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워즈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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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워즈(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글 / 이계순 역 / 라임)


초반 내용을 이틀 동안 꾸물거리며 읽었는데, 어제는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붙잡고 읽었다. 내용이 궁금해서도 그렇지만, 두 아이가 겪는 일에 깊이 공감하고 가슴 아파서였다.


뉴베리상을 빠짐없이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수상작 중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로 소개하는 뉴베리상 도서들은 성장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책은 학대를 당하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룬다. 학대로 인해 두 아이가 받은 고통과 트라우마, 그리고 그것을 서서히 극복하며 용기를 내는 과정이 무척 담담하게 그려진다.


이 책의 화자는 ‘델라’인데, 본명은 ‘딜리셔스 네바에 로버츠’다. 가운데 이름인 네바에(Nevaeh)는 거꾸로 하면 ‘천국’이다. 반어법이다. 겨우 초등학생인 델라가 사는 삶은 지옥과 같으니. 이 책은 화자 델라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델라의 언니인 ‘수키’가 이 책의 핵심 인물인데, 고등학생인 수키는 과거의 어떤 일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생을 돌보는 책임감 강한 아이다. 사실 일찍 어른이 된 안타까운 아이일 뿐이다.


델라와 수키의 엄마는 현재 감옥에 있는데, 심각한 마약 중독자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모텔에서 마약을 제조하다 폭발했고, 엄마는 감옥에 갔지만, 남은 두 아이를 엄마와 같이 살던 남자인 ‘클리프턴’ 아저씨가 아버지인 척하고 데려간다. 어느 날 델라는 클리프턴 아저씨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는데, 아저씨는 경찰에 잡히고, 이후 위탁 가정에서 지내게 되는 두 아이의 이야기가 이 책의 처음이다.


위탁 가정에 들어간 후 수키는 델라에게 심할 정도로 신경 쓴다. 그것은 델라가 클리프턴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고, 그 장면을 수키가 촬영했으며, 수키의 친구 티나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벌어진 일인데,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델라가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을까 봐 극도로 긴장한. 수키는 공부는 이미 포기했고, 모든 삶을 델라를 위해서 살아가는데, 수키가 왜 이렇게 사는지 읽으면서 무척 답답했지만, 수키가 겪은 일이 델라를 통해 드러나면서 독자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친다. 수키는 자신이 겪은 일보다, 동생이 겪은 일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수키와 델라는 함께 잠을 자지만, 델라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깬다. 밤새 의자에 앉아 누가 들어올까 싶어 문을 주시하며 새벽까지 있기도 한다. 결국 수키가 자해하는 일이 생기고,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델라가 전학간 학교에서도 문제가 일어난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델라는 입이 거칠어 문제를 일으키고, 친구 네바에와 자신을 괴롭히는 트레버에 대항하다 사고를 친다. 트레버는 여자아이들의 등을 꼬집는데, 이 일은 클리프턴 아저씨의 일과 겹쳐 보이며, 부당한 일에 대항하는 자세를 갖기 시작한다. 병원에서 회복한 수키는 델라에게 큰 약속을 하고, 델라도 법정에서 증언하기로 용기를 내며 이야기가 끝난다.




두 아이가 겪었던 고통과 아픔, 고작 10대 초반이었던 수키가 어린 동생을 위해 참고 버텼던 순간, 언제고 그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던 매일 밤, 모든 고통을 자신이 떠안으며 동생 델라를 보호하려 했던 모습을 다 읽은 뒤에도 가슴 아픈 여운을 남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수키와 맹랑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델라 외에도, 이 책에는 정말 따뜻한 위로가 되는 인물이 많다. 위탁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프랜시스 아줌마, 교장 선생님과 다본테 선생님, 그리고 수키가 일하는 마트의 메이블린 아줌마 같은 선한 인물을 통해, 델라와 수키는 용기를 얻고 성장한다. 특히 수키의 친구 티나는 중요한 인물인데, 솔직하지만 책임감 있고,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티나를 수키는 꺼려하지만, 수키와 델라의 중요한 순간에 든든하게 옆에 있었던 것이 바로 티나다. 물론 티나의 엄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쓰고 나니 평이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생활과 사건, 인물의 이야기가 과거와 겹치고, 델라의 입으로 전해지는 끔찍한 사건을 접하면서 독자는 손수건을 잡을 새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느낄 것이다.


어린이 동화를 참 많이 읽지만, 우리나라에는 성적 학대를 다룬 책이 거의 없다. 이 책은 사건이 아니라 이후의 생활과 마음가짐, 변화와 절차에 대해 이야기한다. 학대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하면서 피해자가 겪는 고통과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러나 용기를 내고 이겨내는 이유와 과정이 진실되게 나온다. 그 곁에 함께하는 이웃들에게 얼마나 무거운 책임이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또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아울러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듯 느껴지는 성적 폭력을 다루는데, 이 장면은 무척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별거 아닌 일로 넘어갈 수도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치욕적이고 모욕적인 행동들이 있다. 지금도 학교에서 장난처럼 벌어지는 그런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동화책이지만 가볍지 않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님과 함께 읽고 나누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며, 부모님과 선생님,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군에게 모두 추천한다.


2024.07.11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파이팅워즈

#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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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 - 환경에 진심인 제빵사의 도전기
이데 루미 지음, 아키쿠사 아이 그림, 강물결 옮김 / 다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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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이데 루미 / 다봄)

이 책은 일본 히로시마의 빵집 ‘불랑주리 드리앵’은 웅영하는 다무라의 이야기다. 그는 빵집에서 파는 흔한 빵인 단과자빵, 식빵, 바게트를 판매하지 않고, 오직 장작 화덕에서 구운 빵만을 판매한다. 가업을 따르지 않으려던 다무라가, 빵에 대한 애정과 노력을 일구어낸 과정을 담은 책으로,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고, 장인정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인생의 행복을 말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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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라는 빵집을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싶어 하지 않았다. 환경 관련 일을 하려다 먹거리가 가장 큰 환경 문제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빵집에서 일하다가, 쇼트닝을 사용하는 것에 실망하고 산 가이드를 하기도 하고, 몽골에서 지내기도 한다. 그곳에서 지내며 환경과 생명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한 다무라는 일본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천연 효모와 장작 화덕을 이용해 진짜 빵을 만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고, 프랑스 생피에르로 가 한 달 간 지내면서 장작 화덕과 천연 효모를 이용하고, 게다가 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기뻐한다. 다무라는 일본으로 돌아와 ‘불랑주리 리앵‘을 열어 화덕 장작에 빵을 굽는다. 

후미와 결혼한 다무라는, 열심히 일해서 나아지지 않는 상황을 통해 자신들이 빵을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다시 프랑스로 가 그들의 방식을 배우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재료와 정성, 옛날 방식을 고집한 결과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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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라가 여러 여행을 통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먹는 게 ‘생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생명을 먹고 살아가는데, 다무라는 자신이 만드는 빵도 생명의 바통임을 잊지 않는다. 단 하나의 빵에도 밀과 호밀, 빵을 발효시키는 건포도 발효종의 유산균과 효모균, 그리고 화덕에서 태워지는 나무까지, 모든 것에 생명이 깃들어 있다.

결국 우리가 ‘먹는다’는 것은 생명의 바통이 우리 몸 곳곳에 스며드는 것이고, 그 생명이 우리를 지탱하는 일이다. 자연의 생명은 우리의 생명을 키워주는 자양분인 것이다. 그러므로, 먹는 일은 환경을 위한 일이고, 먹을 걸 만드는 과정도 환경과 생명을 위한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빵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넘어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낭비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또한 장작 화덕을 통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빵을 만들며,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깊은 맛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빵집 운영을 통해 고객과 제빵사, 농부 모두가 행복해지는 ‘행복의 레시피’를 만들며, 다무라의 노력은 그저 한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생을 추구하는 가치관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무라의 빵집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자부심을 갖고 임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이 하는 일이 단순히 식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일이 될 것이고, 이러한 노력과 철학은 분명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임에 분명하다.

빵집 운영에 관한 책인 줄 알고 읽었는데, 환경과 지속 가능한 삶에 관한 철학적인 이야기였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자연과 생명에서 왔으며, 우리도 그 일부임을 자각해야 한다.

환경 보호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2024.07.09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쓴 글입니다.

#빵을버리지않는빵집 #이데루미 #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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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 ㅣ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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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황지영 글 /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사람이 있다. 딱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과 말, 그가 가진 재능과 개성에 빠져드는 것이다. 혹은 딱히 뭔가 뛰어나지 않은데, 그 사람에게 호감이 가기도 한다. ‘매력’ 혹은 ‘아우라’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 걸 타고난 사람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터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매력을 갈구한다. 등교해서 반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말을 하면 모두가 내 말을 경청하길 바라고, 남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장기를 보여줄 때면 모두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돋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등교해서 교실에 가면 아무도 아는 체하지 않고, 자신 빼고 저들끼리 쑥덕거린다. 마음 먹고 준비한 발표에 친구들의 반응은 영 시원찮고, 오래 준비한 장기자랑 앞에서는 시시해한다. 그럴 때면 어디론가 숨고 싶고, 자신에게 실망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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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은그루는 평범한 외모와 살집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다. 그래도 아이돌의 노래에 맞춰 춤추기를 좋아하고, 꽤 자신도 있지만 남들에게 선보인 적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수련회에서 장기자랑을 하기로 하는데, 이미 반에는 춤을 잘 추기로 알려진 시하가 있기에, 모두들 시하가 상을 탈 거라고 한다. 그루의 절친 라희는 시하에게 라희도 끼워달라고 하지만 거절당하고, 라희는 그루와 친구들을 모아 장기자랑에 나가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은구루는 길고양이를 도와주다가, 길고양이 발바닥 밑에서 돌멩이를 줍는다. 마치 검은 색깔, 혹은 검은 구멍처럼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돌멩이. 다음 날 이 돌을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가는데, 모든 사람들이 그루에게 관심을 갖는다. 평범한 옷, 행동, 춤이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고, 친구가 찍은 그루의 춤 영상이 큰 호응을 얻어, 댄스 전문가 아랑 선생님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기도 한다.


순식간에 스타가 된 그루, 그것이 ‘블랙홀’이라 불리는 유성 돌멩이의 힘임을 알게 되는데, 그루는 이 블랙홀을 이용해 장기자랑에서 상을 탈 수 있을까? 블랙홀의 도움을 받아 관심을 받고 빛나는 아이가 되는 것이 문제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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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는 너무나 평범한 아이고, 어느 것 하나 튀는 것이 없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보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유성 블랙홀이 생겼을 때 처음엔 그 효과에 어리둥절하고 놀라워하지만, 곧 그 힘에 압도당한다. 그러면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생각한다. 관심을 받는 만큼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며, 또다시 관심을 얻으려면 뭔가 더 욕심을 부려야 한다. 마치 중독성 높은 약물 같은 느낌이다. 그루는 블랙홀이 양날의 검임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되지만, 그렇다고 블랙홀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이 책에서 시하는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아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아이이지만 어떻게든 블랙홀을 얻으려 한다. 이미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려면, 더욱더 빛나는 존재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가가 꿈인 아연이도 바라던 것이다.


그에 비해서 그루의 절친 라희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다. 블랙홀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준 것도, 그 위험성을 알려준 것도 라희다. 라희는 블랙홀이 가진 힘과 위험을 계속 경고하며, 그루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아마 라희도 비슷한 경험을 한 건 아닐까?


무척 매력적인 동화다. 주인공 은그루와 시하, 라희 등의 친구들의 성격과 특징이 잘 드러나며, 유성 조각인 블랙홀의 특징과도 잘 어울린다. 블랙홀 조각으로 벌어지는 신비한 일만이 아니라, 인기를 누리는 친구와 평범한 친구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관심이 아니라 자기다운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그루와 친구들은 마지막에 장기자랑에서 상을 타지 못했지만, 이들은 이제야 진정한 샤이닝 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춤을 연습하고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살아가다 보니, 진정으로 나 자신이 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빛나기까지 해야 하다니, 그러면 인생이 너무 힘들어진다. 게다가 인스타와 틱톡, 유튜브에는 빛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모두가 빛나는 스타다. 그걸 보면서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실망하기 쉽다. 


“자신이 세잎클로버로 태어나지 못한 걸 부끄러워하지 말라. 네잎클로버로 태어났다면 당신의 허리는 이미 잘렸을 것을…”


어디선가 읽었던 명구절이다. 이 책도 이런 의미를 담는데, 우리 아이들이, 뛰어난 재능이나 빛나는 외모, 재능이 없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진짜 자신과 마주하는 용기있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에게 추천한다.


2024.07.06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샤이닝걸은그루

#웅진주니어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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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2 ㅣ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2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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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2>(이꽃님/우리학교)


책 포장을 뜯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이 몇 권이나 되던가. 책을 받은 지 하루만에 두 번을 읽어낸 책이 있었던가. 아마 이 책이 처음이지 싶다. 처음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책 속에 홀린 듯이 빠져들어 읽었다. 정신을 차리고 재독할 때는, 생각지 못한 내 편협한 사고와 무감각한 감정, 진실과 진심보다는 풍문과 가십거리에만 감정을 쏟아붓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읽는 내내 창피하고 민망했다. 주연과 서은의 깊은 진심을 알고, 주변 인물들의 감정에 물든 후에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슬픔이 흘렀다.


<죽이고 싶은 아이2>가 나온다고 했을 때, 2라는 숫자가 붙었기에 뒷이야기라고 짐작했다. 사실 진범을 밝히는 과정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수백 명의 제자들도, 1편에서의 불합리한 결과에 울분을 토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미 첫부분에 진범이 밝혀진다. 이 책은 진범을 밝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은 자들에 관한 기록이다. 진범 이야기는 사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로 우리가 뉴스로 읽는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대부분은 관심이 거기서 끝난다. 그러나 몇몇 이들은 결과를 비난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에 관한 소문과 험담, 뒷담과 공격으로 이어간다. 그러니 사건 해결 이후에 관련인들이 겪는 고통을 타인이 상상하기 힘들다. 이는 우리 정치 역사를 살펴보면 쉬이 알 수 있는 일이다.


?-

이 책에서 고통받는 사람은 주연과 주연의 부모, 서은의 엄마다. 사건의 피해자인 서은과 가해자이지만 피해자이기도 한 주연과 가족은, 사건은 끝났지만 겪어내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다. 주연의 신상이 털리고, 엄마는 이민을 계획한다. 주연은 침묵하고 곡기를 끊는다. 주연에겐 죽은 서은이가 보이지 시작하는데, 그것이 학교에 알려지며 귀신 붙은 아이가 되어 학교에서도 심각한 따돌림을 겪는다. 자신들도 힘든 주연의 부모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주연은 더 깊은 고통의 심연으로 내려간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서은의 집으로 향한 주연은 서은의 엄마와 만나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 삶을 포기하려 한 서은이 엄마는 주연에게 밥을 먹이며 점차 상처를 극복한다. 주연 역시 서은 엄마와 서은이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을 돌아보고 진실과 마주한다.


끝모를 심연으로 빠져드는 이들에게 회복할 기회가 있을까 싶지만, 세상에는 비난하는 사람들만큼 손을 내밀고 밥 걱정을 해주는 이들이 있으며, 조용히 손잡아주며 기다리는 이들이 있음을 느끼고,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


수많은 청소년들이 기다려온 책이라, 그 무엇을 얘기하든 중요한 스포가 될 듯하여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줄거리를 말한다 해도, 작가가 이 책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보여주긴 힘들다. 책을 읽으며 흐트려뜨린 생각을 다듬었다.


이 책은 책임지지도 않을 그 사람들의 말에, 깊은 구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는 명목으로,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없다. 서은의 죽음에 대해서 오갔던 수많은 뒷말과 신상은 그 뒤에도 두고두고 관련자들을 괴롭힌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건 아니다. 모든 이들이 자신이 보고 아는 사실을 말하지만,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되기 어렵고, 보이는 사실이 모두 진실일 리 없다. 그것은 주연과 서은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로, 따뜻했던 서은의 말과 행동, 서은을 향한, 자기조차 몰랐던 주연의 마음이 드러나며, 주연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선의가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듯, 돈이 행복한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는다. 주연 부모가 했던 최고의 것들이 주연을 최고로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최고의 감옥에 갇힌 채 사랑을 갈구하고 스스로를 혐오하는 아이로 자랐다. 그 결과는 서은에 대한 태도로 이어졌다.


모든 사건을 옳고 그름, 오답과 정답, 불의와 정의로 나눌 수 없다. 그것은 쉽게 생각하고 판단하고픈 이들의 논리일 뿐, 세상일이 그렇게 나눠지지 않는다. 쉬운 판단은 손쉬운 오류를 일으킨다.


타인을 걱정하는 것이, 사실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주연을 생각한 주연 부모의 걱정은 그 동안의 자기 노력이 헛되었고, 판단이 틀렸음에 대한 수치스러움이었을 뿐이다.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과정에서, 주연이 감내해야 했던 아픔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


무감각한 비난의 화살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예상할 수 없다면, 함부로 비난해선 안 된다. 이는 1권을 읽으며 생각했던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1권에서 주연의 행동을 비난했던 독자들은 2권을 읽으며 민망해질 테고, 그 결과는 눈물로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1권 없이 2권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2권을 먼저 읽더라도, 1권을 빠뜨리지 않고 읽길 바란다. 깊은 감정으로 몰입하는 자신과 만날 것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까지 모두에게 추천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한다.


2024.06.29


#죽이고싶은아이2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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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도 제작자 - 세상의 끝을 찾아서, 2023 뉴베리 명예상 ㅣ 큰곰자리 80
크리스티나 순톤밧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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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도 제작자-세상의 끝을 찾아서>(크리스티나 순톤밧 글 / 천미나 역 / 책읽는곰)


뉴베리상 작품은 빠짐없이 읽어보는 편이다. 이 책은 2023년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작품으로, 작가의 두 번째 뉴베리상으로 떠들썩했다. 뉴베리 상과 아너 상을 세 번 이상 받은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 작가는 2021년 <어둠을 걷는 아이들>과 <모두 열 세명>, 그리고 <마지막 지도 제작자>로 뉴베리 아너 상을 받았다. 상의 권위가 아니라, 작품의 재미와 가치로 고개를 끄덕일 만한 훌륭한 작품이다.


<마지막 지도 제작자>는 주인공 소녀의 모험 이야기로, 보물섬이나 15소년 표류기 등을 재미있게 읽은 아이라면, 혹은 ‘캐리비안의 해적’을 재미있게 봤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할 만한 책이다. 13살 여자 아이 사이(실제 이름은 ‘소드사이 아라완’이다.)는 지도 명장인 파이윤 윙야이 밑에서 일하는 도제인데, 스승을 따라 새로운 땅인 선덜랜드를 찾아나서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와 함께 망콘 왕국, 사이의 아버지 ‘머드’, 지도 제작자, 새로운 땅을 찾으라는 여왕의 명령, 번영호 함장 ‘산그라’, 대위 ‘리안’, 몰래 밀항한 ‘보’ 등 사건과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작품에 푹 빠져 있다. 손에 잡힐 듯한 상황 묘사와 곁에 살아 숨쉴 듯한 개성 있는 인물과 마주하면서 작품에 금세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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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는 지도 제작자의 도제로, 여왕의 명령에 따라 지도 한쪽에 비어 있는 곳, 바로 선덜랜드를 찾아 떠나는 번영호에 탑승한다. 선덜랜드를 찾는 함선에게는 명예로운 리니얼 혹은 상금을 주는데, 새로운 신분으로 올라가고픈 사이는 선덜랜드 발견을 고대한다. 배에서는 선덜랜드를 찾으려는 이들과 그곳을 지키는 전설의 용에 대한 공포감에 떠는 이들로 나뉜다. 수많은 어려움과 폭풍우를 뚫고 선덜랜드 가까이 가는데, 함장이 병에 걸린 사이, 리안은 사이를 설득해 선덜랜드 발견을 반대하는 이들을 내쫓고 반란을 일으킨다. 리안이 선덜랜드를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이며, 선덜랜드는 과연 무엇일까? 그곳을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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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쪽이 넘는 동화책 속에, 정말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장면 한장면, 하나의 설정마다 해야 할 이야기가 그득하다.


작품 속 계급 설정이 인상 깊다. 망콘 왕국에서 사람들은 ‘리니얼’을 착용하는데, 리니얼 고리가 많을수록 훌륭한 조상을 둔 좋은 집안을 의미하고,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13살에 되면 가족, 친지로부터 리니얼을 받는데, 그 리니얼의 개수에 따라 신분이 달라진다. 그 리니얼에 집착하는 사람들과, 리니얼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물질주의 혹은 혈연과 집안 배경이 지닌 무시못할 환경, 그 문제점을 생각할 수 있다.


인물과 관계도 흥미롭다. 사이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 ‘머드’는 무척 다채로운 캐릭터다. 소매치기를 하고, 사소한 범죄를 저지르며 사는 머드는, 사이에게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범죄자이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을 빚인 사람이기도 하다. 사이가 목숨을 구하는 것은 아버지 머드가 했던 일 때문이기도 하니, 그 아이러니를 보며 감탄한다. 또한 산그라 함장과 리안, 그리고 보의 관계를 통해서, 가족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 무엇도 가족이 지닌 가치를 뛰어넘을 수 없다. 리안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여러 인물을 통해서 그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친절한 인물이 등에 칼을 꽂고, 딱딱한 인물이 정의로우며, 불량한 캐릭터가 가장 순수하다. 편견을 깨는 인물의 등장이 무척 반갑다. 또한 옳고 그름, 리니얼과 돈, 명예와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며 옳은 길을 찾아가려는 사이의 태도는, 읽는 사람에게 공감과 큰 감동을 준다.


이 작품 저변에 깔려 있는 왕국의 시스템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특히 망콘 제국이 선덜랜드를 발견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저 새로운 지역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다. 망콘 왕국이 ‘발견’했다고 주장한 피타야, 팔린 섬은 왕국에 의해서 약탈당하고 귀중한 자연 환경도 파괴된다. 폐허가 된 곳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향후 발견할 선덜랜드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발견’이라고 하는 것의 진정한 이름은 ‘파괴’는 아닐지 생각하게 만든다. 제국주의가 가져온 이기보다 파괴와 약탈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데, 태국계 미국인인 작가의 역사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는 참 많은 관계가 등장한다. 혈연, 사제, 동료, 자매, 부녀, 모자, 그리고 군신, 함장과 선원 등, 그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음모, 모험이 한시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주인공 사이와 사기꾼인 아버지 ‘머드’의 관계가 뒤로갈수록 밝혀지는데, 이 두꺼운 책에서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서 아쉬웠다. 또한 윙야이 사부가 제자 사이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단안경을 주면서 사이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 장면은 무척 감동적이다. 아울러 사이와 보가 절친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은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다. 욕을 입에 달던 거친 보의 사정을 이해하고 지키려는 사이와 그런 보와의 우정을 깊이 간직하는 장면은, 삶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방향을 알려주는 좋은 관계가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산그라 함장이 리안 대위를 품어주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서 숭고할 정도다.


결국 이 책은 인간과 자연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함선은 선덜랜드를 발견하지만, 그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저마다 달랐다. 발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며, 돈과 힘이 있어도 해선 안 될 일이 있다.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은 자연이고, 그것은 발견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보호해야 함을 생각한다.


이 책은 미지의 섬을 찾아나서는, 어린 지도 제작자의 모험과 배신, 그리고 진정한 자아의 발견이 어우러진 걸작이다. 17세기 정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동화이지만, 그 속에 생각하고 나눌 내용이 빼곡히 들어 있다. 어느 한 장면을 가지고도, 역사와 정치, 사회의 한 모습에 대해서 나눌 만큼 다채로운 작품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미처 끝맺지 못한 내용도 많아 보인다. 머드가 사라진 이유, 다른 조수들의 이야기, 번영호가 기항했던 여러 섬에 관련한 이야기도 무척 궁금하다. <마지막 지도 제작자>의 부제가 ‘세상의 끝을 찾아서’인 만큼, 후속편이 분명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놀라운 모험과 깊이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정을 함께 떠나길 바란다.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까지 추천한다.


2024.06.26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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