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설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2
이명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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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와 회복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정을 ‘건설’이라는 시각적 비유로 풀어낸 마음건설을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집은 때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금이 가고, 관계의 충돌 속에서 무너지기도 한다는 것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책의 면지에 적힌 “너 때문에”라는 날 선 외침은 마음에 꽂히는 화살처럼 느껴졌고, “흥!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하며 돌아선 아이의 모습에서는 상처받아 무너져가는 내면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짧은 장면이지만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추상적인 감정을 매우 구체적인 장면으로 시각화했다는 점이다. 날 선 말들은 마음의 집 위로 떨어지고, 상처 입은 마음은 금이 가고 부서진 건물로 표현된다. 그리고 ‘마음 건설’ 친구들은 무너진 마음의 집을 다시 세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이러한 장면들은 상처를 단순한 아픔으로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충분히 회복 가능한 과정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마음도 집처럼 다시 지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큰 위로로 다가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회복의 재료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했던 기억, 즐거웠던 추억, 그리고 누군가의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상처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부서진 자리를 천천히 보듬고 다시 단단하게 채워 가는 과정이 바로 회복이라는 사실을 다정하게 전해 준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마음의 균열을 경험한다. 누군가는 쉽게 무너지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감춘 채 버텨 낸다. 그러나 <마음 건설>은 무너지는 것이 끝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무너졌기에 다시 돌볼 수 있고, 함께 손을 모아 더 단단한 마음을 지어 갈 수 있다고 따뜻하게 위로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를 탓하거나 감정을 억누르기 쉽다. 하지만 <마음 건설>은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마음 공사 현장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마음에는 어떤 보수가 필요한지, 누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든다.
관계 속에서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지친 이들에게 든든한 ‘마음의 안전모’를 씌워 주는 다정하고도 단단한 그림책, 마음건설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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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들의 하루 6 : 유리개구리, 곰팡이 그리고 DNA의 하루 이것저것들의 하루 6
서보현 지음, 이경석 그림, 이명섭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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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 접한 《이것저것들의 하루》는 비문학 도서임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식을 아주 짧고 강렬하게 심어주는 책이다. ‘위대한 발견에 대한 왁자지껄 과학 만화’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만큼 유리개구리, 곰팡이, DNA 등 다채로운 소재들이 등장한다. 특히 한 페이지 속 주인공들이 "안녕?" 하고 말을 건네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는 방식이 친근하다. 이야기마다 유쾌한 결말로 마무리되어 아이들이 지루해할 틈 없이 웃음을 자아내는 점이 매력적이다.
​단순히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요모조모 뜯어보기’ 코너를 통해 만화에서 다 다루지 못한 심층적인 지식을 보충해 준다.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를 연도별로 정리해 둔 덕분에 과학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에도 무척 편리하다. 화학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는 ‘우주까지 두둥실’ 주제를 특히 좋아했다. 헬륨 풍선의 밀도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주기율표 속 생소한 원소들의 이름을 흥미롭게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대한 연결 고리로 천연두 백신을 발견한 에드워드 제너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화석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침 5학년 과학 1단원인 ‘지층과 화석’ 을 가르치고 있던 터라 그 내용과 맞닿아 있어, 멸종 동물 화석을 발견한 조르주 퀴비에나 화석 채집가 메리 애닝의 에피소드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의 관심사나 교과 과정에 맞춰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는 발췌독용으로 활용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지식 전달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과학 입문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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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상처 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 받지 않는 감정 표현 연습 나도 상처 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 받지 않는 시리즈
한혜원 지음, 보람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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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을 보면, 사사롭지만 결코 사사롭지 않은 '감정'의 무게를 실감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고, 이를 상대방에게 건강하게 표현하며 조절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시중에 감정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회정서교육(SEL)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일 것이다. 결국 나도, 상대방도 상처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우리 아이들이 그 방법을 배우고 사회로 나간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초등학교에서 상담 교사로 계시는 한혜원 선생님의 책을 만났다. 책머리에 담긴 작가의 말에는 학교 현장에서 마음을 다친 아이들을 수없이 만나온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감정 표현에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생생하게 느껴졌고, 동시에 연습을 통해 나아진 사례가 있다는 대목에서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책은 먼저 감정 테스트를 통해 나의 표현 유형을 감정 폭발형, 혼란형, 꾹참형, 조절형으로 분류하며 시작한다. 이어지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을 법한 감정적인 상황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을 보며 "나도 이런 적 있는데!" 하고 깊이 공감하게 되고, 그럴 때 내 마음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감정 사전'을 통해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무엇보다 서로 상처 주지 않고 대처하는 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데, 마치 상담 선생님이 곁에서 상처 난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주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사실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최근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었는데, "애쓰는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걱정에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알밤 선생님의 감정 상담소'에 담긴 질문들은 내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내면의 감정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도와주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접근성도 매우 좋을 것 같다. 아이들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비치해 두었다가, 마음이 불편하거나 불쾌한 감정이 생겼을 때 언제든 꺼내 보는 '마음 처방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이 바른 어른으로 자라나기 위해 감정 표현을 충분히 연습하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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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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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재 작가의 책은 친숙한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다가오는지 보여준다. 얼마 전 읽었던 '가장자리'도 그랬지만, 이번 '구석' 역시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작가는 일상적인 단어를 멋지게 풀어내는 마술사같다.
​'구석'을 한 장면씩 음미하다 문득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친구가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표지의 여자아이처럼 살짝 미소지으며 그 시절로 돌아가본다.
​그 아이와 드디어 짝꿍이 되던 날, 나는 그 아이의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왔는지, 기분은 어떤지, 바이올린을 배운다는데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무관심한 척했지만 그 애가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도 귀를 쫑긋하고 들으려 했었다.
​그 아이의 어떤 구석이 좋았는지 떠올려보니, 동그란 안경에 선한 눈을 가진 귀여운 구석,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아는 척하지 않는 겸손한 구석, 왼쪽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는 이상한 구석도 있었지만, 내 눈엔 그 모든 것이 사랑스러웠다. 그 아이는 내 어린 시절 세상의 전부이자, 내가 가장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었던 특별한 '구석'이었다.
​신순재 작가의 <구석>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소중하고도 섬세한 기억의 '구석'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구석'이라는 평범한 단어지만 그 의미가 가진 깊은 울림 덕분에,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시절의 따뜻한 햇살과 친구의 미소를 추억하게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와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거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완벽함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이 가진 불완전하고 사람냄새 나는 '구석' 때문인 것 같다. 그 사람이 가진 묘한 버릇, 고집스러운 취향, 때로는 엉뚱한 실수와 같은 작은 '구석'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상대방의 다름을 포용하고 진정한 교감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의미 있는 기억으로 쌓인다.
​신순재 작가가 언어의 마술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특별한 감동을 더했듯, 우리 주변 사람들의 숨겨진 '구석'들을 섬세하게 바라보면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것은 잘 다듬어진 모습이 아니라, 때로는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진실한 모습 속에 나타난 그의 '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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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과자점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6
김지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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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통째로 선물받는 느낌의 그림책. 빨간 리본끈에 계수나무 과자점 금박 라벨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표지가 눈에 띈다. 노랗게 물든 계수나무 잎이 떨어진 곳에서 작은 동물 친구들이 달콤한 과자를 먹고 있는 행복함이 베어나오는 이야기가 가득한 표지부터 꼼꼼하게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가을이 되면 숲에서 달콤한 향기가 난다는 사실을 이 그림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향기의 주인공이 바로 '계수나무'였던 것. 그림책의 마지막, 영어로 '캐러멜트리(Caramel Tree)'라 불리는 계수나무 이야기는 그 달콤한 향기를 누가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서 촉발된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 동물 친구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무껍질을 걷어 올려야만 만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 '계수나무 과자점'이 나타난다. 온갖 달콤한 향이 가득한 과자들 속에서 친절한 동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아이는, 그만 과자값을 내지 않고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때, 화가 난 계수나무 파티시에가 등장하여 아이를 과자로 만들려 하는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위해 맛있는 과자를 빚는 파티시에의 결연함과 따뜻한 배려 또한 깊은 감동을 준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마을 이름에 '계수나무 계(桂)'자가 들어가서 더욱 반가웠던 그림책이기도 하다. 낯설지 않은 계수나무에서 가을이 되면 캐러멜처럼 달콤한 향이 난다는 새로운 사실에 아이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계수나무 파티시에'가 되어 겨울잠에 들어갈 동물들을 위해 어떤 과자를 만들지 행복한 고민을 나누게 해준,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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