리듬스케치, 마리다별 우주명상음악, 뮤직비디오를 보고 듣는 재미,
손가락으로 사다리타기도 하고,
두 눈썹을 연결하는 M자도 인상을 쓰는듯, 귀여운 머리카락인듯 주인공의 표정도 다채롭다.
싫지않은! 재미들이 가득한 <싫어요 싫어요>
박정섭 작가님의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또 한번 느껴지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