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독깨비 (책콩 어린이) 80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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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R.J.팔라시오 저 / 천미나 역 / 책과콩나무)


책과 콩나무 출판사에서 <포니>를 보내주셨다. 정말정말 기다리던 ‘팔라시오’의 작품! 기대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책이다. 정말 훌륭한 책이다.


나는 <아름다운 아이>의 감동이 여전히 생생하다. 안면기형인 어거스트가 세상을 향해 한발짝 내딛는 이야기인데, 그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일어나는 여러 일을 다룬다. 당연히 한 아이의 성장 이야기이자,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인데, 그 시작은 ‘선의’다.


<포니>는 1800년대의 서부개척시대 미국 이야기를 다룬다기에, 작가의 이전 작품과 어떻게 다를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


<포니>는 이 책 속 주인공 사일러스의 말 이름이다. 물론 자신의 말은 아니다. 게다가 ‘포니’라고 하니, 그저 조랑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포니는 매우 훌륭한 품종의 조랑말이다.


주인공 사일러스는 아빠 (마틴 버드)와 산다. 엄마는 사일러스를 낳다 죽었다. 사일러스 아빠는 사진사인데, 사진인화에 엄청난 재능과 기술이 있으며, 학식도 높지만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엄마는 매우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지만, 아빠와 만나고 결혼하면서 본가를 떠난다. 어느 날 사일러스 집에 웬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아버지와 사일러스를 잡아가려 한다. 그들은 아버지를 ‘맥 보트’라 부르며, 위조지폐 제조를 위해 잡아가려 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맥 보트가 아니라고 총을 들고 위협하지만, 악당들의 수에 밀려 사일러스를 보호하기 스스로 그들에게 잡혀간다. 아버지는 일주일 후 반드시 돌아올 테니 자신을 쫓아오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들이 떠난 뒤, 악당들이 놓치고 간 말 ‘포니’를 타고, 사일러스는 아버지를 추적한다.


사일러스는 아버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연방 보안관 ‘에녹 파머’, 그리고 아버지 구출에 도움을 주는 ‘샬폰드’ 보안관과 ‘뷰티맨’ 부보안관, 샬폰드의 동생 ‘마틸다 샬폰트’, 샬폰드의 아내 ‘제니’ 등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일러스는 이들의 선의로 목숨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아버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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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책의 한 문장도, 단 하나의 상황도 그냥 쓰지 않았다. 사소한  상황도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것은 섬세한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닿아 있다. 이 사실을 책의 맨 끝에 가서야 알게 된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 책은 두 번 이상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떡밥을 따라가야 한다. 갑자기 나온 한 사람, 물건 하나, 말 한 마디가 글의 끝에는 하나로 이어지며, 모든 의문과 의혹이 풀렸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일러스는, 자신이 기억이란 걸 한 순간부터 ‘미튼울’이 보인다. 미튼울은 유령인데, 오직 사일러스에게만 보인다. 미튼울은 조언자이자 친구인데, 처음에는 그가 왜 사일러스 곁에 있는지, 혹시 형이나 가족은 아닐지 궁금했다. 그저 곁에 있는 미틀울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순간의 전율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 마틴 버드를 잡으러 온 사람들은 아버지를 ‘맥 보트’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자신은 맥 보트가 아니라면서 그들을 쫓아내는데, 맥 보트는 악명높은 위조지폐범이기 때문이다. 물론 엄청난 위조실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악명높은데, 아버지와 맥 보트 사이의 일이 밝혀지는 순간, 그 충격이란. 그리고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들고 다녔던, 어머니의 유품인 바이올린과 관련한 이야기도 너무나 아름답다. 아버지를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떠난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숭고한 모습이, 지금의 사일러스를 있게 했다는 걸 아는 순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선의’, ‘친절’이 가진 힘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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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소년 문학에서 빠지지 않고 다루는, 가장 최고의 책은 <구덩이>(루이스 새커)다. 그런데 이제는 거기에 한 권이 더 추가될 것 같다. <구덩이>가 세상에 놓인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는 이야기라면, <포니>는 그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는 ‘선의’, ‘친절’임을 깨닫게 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관계를 시작한 적이 언제였던가? 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저 내 앞에 있는 사람이기에 손을 내밀고 선의를 갖고 관계를 시작했던 것은 아주 어린 시절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우선 의심과 적의로 관계를 시작하고, 의심을 거두고 안심이 되어야만 깊은 관계로 이어진다. 이런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들이 <포니> 속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런 선의와 친절, 그리고 희생이 가져오는 마법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이 이야기가 보여준다. 그것은 세대를 넘어 작용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위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2023.09.04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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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수 있다! 저학년의 품격 11
류미정 지음, 이승연 그림 / 책딱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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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수 있다!>(류미정 글 / 이승연 그림 /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 열한 번째 작품인데, 그 품격에 맞는 다채로운 내용과 작품 속에 담은 의미와 주제가 깊다. 저학년 아이들과 읽고 나누기에, 이만한 작품이 드물다. 열한 편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색깔로 반짝인다.


이 책 <오~ 재수 있다!>는 책 표지를 보자마자 빵 터졌다. 이렇게 재수없는 일이 일어나다니! 가방이 찢어져서 물건이 쏟아지고, 누워서 보던 폰이 얼굴로 떨어지며,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는 떼굴 굴러 밖으로 나가버린다. 껌 밟고 새똥 맞고, 급기가 축구공에까지 맞는다.


이 책 표지 이야기가 책에 전부나오는 건 아니지만, 표지를 보면,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감이 잡힌다. 그래서 표지 하나만 붙잡고 아이들과 한 시간은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재수없는 일’이 일어나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재수없다’는 말을 이 책의 주인공 앞에서 해선 안 된다. 그렇다, 이 책 주인공 이름이 ‘오 재수’다. 재수없다는 이 말이, 재수에게는 자신의 존재를 심히 부정당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웃어 넘긴 만한 그런 일이,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이 부분을 생각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바탕에 깔고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긴 자기 이름이 그저 자랑스러운 아이는 없을 거다. 이름으로 놀림받는 일은 다 한 번쯤 있고, 놀릴 만한 점이 하나도 없는 이름이면 매우 흔한 이름이거나 너무 독특한 이름일 것이다. 어느 아이나 하는 그런 고민을, 아이의 시선에서 심각하게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바로 <오~ 재수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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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수는 학교에서부터 재수없는 일이 생긴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잘못한 일도, 그저 재수가 이름 때문에 재수 없어서 생긴 일이라 치부한다. 그래서 재수는 이 모든 불운이 자기 이름 탓인 것 같다. 재수는 이름을 바꾸고 싶지만, 엄마도, 이름을 지어주신 할아버지도 절대 안 된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삼촌의 이름표의 ‘뷰’를 보며, 재수도 자기 이름표에 다른 이름을 붙이고, 그렇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 이름이 참 웃기다. 이름이 계속 바뀌니, 친구 시후는 “재수야, 아니 멋짐아, 아니 순신아.”하고 헷갈려 한다. 그런데 그런 이름에 걸맞게 사는 일도 힘들다. 이런 고민 중에, 아파트에서 아이를 찾는다는 방송을 듣고, 재수는 계단에 혼자 앉은 아이의 고민을 듣는데, 그 아이도 이름이 ‘재수’여서 고민이란다. 재수는 그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좋은 말을 해주며, 재수 자신의 고민도 점점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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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은 아이라면, 이 책의 결말이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오~재수의 고민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하면서, 자기 이름을 스스로 받아들이며 변화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모든 문제가 재수의 이름이 아니라 재수가 받아들이는 문제였음을 넌지시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아이들에겐 아쉬운 결말이리라.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볼 때, 이렇게 좋은 결말이 또 없다.


오~재수가 이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면, 이 모든 문제가 정말 이름의 문제였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름을 바꾸는 데 정말 성공했다면, 아이들은 틀림없이 그 이름으로 또 다른 놀림거리를 찾았을 것이다. 결국 재수의 문제는 이름에 있지 않았다. 이름으로 놀리는 아이들이 문제였고, 그것을 대하는 재수의 문제도 있었다. 모든 문제는 내가 아닌 저 밖에 있다고 여기는 재수의 마음가짐도 문제였다.


문제가 재수에게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외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재수의 문제는 자기 이름을 스스로 부끄러워한다는 데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그 이름인데, 나만 이상한 이름이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와 똑같은 이름의 동생을 만나면서, 재수는 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제서야 재수는 문제를 온전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기와 비슷한 고민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내 고민이 해결되고, 비슷한 슬픔을 나누며 위안받는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게 더 많고, 그저 걱정을 말하면서 해결되기도 한다. 그렇게 해결되는 일들은 결국 문제가 내 안에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주제를 이렇게 꼼꼼히 말하진 않겠지만, 아이들도 분명 그걸 느낄 것이다. 그리고 문제와 아픔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함께 나눌 수 있겠다. 


책딱지 ‘저학년의 품격’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다. 앞으로도 계속될 좋은 작품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다.


2023.08.28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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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제3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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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단요 / 사계절)


박지리 문학상을 받은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를 가제본으로 받았다. 흥미로운 내용과 주제를 가진 작품이기에, 여러 달 전부터 흥미를 갖고 있었다. 매우 독특한 설정과 흥미로운 내용으로, 기대를 한껏 품게 되는 작품이다.


단요 작가의 작품은 수많은 학교나 독서단체에서 나눈다. 가장 많이 다루는 도서로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누는 <다이브>가 있는데, 창비 소설Y 책으로, 영어덜트를 대상으로 한 SF 및 미스터리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다이브>는 세계가 물에 잠겨 몇몇 높은 곳만 남은 근미래가 배경인데, 전지구적인 재앙 혹은 위협이 생긴 후에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이하 ‘세이바’) 비슷하다. 하지만 <다이브>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수호’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을 타깃으로 삼았다면, <세이바>는 그 대상이 넓어졌다고 하겠다.


<세이바>의 배경은 독특하다. 어느 날 갑자기, 전 인류의 머리 위 50센티미터 쯤에, 수레바퀴가 하나 생긴다. 마치 천사의 링처럼 둥둥 떠 있는데, 만질 수도 없으며, 과학적으로 풀어낼 길이 없는 이 수레바퀴는, 청색과 적색의 비율에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준다. 선한 행동(혹은 동기)이 있었다면 청색이, 그렇지 않다면 적색 비율이 높아지는데, 이 수레바퀴로 인해 세계는 이내 혼란에 빠진다.


이 상황을 상상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모든 사람들의 머리 위에, 고리가 둥둥 떠다니며, 그 고리가 그 삶의 삶의 궤적과 사후세계 방향을 가리킨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만날 때 고리의 색깔부터 볼 것이다. 자신의 도덕성이 고리에 늘 공개되고, 자신의 행동과 동기, 결정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비율이 달라지기에, 늘 고리를 염두에 두고 살 수밖에 없다.


연예인, 아이돌, 유명인들은 그 고리 색깔에 따라서 진실이 드러나거나 새롭게 발굴될 것이고, 자기 고리 색깔을 위해서, 우리는 원치 않는 선택을 강요받아야 한다. 봉사하고 헌신하고 기부하며, 환경을 생각하고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정말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어떤 종교인들은 그 고리가 생겨나기 자취를 감추고, 어떤 종교인은 추앙받는다. 그것이 그의 본성만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건 마치 하느님, 부처님, 알라가 머리 위에서 실시간으로 심판을 내리는 것과 같다. 곰곰 생각해 보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검열되고 있으며, 그 검열주체가 거의 ‘신’이다. 그것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라이브처럼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이제는 속마음을 숨기거나 자신의 행실을 감춘 채 행동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작품 인간의 본성, 심리를 다룬다기보다, 우리 앞에 현실로 닥친, 전지구적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보인다. 지금 눈앞에 환경재앙과 빈부격차, 자원남용의 문제가 버젓이 있지만, 우리는 눈앞의 현실을 외면한 채 살고 있다. 우리 머리 위에 바로 수레바퀴가 있지만, 그건 그거고 하며 사는 모습, 혹은 색깔과 적당히 타협하고 사는 우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


책의 형식은 매우 독특하다.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수레바퀴가 생긴 이후의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화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누군가 서술하고있는데, 그저 3인칭 서술 혹은 가끔씩 화자가 등장하는 1인칭 서술이려니 했는데, 책 뒤의 심사평을 읽어보면 화자가 ‘세계’라고 하니, 그 부분은 3, 4장을 다 읽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기대를 한껏 품게 되는 작품이다.


어쨌든, 2부까지는 수레바퀴 출현 이후의 사람 및 사회의 몇 가지 변화가 눈에 띄는데, 그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가제본으로 읽었지만, 전체 내용이 무척 궁금해진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적극 추천하며, 문학작품으로만이 아니라 환경과 관련해서 함께 읽고 나눌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걱정만 할뿐 행동하지 않는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 거라 생각한다.


2023.08.20


*본 기대평(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4부 중 2부를 담은 가제본을 읽고 쓴 서평임을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세계는이렇게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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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 다봄 어린이 문학 쏙 4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피파 커닉 그림, 정회성 옮김 / 다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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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차별의 역사라 해도 틀리지 않으며, 차별을 없애려 노력한 역사이기도 하다. 차별은 자신과 집단을 보호하는 방법이었겠지만, 그 대상이 열등하고 약한 존재라는 점에서 비겁하다. 차별과 혐오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차별과 혐오는 특정 대상, 집단을 향하는데, 그것은 순수히 독립적으로 생겨나지 않고, 사회와 구조에서 생겨나기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진 혐오가 크게 발현되는, 학교 문제아와 노숙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최악의 문제아인 11살 헥터다. 그외 주요 인물은 노숙자 토마스, 같은 노숙자인 캣우먼, 노숙자 단체에 봉사하는 학교 친구 메이 리 등인데, 인물 구성이 독특하다. 도둑을 잡는 슈퍼히어로가, 학교 최고 문제아 헥터와 노숙자 조합이라면, 이거 참을 수 없다. 안 읽고 어떻게 지나치겠는가.


———


도시의 랜드마크라 여겨지는 기념물이 도난당하는 런던, 사람들은 도둑이 남긴 표식을 통해 노숙자들이 범인일 거라 생각한다. 말썽쟁이라는 말은 애교로 들릴 정도의 문제아 헥터는 학교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공원 벤치에서 지내는 토마스 씨를 쫓아내려 하고, 그의 손수레를 호수에 빠뜨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얼마 후 피커딜리 광장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늦은 밤, 헥터는 얼굴 없는 도둑을 목격한다. 헥터는 조심스럽게 엿본 범인의 인상착의가, 노숙인 토마스라 여기고, 학교에 온 경찰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경찰은 토마스를 쫓지만, 자신이 말한 대로 그린 몽타주를 보면서, 헥터는 토마스가 범인이 아닐 거라 생각하고, 메이 리의 도움을 받아 토마스 씨를 찾아 사과하고, 그들은 함께 계획하여 범인을 쫓는다. 과연 노숙인들을 곤경에 빠뜨린 얼굴 없는 도둑은 누구일까?


———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뉜다.


1.헥터의 온갖 나쁜짓

어른들은 헥터를, ‘헥터어어어어어어어어’라고 부른다. 헥터가 하는 일은 급식 수프 통에 고무 뱀을 넣거나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고 간식을 빼앗는 일인데, 헥터가 윌과 케이티를 대동하고 벌이는 짓들을 보는 일은 별로 유쾌하지 않다. 아마도 헥터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아이에 관한 혐오와 편견을 꼬집으려는 작가의 의도겠지만, 잘못과 악행을 저지르는 일에 개연성이 부족한 점은 좀 아쉽다. 이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헥터를 이해하기 쉽지 않고, 작가는 그런한 점을 노린 듯하다.


2.노숙자 토마스 씨를 괴롭히는 헥터

공원의 손수레 노숙자 노인인 토마스 씨에게 쫓겨난 헥터가, 복수를 위해 토마스 씨의 손수레를 훔쳐 달아나다, 결국 호수에 빠뜨린다. 토마스 씨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으로, 그 손수레에는 소중한 앨범도 있었다. 폭주하는 손수레는 헥터 자신을 의미했고, 헥터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잘못인지, 무모한지를 모른다. 이 부분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뒤에 나올 사건과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이기에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


3.도시의 유명 랜드마크를 훔치는 도둑들.

시내의 랜드마크라고 할 만한  천사 동상이 사라지고 패딩턴 곰 동상도 도난당한다. 피커딜리 광장에 있는 분수대 꼭대기의 안테로스 동상에서 활이 사라지는데, 그곳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헥터가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한다. 수염을 기르고 모자를 쓴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는 여자 소리를 듣는데, 헥터는 그가 토마스라고 생각한다. 도시를 떠들썩하게 한 얼굴 없는 도둑이 토마스라니! 헥터는 노숙자를 돕는 단체에서 봉사하는 메이 리를 이용해 토마스의 거처를 알아내고, 그를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한다. 헥터는 자신을 영웅이라 생각하고 유명해질 거라 여긴다. 헥터가 말한대로 경찰이 그린 몽타주를 본 헥터는, 토마스가 범인이 아님을 직감하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한다.


4.토마스를 의심한 헥터가, 토마스와 도둑을 찾는 과정.

헥터는 토마스 씨에게 사과하고, 메이 리와 캣우먼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도둑들이 남긴 표식은 노숙자들의 표시이긴 하지만, 노숙자들은 그런 표식을 함부로 남기거나 자신들에게 손해가 될 짓을 하지 않기에, 토마스 씨는 헥터의 도움을 받아 도둑을 잡기로 한다. 이 과정이 무척 흥미진진하고, 나이트 버스 노선에 따라서 범행 장소가 정해진 걸 찾아내고 다음 범행을 예측하여 범인을 찾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범인이 누구인이 알고 나면, 그 뜻밖의 상황에 매우 놀랄 수밖에 없다. 인물과 구조적 특징이 작품의 주제와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다.


——-


우리가 가진 혐오는 불안에서 시작한다. 그 대상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불안감이 혐오로 표출되는데, 이 책의 헥터와 토마스, 캣우먼, 그리고 메이 리 모두 사회적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다. 그들이 저지른 일이든 아니든, 그 자체로 혐오의 대상이 되고, 편견은 그들의 이미지를 고정시킨다.


노숙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얼굴 없는 도둑이 벌이는 절도 사건을 통해 드러내고, 범인의 실체와 마주하는 순간, 혐오를 가진 그들의 추악한 면모를 볼 수 있다. 그 과정이 통쾌하지만,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책이 많다.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주인공의 변화를 본다는 점에서 <내 인생 최악의 학교>와<스피릿 베어>가 떠오르고,범죄의 수위나 자극성으로 볼 때는 <도둑의 수호천사>가 떠오른다. 그러나 <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 히어로>는 문제아 주인공과 노숙인이 풀어간다는 점이 독특하고,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물의 성격과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헥터만이 아니라 토마스, 캣우먼, 메이 리 모두가 인생 역전을 경험하기에, 열린 결말이 싫거나 불안한 결말을 예상하지 않아서 좋다.


얼굴 없는 도둑들이 남긴 수상한 노란색 기호는 노숙인들만 아는 비밀 기호이기에, 도둑은 노숙인일 거란 의심과 혐오를 부추기고, 그 여론을 등에 업고 엄청난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었다. 노숙인들의 기호를 보고 해석하는 재미도 있는데, 각 챕터 제목 위에 나오는 그 상징 기호로 그 챕터의 내용을 유추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도둑들의 상징 기호는 책의 말미에 나오는데, 오히려 책의 앞부분에 제시해두어도 책을 더 흥미롭게 해주었으리라 생각했다.


이 책의 호불호가 갈릴 부분은 단연 헥터의 비행이다. 헥터가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서, 헥터는 과연, 왜 그러는지에  관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그런 인물이 한 번의 사건으로 변화한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문제아와 노숙인에 대한 혐오를 없애기 위해 이러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겠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막연한 기대와 동경을 갖지 않도록 주의도 필요하다. 혐오도 문제지만 막연한 선의도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노숙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그들을 위한 여러 활동과 봉사,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과 연대는 깊이 고민할 주제이기도 하다. 특히 북런던의 노숙자 쉽터에 5백만 파운드를 기부한 네스빗 경과 그의 딸이 이 모든 음모에 가담했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저마다 가진 야누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부끄러운 부분을 살짝 건드릴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는 문학과 여성 권리 부분에 대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아동과 여성을 위해 활동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에 그런 작가의 이력이 글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결론적으로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책의 수준은 크게 높지 않지만, 글밥이 많고 영국, 노숙인, 혐오에 관한 배경이 필요하기에 초등 중고학년이라면 읽을 만하다.


2023.07.15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얼굴_없는_도둑과_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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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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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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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 권영주 역 / 알에이치코리아


사랑 이야기는 두꺼운 포장지로 싼 선물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의 행복한 연애와 그 아름다운 모습, 애틋한 상황, 몇 번의 시련과 극복으로 사랑 이야기는 완성된다. 이렇게 적절히 꾸며진 사랑 이야기는, 누구나 도달하고픈 이상이 된다. 그런 사랑 이야기는 차고 넘치도록 많이 보았고,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을 또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사랑 이야기를 감싼 멋진 포장지를 걷으면, 진짜 사랑 이야기, <패밀리 트리>가 나온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사랑만이 아니라 가족, 꿈, 이별, 추억을 다룬다.


<패밀리 트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그 어린 시절의 반짝이는 추억 속으로, 우리를 살짝 들어올려 데려다 놓아 준다.


제목에서처럼, 이 책의 주요 모티브는 ‘가계도’다. 증조 할머니로부터 내려오는 이 집안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기쿠 할머니의 증손자 류세이와 외손녀 릴리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로, 할머니가 운영하는 ‘고이지 여관’이 주된 배경이다.


이 책의 화자는 류세이인데, 그는 기쿠 할머니와 아들 스바루 아저씨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산다. 류세이의 말을 들으면, 고이지 여관은 유서깊은 여관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러브 호텔 같은 곳이고, 그곳을 운영하며 가족을 기르고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리며,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쉼의 장소를 제공한다. 류세이와 릴리는 할머니의 사랑과 관심 속에 자란다.


📖“앨범을 보면 누가 가족이고 누가 더부살이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할머니에게는 혈연관계든 아니든 넓은 의미에서 모두가 가족이었을 것이다. 한동안은 고이지 여관에 도둑질하러 들어온 노인까지 고용해 잡일을 시켰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할머니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며, 방학 때마다 오는 릴리 역시 뭔가 가족 간의 곤경이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나저나 방학 때만 되면 놀러오는 릴리를 늘 기다리는데, 류세이는 릴리에 대해 동경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거침없는 릴리 성격에 곤혹스러워하고, 심술쟁이에 어디론가 금세 날아가버리는 여자애라 생각한다. 한 살 터울인 누나 쓰타코와 릴리, 그리고 류세이는 ‘드림’이라고 적힌 특별한 방에서 머무르며, 특별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릴리와 보내는 여름은 매 순간이 반짝임의 연속이고, 하루하루가 모험이었다.”


방학 때만 오는, 완전 도시 아이 ‘릴리’는, 시골 아이인 류세이보다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하고, 그 누구보다 즐겁게 논다. 릴리와 류세이, 그리고 류세이의 누나 쓰타코, 셋은 정말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데, 그 중 가장 행복한 기억은, 바로 강아지 ‘바다’에 관한 에피소드다. 무덤가에 버려진 바다를 데려오는 멋진 작전과, 아빠를 끌어들이고 할머니를 설득하여 키우는 과정이 흥미롭다. 아이들 감정 묘사가 너무나 실감나고, 누구나 있을 법한, 어릴 적 동물 입양 과정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고이지 여관이 불이나고, 사슬에 묶여 있던 바다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이들은 상실을 체험한다. 할머니는 평생을 가꾸어 온 여관을 잃었고, 아이들은 바다를 떠나보낸다. 바다를 구하려 불길로 들어가려는 류세이를 말린 아빠도 그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들은 그렇게 아픔을 마주하고 성장한다. 그렇게 떠나보낸 바다를, 류세이와 릴리는 아주 오래 그리워하고, 그들의 어린 시절은 깊은 상실감으로 남는다.


이런 사건을 계기로 류세이는 릴리의 마음을 알고, 둘을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런데 읽다보면, 할머니의 손자, 손녀들이 이래도 되나 싶다. 


여기서 잠깐, 류세이는 할머니의 증손자이고, 릴리는 외손녀다. 그렇다면 류세이와 릴리는 5촌 고모와 조카 사이 아닌가??? 그런데 그게 간단치가 않다. 증조 할머니의 첫 번째 남편에게서 내려온 가계가 류세이로 이어지고, 두 번째 남편에게서 내려오는 가계가 릴리로 이어진다. 기가막힌 것은 첫 번째 남편과 두 번째 남편이 서로 형제라는 것이다.


꼬일대로 꼬여 있는 이 가계도 안에서, 류세이와 릴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러나 릴리의 가정 상황을 아는 아버지는 그런 류세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그러나 둘의 사랑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또 할머니 뿐이다. 그런데 릴리의 가정 상황이 어떻길래? 그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누구나 겪었던, 어린 시절의 반짝이는 기억이 떠오르고, 할머니 댁에서 사촌들과 하룻밤 보내며 쌓았던 추억이 맺힌다. 그러면서도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류세이의 이야기가 촉촉하고, 그런 류세이를 사랑하며 단단하게 자라나는 릴리의 상냥함이 즐겁다.


읽는 동안 <소나기>가 많이 생각났다. <소나기>의 소녀는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이지만, 이야기의 뒤로 갈수록 차분하고 성숙해지고, 소심했던 소년은 반대로 적극적으로 바뀐다. 이 책에서 릴리와 류세이도 그런 성격의 변화와 굴곡이 보이고,  그것을 보는 재미가 크다.


류세이와 릴리, 쓰타코의 어린 시절 이야기, 류세이와 릴리의 비밀스런 사랑 이야기, 할머니와 남편들, 그리고 가계도, 바다와의 추억, 여관의 화재와 새로운 사업, 류세이의 친구 우엉 등. 이 책에는 참으로 재미있는 이야기와 독특한 인물이 가득하다. 이 모든 상황을 류세이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점이 재미있고, 그렇기에 릴리와의 사랑 이야기는 다소 선을 넘는다. 사랑의 수위가 지나치리 만큼 높기에, 어린 아이들에게는 주의해서 소개해야 한다.


류세이 곁의 가족과 친구를 통해, 우리 모두는 이미 반짝이는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멀어질수록 깊어지는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며, 여러분의 사랑도 무사하길, 또 한 번 이뤄지길, 바라본다.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일과와 번 아웃이 오는 힘든 상황에서, 또다시 읽을 이유, 살아갈 희망을 주는 단비같은 책이었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임을 밝힙니다.


202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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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보내는 여름은 매 순간이 반짝임의 연속이고, 하루하루가 모험이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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