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는 말들 -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백승주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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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동안 잘몰랐던 사회언어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하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어를 한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등에게 강요해 온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지배의 언어인 표준어로 인해 지방의 사투리나 방언이 어떻게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로 변해버릴수도 있는지. 가끔씩 저도 티브이나 영화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싶을 정도로 일부 지역의 사투리는 조직폭력배등이 늘 구사하는 말로 나오고 때론 재중동포들이 쓰는 한국어를 우리는 개그의 소재로 삼아오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적이 많았죠.


특히 저자의 경우 변방이라고 할수 있는 제주도 출신이고 제주 방언의 경우 더욱 서울생활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움츠려들어 쓸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제주의 아픈 역사인 4.3항쟁의 경우도 몇십년간 제주인들의 가슴속에서만 응어리졌으니 더욱 한국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쓰는 많은 한국어가 어찌보면 차별을 포함한 단어들이 상당히 많고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그걸 쓰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나게 아픈 한국어가 될수도 있겠더라구요. 마치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든지 여직원이라든지 이런 단어들은 이미 차별을 전제로한 단어들이 분명해 보이니까요.


한편으로 우리가 외국인을 보는 시각도 너무 사대주의적인 경향이 있음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샘 오취리에 대한 한국인의 무자비한 SNS테러등은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고 그가 만약 미국 출신의 백인이었다면 우리는 똑같은 잣대를 그에게 요구했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한 코로나 재난문자와 관련하여 우리는 당연하다는듯이 한국어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보내고 그들이 응당 한국어를 이해할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이고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최소한 그들의 모국어에 대한 배려까지 곁들여야했던 것 같습니다. 이땅에는 이미 약 200-250만이라는 적지않은 타국어를 원어로 썼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하네요.


우리가 무심코 쓰는 한국어가 누군가에게는 혐오와 차별을 줄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단어를 만들거나 한국어를 구사할때 좀 더 조심하고 배려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어만큼은 누군가에게 특권이 아닌 모두에게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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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와 함께 떠나는 기후변화 나비여행 푸른들녘 인문교양 39
송국 지음 / 푸른들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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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인류보다 훨씬 오래전 그러니까 거의 몇천만년전부터 출현하여 지금까지 끊임없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보가고 살아오고 있는 대단한 생물이더라구요. 그 가날픈 몸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기후를 찾아 수천 수만킬로를 어떤 때는 몇세대가 함께 이동을 한다니 정말 대단한 존재가 아닌가싶습니다. 바다를 건너기도 하고 거센 바람을 무릅쓰고 이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도 몇천만년저부터 익숙해지는 그들만의 감각을 이용해 전세계를 누비는 것을 보면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나비는 여전히 존속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기후변화 지표나비 10종에 대한 이야기로 이들이 예전에 비해 훨씬 북상하여 서식처를 옮겨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 또한 기후변화로인한 나비의 이동임을 보여주고 인간의 욕심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구의 생태계 문제와 기후문제에 대해 우리가 다시 한번 각성해야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현미경을 통해 나비들의 날개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사진들은 너무 신기하고 놀랍기만 했습니다. 나비의 날개에 그려진 다양한 문양이나 색깔들은 마치 우리가 만나는 우주의 신비와 같이 다가오더라구요. 어쩌면 나비의 날개에는 수천만년의 세월의 어마어마한 기록들이 새겨지고 또 새겨진 것이며 이에 비해 인류의 출현후의 역사는 지극히도 짧은 한순간이었음을 마치 말하려는 것처럼요.

 

나비들의 경우 특정 식물을 주요 먹이로 삼는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소철꼬리부전나비는 소철만을 먹이로 삼기때문에 완전 소철바라기이고, 어릴적 시골에서 자주 봤던 배추흰나비의 명칭은 바로 이들이 배추를 먹이로 하기 때문이더라구요. 희한하게도 나비들은 자신들이 주로 먹는 식물이 다 다르고 그들의 이동하는 경로 역시 결국은 그 식물이 자라는 곳에 따라 옮겨지는 것이고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가 아열대화하면서 식물의 서식지 역시 북상함에 따라 나비들 역시 기존의 서식지보다 더 북상해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비효과처럼 비록 어느 한 곳에서 작게 시작된 일이 점점 커져 태풍처럼 거대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작게나마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작은 일들이 결국에는 커지고 커지면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예전보다 나비를 적게 보게 되는 것 같고 최근 기사에서는 벌이 다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인류가 계속해서 욕심을 부리면 결국 곤충이나 동물들이 사라져갈 것이고 결국에는 인류마저 이 지구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기에 우리가 이제라도 좀더 지구 생태계 보존을 위한 작은 일이라도 바로 실천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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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쉽 - 잠들어 있는 내 안의 검은 양을 일깨워라
브랜트 멘스워 지음, 최이현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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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양떼들속에 확 눈에 띄는 검은 양들. 양치기는 양들에게 혹 무슨일이 생겨 양의 숫자를 셀 때 우선 검은 양의 숫자를 세어 본다고합니다. 흰 양떼 보통 1백마리에 약 5마리의 검은 양이 있어 이 다섯마리의 양을 통해 양들이 무사함을 알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검은 양은 흰 양떼에 대비 털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할수 있을까요? 아니 오히려 양치기에게는 더 소중한 양이 될수 있겠죠.


이 책은 우리들이 지금 현재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를 검은 양에 비교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핵심가치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보통 5가지 정도로 적어 놓은 것으로 우리가 이상적으로 삼아야하는 가치가 아닌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생활을 고려시 우리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죠. 이 가치들이 확고해졌을때 우리는 감정등에 휘말리지않고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방법으로 임무를 수행할수 있음을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득력있게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핵심가치가 뭔지를 알아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노래를 통해 핵심가치를 적어 놓으면서 서서히 줄여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추구하고 있는 핵심가치를 찾아갈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어요. 그리고 그 핵심가치는 흔들림없는 나의 가치여야하고 이 비교불가능한 나만의 핵심가치를 드러날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라는 것입니다.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핵심가치를 찾아나서는 것. 저자는 우리가 이 핵심가치를 찾지 못하면 우리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그냥 끊임없이 즉흥연기만으로 버텨야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고 합니다.


내 안에 있는 검은 양을 깨워내 그 양들을 자세히 알아보고 그 양들이 내 안의 대부분의 흰 양을 이끌어 나갈수 있도록 한다면 이제는 좀더 주도적인 나만의 개성있는 삶을 살수 있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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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어들 - 전설 신화 속 신비한 인어를 찾아서 고래동화마을 11
차율이 지음, 가지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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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인어하면 서양의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인어나 디즈니랜드의 애니메이션을 자연스럽게 떠오르죠. 근데 한국에도 예전부터 인어이야기가 구전되어오거나 역사서등에 기재되어 있다면? 저도 이번 책 읽기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멀게는 고구려시대부터 가까이는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인어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기록으로 남겨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깜짝 놀랐답니다.

 

설화와 전설, 민담, 역사서로 내려오는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이 책은 잘 각색해서 어린이들이 쉽게 우리나라에서 인어는 어떤 식으로 묘사도었고 인간과 어떤 관계를 그렸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거문도, 울산, 부산, 제주도, 평양 등 전국의 각지에서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는 존재해 왔고 한국의 인어들은 인간을 돕는 착한 인어들이 많고 전국 각지에 현재 인어의 설화가 존재했던 곳에는 인어상 등이 있다고 하니 언제 시간을 만들어 그곳들을 방문해서 인어이야기도 더 자세히 듣고 잠시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조상들이 만났던 인어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백섬 인어 공주 황옥의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야의 수로왕의 부인이었던 허황옥의 신화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이야기속에 나오는 은혜왕은 바로 수로왕이고 황옥공주는 바로 인도에서 배를 타고 가야까지 건너온 허황옥이 되겠죠.

 

 서양에서만 이야기로 전해 내려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어를 우리의 선조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해와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보면 인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동경하는 바닷속의 신비로운 동물이 아닐까싶습니다. 반은 사람이고 반은 물고기의 모습인 인어는 과연 과거에 존재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 인간의 눈에 보이지않을뿐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인어이야기를 각색하여 쉽게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인어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소중히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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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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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키가 좀 더 컸으면 또 누군가는 코가 더 높았으면 바랄것입니다. 그러나 내 자신이 내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지않으면 다른 누군가 역시 나를 사랑해줄수 없지않을까요?

  

이 책은 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피부 색깔, 또는 장애의 여부 이런 것들로 차별을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죠. 또한 단순하게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남성은 반드시 어떠해야하고 여성은 어떤 단어들로만 묘사하기도 합니다. 태어날때 내 자신이 인종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성별을 선택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 자신의 몸을 규정하는 여러가지 때문에 제약을 받기도 하고 우월감을 내세우기도 하죠.


한편으로 이 책은 관계와 공동체, 연대에 대한 이야기도 저자 특유의 유머를 가지고 풀어내고 있습니다. 반려견과의 삶, 그리고 어머니를 즐겁게 하는 어느 가수에 대한 무한한 지지, 그리고 우리가 먹는 고기들의 이야기까지. 저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어떤 날은 누군가와의 접촉이나 통화 한번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하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점점 나이들어가면서 외로움이라는 것을 느낄때가 많아지고. 그러하기에 인간이란 관계없이 살아가는 것은 힘든 것이지만 때론 관계가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고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며 더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시대로 인해 더욱 누군가와의 만남이 힘들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도 했을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도 생겼을 것이고 그동안 내가 맺어왔던 관계가 느슨해지면서 느끼는 우울함도 있을 것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런 관계를 복원해 보자고 다짐을 했을 것이고.

 

몸은 내가 존재하는 형태이고 인간의 몸은 때론 아프기도하며 병들기도 하고 각자 다른 피부나, 머리카락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내 몸과 다르다고 하여 누군가를 배척하지않은 인류가 이 세상에 가득하길. 그리고 인간의 몸만큼 동물의 몸도 아껴줄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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