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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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슨 추리소설을 연상케해서 망설이다 목차를 보고 구입해 읽었다. 제1부 1장이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사상가이고 3부 마지막 장 역시 내가 매우 좋아하는 사상가다. 내용이야 어떻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첫칸에 태우고 몽테뉴를 마지막 칸에 태운 저자이면 긍정적으로 대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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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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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상에선 ‘선의‘가 순수하게 선의로 다가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럴 경우 ‘작고 사소한 선의‘를 보여주고 행하는 것에 위축되지만, 어떤 드라마 대사처럼 ‘착한 사람들이 조금 더 애쓰고 살아야 세상이 덜 악해진‘다고 믿는다.그러니 저자처럼 그냥 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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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방송에서 한국 거주 독일인이 정말 일목요연하게 한 인물에 대해 평하는 것을 보았다.그 내용을 듣고 어찌나 생경하던지, 그 사람이 평하는 인물이 내가 알고 있는 그가 맞나 확인까지 했었다. 바로 조선의 4대 왕 세종에 관한 것이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우스운 사실인 지 깨닫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세종은 꼭 '대왕'을 붙여서 칭하여야 마음이 편해지는 대상인데 이유는 모르는 ... 아직도 광화문 앞에서 최고의 장군에게 호위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만큼 세종에 대해선 다 아는 것이 아니었나? 그것은 엄청난 착각일 뿐이고 , 내가 아는 사실은 그저 피상적인 정보의 조각들일 뿐이고, 어느 한 조각만 유난히 확대되어진 이상한 퍼즐 조각일 뿐이다.

공교롭게도 이즈음 세종에 관한 평전이 출간되었다. 이 얼마나 우연한 필연이란 말인가. 그동안 저자의 책들을 많이 읽어온 덕분에 별다른 고민없이 이책을 구입해 읽었다.재밌게 읽었고 흥미롭게 읽었고 의미있게 남겼다. 세종에 관한 평전 중 읽기 좋은 책 중 하나임이 명백하다. 이제 나도 조선의 4대 왕 세종에 관하여 조금은 알게 된 것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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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95
요한 구스타프 드로이젠 지음, 이상신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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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케,부르크하르트 그리고 드로이젠 책 연속하여 읽기 완료. 좀 늦게 읽은 감이 있지만, 유용한 이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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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여든 중반을 훌쩍 넘기셨다. 그 중 70년은 땅에 붙어 살았다. 땅에서 은퇴한 뒤 수 년 간 무료하고 질이 형편없는 노인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난 애써 외면하고 (나도 대개의 사람들처럼 남의 부모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살갑고 착하게 굴면서, 정작 자신의 부모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불친절하고 퉁명스럽기 짝이 없게 군다) 무심하게 살았다. 자식이 많은 엄마도 그저 별 일이나 있어야 전화를 하는 정도셨고,  일련의 연중행사들이 있을 때만 나만 중뿔나게 튀고싶지도 않고 불필요한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갖지 않고자, 평범한 정도의 성의를 표하며 지내고 있었다. 엄마가 지난 해부터 거의 거동을 못하게 되고 텔레비전만 보면서 우울해하며 지내고 계셨다.  그즈음에 나는 김두엽할머니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참 멋진 인생을 살았고 살아가고 계신 아름답고 멋진 할머니라며 감동을 했다.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도 하고 선물도 했다.그러다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아마 김두엽할머니 못지않을 세월을 겪었을 엄마 이야기가 떠올랐다. 가끔 지금 나로선 상상이 거의 불가능한, 젊은 나이의 엄마 이야기를 듣고는 했는데, "내 얘기 책으로 쓰문 소설 열두 권도 모지라다"라던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단 한번도 멋지고 감동적인 인생을 사셨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매번 버전이 살짝 살짝 바뀌는, 노인들이라면 거의 다 비슷하게 가지고 있을 레퍼토리 정도로만 여겼다. 그래도 평화로운 관계를 위해 내가 참고 들어주며 장단을 맞춰줘야 하는 이야기로만 여겼다. 왜...... ...

엄마에게 김두엽할머니책을 사드렸다. 책을 단숨에 읽으신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며 한숨을 짓고 가슴을 쓸었다. 그리곤 "내 맘을 알아주는 자석이 있어서 참 고맙구나"라고 달뜬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엄마는 그할머니보다 더한 세월을 사셨잖우"라고 답을 하니 "아니다, 나는 이분에 비하밍 한창 부족하다"라고 답을 하셨다. 그때 처음으로 나의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다. 그러고보니 늘 무언가를 배우기를 좋아하고 지식을 탐구하는 일을 하고싶어 했다던 속내를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에게 책을 보내드려보자 이제 땅에서 손을 놓았으니 아직은 글자를 읽을 시력은 되시니 큰 글자 책을 골라서 권해보자. 무슨 책이 좋을까, 어떤 장르가 좋을까,어떤 내용이 좋을까' 아무리 궁리해도 답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막막했다. 사람들에게 책읽는 일을 가르치며 사는데, 누구보다 책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력할 수가 없었다.알라딘에서 여러 키워드로 검색도 하고 알아보다가 큰글자책이 출간된 것,소설일 것, 쉬운 내용일 것, 익숙한 것이고 재밌을 것으로 정리하다보니 사씨남정기,심청전이 결과물로 나왔다. 제법 그럴싸한 결과물이어서 구해보내드리며 ,박완서작가의 소설집 하나와 나태주 시집 한 권을 같이 보내드렸다.  

엄마는 몇일 뒤에 연락을 해오셨고," 야야! 박완서 그냥반 소설은 참 재밌더라. 그런데 나는 읽을 줄은 아는데 도통 남에게 전달할 줄을 몰라서 말은 못하겠다만 단숨에 읽었다. 그냥반도 참 애닯게 살았더먼"라고 하셨다. 그리곤 박완서 단편들을 다 외운 듯이 말로 전하셨다. 그 이야기들이 그렇게 재미난 이야기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엄마가 전해주는 박완서단편들은 맛이 났다.

"그런데 나랑 심청이가 무신 상관이라고 심청이를 보냈어? 나는 심청이 재미읎다.나는 시집이 좋더라. 니가 보내준 나태주인가 하는 그냥반 시.참 좋더라.을매나 좋던지 ..." 그리곤 나태주 시집의 시들을 줄줄이 외셨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시였던가! 그렇게 흥이 나고 그렇게 일렁이는 시였던가! '엄마가 시를 좋아했구나.아니 엄마가 시를 읽을 줄 알았구나.아니 엄마가 시를 이해할 줄 알았구나,아니 엄마는 시를 쓰고 싶어하셨구나!' 나는 그냥 너무 놀랐을 뿐이다.아니 나는 그냥 너무 오만하고 무지했을 뿐이다.

평생 땅만 일구고 배움도 짧은 평범한 노인(그런데 알고보니 그 누구보다 배울 줄 알고 멋진 노인이다)에게 어떤 시집을 보내드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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