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화학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과학 시리즈 3
린 허긴스 쿠퍼 지음, 알렉스 포스터 그림, 한문정 옮김 / 니케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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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화학책은 많이 못봤는데, 이제 13살이 되는 조카들을 위해 책을 받아봤다. 의외로 깊은 수준의 내용들도 들어있었다. 아주 어린 수준이 아니라서 어른들도 같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주기율표도 중간중간 여러번 나오는데, 학생 때 공부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수영장에서 액체와 기체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해줬지만, 더 궁금한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뭐든지 매번 물어볼 수는 없고, 상식 부분에 대해서도 더 잘 알았으면 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 책을 발견했는데, 이 책에서는 고체, 액체, 기체를 한 장씩 다루고 있었다. 초등학생 수준에서 예시를 들어주니 구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서 좋았다. 기화, 액화, 승화 부분은 어려워서 빠진듯한데 적당한 수준으로 보인다. 맨 처음으로 나오기 때문에 초3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쓰여있다. 지금 6학년이 되면서 13살이 된 아이들에게는 중후반까지는 읽혀보면 선행학습이 자연스럽게 될 듯 하다.

화학 위주라서 그런지 꽤 깊이까지 들어가는데, 뒤로 갈수록 주기율표 설명 등 난이도가 점점 올라간다. 나중에는 좀 어렵다 싶은 내용들도 있어서, 중고등학교 정도 과정까지 포함된듯 하다. 질문도 좋지만 어느정도 책을 통해 본인이 공부해나갈 수 있어서 좋다. 물리를 시작으로 화학, 수학, 생물, 지구, 공학까지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이런 좋은 책이 시리즈라서 다음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크로마토그라피라는 이름은 처음 알았는데, 집에서도 쉽게 해볼 수 있어서 독후활동 하기에도 참 좋은 가이드가 되어준다. 액체 고체 기체는 드라이아이스로 관찰하거나, 분자 및 원자부분에서는 이쑤시개와 찰흙을 이용한 만들기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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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황주리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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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감정은 뭘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소설이다. 아프가니스탄 미국 이민자 2세인 의사와 한국인 화가의 짧은 접점. 그리고 여자를 잊지 못하는 남자. 국경없는 의사회에 들어가 전쟁 중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희망과 삶의 의지가 되어주는 기억.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지만 남자는 여자를 잊지 못하고,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본 여자에게 대화를 건다. 대화가 이어질수록 삶과 불안함, 외로움 등등의 주제를 오가며 관계도 깊어진다. 처음 설정은 로맨틱하지만 상황이나 전개는 현실적이다. 순간적인 짧은 마주침도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서로 마주치지 않고 대화하는 연애 스토리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우리는 이것들을 통틀어 로맨스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다시 두번째 질문이 이어진다. 당신의 장미와 캔디가 거짓이었다 해도,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이 사랑이라면. 진짜가 아니라도 사랑인가? 내 대답은 이번에도 그렇다, 이다. 소설에서, 영화에서, 심지어 만화에서도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를 때가 있고, 언제든지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다. 심지어 배경이 전쟁처럼 극단적인 상황일수록 더욱 아름답다.

이 책은 화가이기도 한 작가가 그림도 그렸다고 한다. 한국인 화가라고 하니 주인공 경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녀가 글과 그림을 직접 쓰고 그려서 작품이 하나로 딱 알맞다는 느낌이다. 단순하고 대충 그린듯한 그림이지만 의미가 담겨있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를 비롯해서 책에 등장하는 여러 소설들 중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이 많은데, 한번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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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는 바빠
하이디 매키넌 지음, 홍명지 옮김 / 작가와비평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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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는 어린 아기고양이입니다. 첫장을 넘기자마자 복슬복슬한 털과 꼬리를 가진 포포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고양이가 고양이하는 게 책의 내용이고 페이지당 문장이 한두줄 정도라 글밥도 적어서 좋아요. 어린 저희 아기랑 같이 봤답니다. 저희 아기처럼 아주 어린 두살부터 책의 유머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미취학 아이들까지 두루두루 같이 보면 좋겠어요. 위트있는 그림들은 5~6살 정도 되어야 이해하겠더라고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더 좋아할거고요.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답니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고양이 포포는 졸려요. 포의 하루 일과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데요. 뭐 하려고 하면 잠을 자느라 친구를 맞이하기도 힘들고 같이 놀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마냥 귀여워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어요. 물론 고양이는 야행성이므로 밤에는 깨어있어야 한답니다. 집사는 보이지 않지만 문장들이 주인의 성격을 보여주네요. 평화로운 문장들과는 다르게 그림은 말썽부리는 모습들이 많아요. 사료를 주면 쳐다만보고 지먹지 않고요. 먹으면 안되는 것들을 훔쳐서 달아난답니다. 훔친다 같은 나쁜 표현은 나오지 않아요. 완벽히 고양이의 입장이랄까요. 제목이 '포포는 바빠' 인데  나름 바쁘긴 바쁩니다. 집사가 원하는대로 바쁘진 않고 본인의 삶을 즐기느라 바빠요. 처음부터 끝까지 귀여운 포포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힐링그림책이랍니다. 아마 모두들 보자마자 포포의 귀여움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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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마녀, 윌로우 1 - 고모할머니의 유산 숲의 마녀, 윌로우 1
자비네 볼만 지음, 시모나 체카렐리 그림, 함미라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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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는 아직 어린 학생이지만 재치있고 도전정신이 있다. 해외 파견직 아빠와 둘이 살고있는데, 엄마는 어릴 때 돌아가셨다. 고모할머니가 남긴 숲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윌로우가 받게 된 이 숲은 아름답고 매혹적인 작은 숲이다. 숲은 윌로우에게 열려있고, 어렸을때부터 이곳에서 뛰놀았기 때문에 친숙하다. 비록 여섯살 이전 기억은 없어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왕고모할머니에 대해 물으면 아빠는 항상 말을 돌리곤 한다.

숲에는 오두막도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왕고모할머니가 살던 곳이었다. 오두막 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윌로우는 왕고모할머니가 사실은 마녀였으며, 윌로우에게 마녀의 힘과 이 숲을 물려준 것임을 알게 된다.

어릴 적의 나는 마녀나 마법의 힘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만약의 나라면 마녀의 힘을 물려받고 싶었을거다. 하지만 윌로우는 자신에게 마녀의 재능이 있다는 말에도 마녀가 되지 않기를 원한다. 마녀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그러고보면 선입견, 편견같은 부분들이 몇가지 나온다. 주인공의 빨간머리(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설정이다), 숲에서 혼자 사는 왕고모할머니에 대한 소문들. 어쨋든 마녀가 되고 싶지 않은 윌로우는 다시 결심을 바꾸게 된다. 선한 마녀가 되라는 왕고모할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군둘라 아주머니와 아이들에게 나쁜 변신마법을 걸고 싶기 때문에. 아빠 친구인 군둘라 아주머니는 무례한데다 아빠의 관심을 악용해서 아빠를 이용하곤 한다. 또 윌로우는 개학 첫날부터 독특한 아이로 낙인찍혀 버리고 친구들을 사귀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반 아이들에게도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에 마녀가 되기로 한다.

읽어내려가다보니 현실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4차원 주인공과 그녀를 놀리는 반 친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성향의 친구를 찾아 함께 마녀가 되는 스토리까지. 4가지 원소에 맞춘 친구들이 반려 동물들과 함께 나올듯한데 꽤 재미있는 스토리가 될 듯하다. 해리포터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싶은 부분들도 보였는데, 거론되는 부분이 재밌었고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숲의마녀윌로우 #윌로우 #소설윌로우 #컬쳐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자비네볼만 #그린애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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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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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철학 소설에 더 가깝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작가 프랑스와 를로르의 SF 소설인데, 이 소설 역시 행복이란 무엇인지, 행복은 어디서 찾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화성 콜로니에 살고 있는 용도불명 로뱅 노르망디는 특별 임무를 받는다. 화성 콜로니는 AI 아테네의 엄격한 통제와 제한 속에서 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다. 지구는 이미 자연재해와 전쟁으로 망했기 때문에 마지막 인류는 화성의 일부분에 모여 살게 된다. 그리고 몇 세대를 거치면서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믿는 쪽)으로 진화해나간다. 화성인들은 지구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에 지구 귀환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요원하지가 않다.

세계관부터가 생소하다보니 따라가기가 다소 어려웠다. 당연히 비정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슬쩍 넘어간다던가 해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문장 자체가 호흡이 길고 살이 많이 붙어서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것도 있었다.

용도불명 로뱅을 왜 지구귀환 프로젝트에 끼워넣었을까, 로뱅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로뱅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주변인물들의 신념과 사상을 따라가며 읽어야 한다.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었던 만큼 좀 더 입체적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실 제일 아이러니했던 건 로뱅이라는 인물 자체였다. 용도불명인데 체스도 잘 두고, 뛰어난 협상가에다가, 약골인데도 전사와의 싸움에서도 이기고, 리더쉽도 있고 눈치도 빠르다. 주인공 버프를 많이 받았달까. 요즘 말로 '용도불명이었던 내가 지구에 오니 외교관?'

세계관으로 따지면 정말 길다. 로뱅이 태어난 화성콜로니는 연애가 자유롭고, 가족도 자유롭다. 유전자재조합을 통해 수정된 아기들. 엄마 직업을 갖는 사람들은 모성애로 선발된다. 성과는 중요하지만 노동은 줄인 사회다. 잘못을 했을 땐 처벌보다는 교육, 교화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이상사회다. 물론 주인공이 잘못했을 땐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았지만.

지구에서 만난 집단들은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원시사회다. 첫번째로 풍요롭고 행복을 추구하는 에로스 섬에 도착하는데, 여기서는 생활이 즐겁고 여유롭고 쾌락을 추구한다. 자유연애로 방종한 사회를 형성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이면은 있고, 이곳의 가치관과 대립하는 커플을 만나 이동하게 된다. 휴양지 같은 에로스섬과 다르게 두번째 섬은 다소 춥고 자연환경이 아주 좋지는 않다. 이곳은 체력이 국력이고 힘의 논리로 하나의 군대다. 성과주의가 만연해 있어서, 게으름뱅이라던가 잉여인간은 모욕적인 말로 치부된다. 또, 남성들이 많이 죽기 때문에 일부다처제를 고수하는 사회다. 여기서도 역시 부적응자 혹은 비폭력평화주의자가 있고, 티토는 이들과 합류하게 된다.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여라. AI와의 말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인공지능을 설득할 수 있을까? AI는 불쾌한 골짜기를 넘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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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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