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손 지우 작은 책마을 53
최도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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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곤란한 일이 일이 닥치거나 모면하고 싶은 순간에 세상이 그대로 멈추어 버리길 바란다거나 내가 사라지면 일이 잘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숙제 손 지우 속 세 이야기를 통해 내 경험을 떠올리며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다.

<파마 임금님>
'형이 잘 하나, 동생이 잘 하나, 한 번 봐야지'
파마하러 나와서 난데없이 시합을 하게 되다니.
'형보다 동생이 더 똘똘하네.'
아이들을 그냥 두지 못하고 꼭 누구 하나 골라내서 망신 주는 어른들.
더 똑똑했던 동생과 비교됐던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오르며 내 맘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수호에게 파마막대기가 살아나 회오리파마를 멋지게 해 주고 수호를 멋진 형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그냥 아이들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숙제 손 지우>
'괜히 핑계 대지 말고 숙제부터 해'
다쳤다고 말하는 지우에게 엄마는 듣지도 않고 숙제 있냐고 묻기만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니?라는 물음에 말하면 뭐해라며 입이 없어져도 좋을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입이 지워지고 숙제하는 손만 남겨두고 뒤로 필요치 않다고 생각되는 신체는 지워지고 만다. 손만 남은 지우에게서 연민이 느껴진다. 숙제를 해 놓은 결과만 보고 저녁밥도 못 먹이고 숙제만 신경쓴 엄마의 반성하는 마음에 드디어 본 모습으로 돌아온 지우를 보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 아이들에게 큰 위로가 됨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다.

<맞혀 맞혀 다 맞혀>
'에이, 그걸 못 맞혀?'
다해의 마음에 콕 박힌 선생님의 말.
잘 하지 못한다며 선생님에게, 친구들에게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불안하게 하고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TV 속 빌헬름텔의 힘을 빌어 서운했던 친구들에게 복수를 하지만 그저 '잘못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다해.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로 하여금 상처받은 마음을 상상을 통해 복수하는 장면이 재미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를 사랑하는 어른들의 마음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들에서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또 내가 무심코 했던 말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주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속상한 마음에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기도 했고, 퇴근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해야 할 숙제만 닥달하는 그런 엄마가 되기도 했었다. 아직 어리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네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며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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