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웃었어 사계절 그림책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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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사로잡는 겉싸개의 쨍한 파랑과 아이의 노란 웃음이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청량함과 따스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거친 듯 부드러운 목판화의 느낌 또한 정겹다.

겉싸개를 살짝 열면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에 무당벌레가 책장을 빨리 열어 아이를 따라가자는 듯 재촉하는 듯 하다.

민들레 위에 앉은 무당벌레가 포르르 날면 본격적으로 아이와 함께 바람이랑 산책에 나선다.
모든 감각을 열어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나비를 따라 춤추고, 개구리를 따라 걸으며, 마침내 새가 되어 날아간다. 그리고 해님과 함께 다같이 따스한 웃음을 짓는다.

문득 시골에서 자연을 누렸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샤샤샥 다리를 스치는 느낌이 보드라웠던 논두렁풀들, 볼을 부풀려 어떻게든 소리 내보려던 보리피리, 손바닥 위에서 폴짝였던 청개구리, 풀벌레와 뛰어 놀던 너른 들판. 모든 자연이 놀이터였던 나만의 어린 시절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꽉 짜여진 일상생활에 갇혀 자연을 온전히 만나기 어려운 요즘 아이들.
<해님이 웃었어> 아이의 미소를 따라 바람과 산책하며 개구리도 되어보고 새도 되어보는 경험을 만끽하면 좋겠다.

해맑은 아이의 웃음에서
해님을, 무당벌레를, 자연을 본다.
아이의 웃음은 온통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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