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동안 잘몰랐던 사회언어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하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어를 한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등에게 강요해 온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지배의 언어인 표준어로 인해 지방의 사투리나 방언이 어떻게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로 변해버릴수도 있는지. 가끔씩 저도 티브이나 영화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싶을 정도로 일부 지역의 사투리는 조직폭력배등이 늘 구사하는 말로 나오고 때론 재중동포들이 쓰는 한국어를 우리는 개그의 소재로 삼아오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적이 많았죠.
특히 저자의 경우 변방이라고 할수 있는 제주도 출신이고 제주 방언의 경우 더욱 서울생활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움츠려들어 쓸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제주의 아픈 역사인 4.3항쟁의 경우도 몇십년간 제주인들의 가슴속에서만 응어리졌으니 더욱 한국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쓰는 많은 한국어가 어찌보면 차별을 포함한 단어들이 상당히 많고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그걸 쓰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나게 아픈 한국어가 될수도 있겠더라구요. 마치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든지 여직원이라든지 이런 단어들은 이미 차별을 전제로한 단어들이 분명해 보이니까요.
한편으로 우리가 외국인을 보는 시각도 너무 사대주의적인 경향이 있음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샘 오취리에 대한 한국인의 무자비한 SNS테러등은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고 그가 만약 미국 출신의 백인이었다면 우리는 똑같은 잣대를 그에게 요구했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한 코로나 재난문자와 관련하여 우리는 당연하다는듯이 한국어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보내고 그들이 응당 한국어를 이해할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이고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최소한 그들의 모국어에 대한 배려까지 곁들여야했던 것 같습니다. 이땅에는 이미 약 200-250만이라는 적지않은 타국어를 원어로 썼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하네요.
우리가 무심코 쓰는 한국어가 누군가에게는 혐오와 차별을 줄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단어를 만들거나 한국어를 구사할때 좀 더 조심하고 배려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어만큼은 누군가에게 특권이 아닌 모두에게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