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보는 작은 즐거움 중 하나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소품들과 캐릭터들의 옷차림 등을 자세히 보는 일에 있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할머니 에피소드가 담긴 책들에서는 더욱 그렇다.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할머니와 부모님 이야기 속에는 동유럽의 문화가 등장한다. 할머니의 찻잔,할머니의 조각보,할머니의 천둥 케이크 등에 등장하는 소품들과 옷들에는 동유럽의 패턴이 담겨있고 러시아정교가 담겨있다. <<천둥 케이크>>에 등장하는 할머니집에 클래식한 미국 가구들과 케이크가 올려진,오래된 버전의 코* 접시들이 빈티지하다. 그런 빈티지함 속에 이야기는 현재처럼 살아 숨쉰다. 그림책 읽는 것은 참 재밌는 일이다. 북유럽의 핀란드 숲속 이야기가 담긴 무민 시리즈도 그렇게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그러고보니 겨울잠을 자는 무민들은 겨울을 눈으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세상을 보며 모든 생명이 죽어버렸다고 절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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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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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을 보다가 페로제도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런데 이 그림책의 캐릭터가 왠지 낯설지가 않다. 사색적인 밥도 좋지만, 엉뚱하면서 허풍까지 다분한 힐버트가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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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년 다네카시마라는 섬에 표착한 포르투갈인이 전한 철포는 빠른 속도로 일본 전역에 퍼져 나갔다.그것 또한 사카이 상인들의 활약때문이었다.일본의 장인들은 재빨리 철포 제작에 들어갔다.그 철포에 가장 관심을 보인 영주가 바로 노부나가였다. 그는 천재적인 감각으로 그 철포가 앞으로의 전투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자유무역항 사카이를 제압함으로써 화약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였다.노부나가는 바로 그 철포를 이용한 전술 개발로 전국시대 최강의 기마군단을 자랑하던 다케다 군단을 궤멸시켜버린다."ㅡ 옮긴이의 말 ㅡ

 

 

조선왕조실록 선조수정실록 선조8년9월(1575년)

부제학 이이《성학집요(聖學輯要)》를 바쳤다. 그 서문은 대략 다음과 같다.

"선정(先正)이 《대학(大學)》을 표장(表章)하여 규모(規模)를 세우니, 이것이 요점을 깨닫는 법입니다. 서산 진씨(西山眞氏)  가 뜻을 풀어 《연의(衍義)》 를 만드니, 참으로 제왕이 도(道)에 들어가는 지남(指南)이 됩니다. 다만 책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일을 기록한 책과 흡사하여 실학(實學)의 체모가 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임금의 한 몸은 온갖 기무(機務)가 모인 바여서 일을 다스리는 때가 많고 책을 읽는 때는 적습니다. 만일 그 요긴한 것을 모아 그 종지(宗旨)를 정하지 않고 널리 아는 것만을 힘쓰면, 혹시 기송(記誦)하는 데에 구애되어 반드시 참으로 얻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사서(四書)와 육경(六經)에서 요긴한 것을 뽑고 선유(先儒)의 설과 역대의 사서(史書)에 이르기까지 정밀하고 특수한 것만을 뽑아 유를 나누어 차례를 매기니 모두 다섯 편입니다.

그 첫째 편의 통설(統說)이란 것은 몸을 닦고 남을 다스리는 공부를 합하여 말한 것이니, 곧 《대학》에 이른바 명명덕(明明德)·신민(新民)·지어지선(止於至善)입니다.

그 둘째 편의 수기(修己)란 것은 곧 《대학》에 이른바 명명덕이니, 그 조목이 열 셋입니다. 1장(章)은 총론(總論)이고, 2장은 입지(立志), 3장은 수렴(收斂)인데, 이것은 추향(趨向)을 정하고 방심(放心)을 구하는 것으로서 《대학》의 근본을 세우는 것입니다. 4장은 궁리(窮理)라 하였는데, 이것은 곧 《대학》에 이른바 격물(格物)·치지(致知)입니다. 5장은 성실(誠實), 6장은 교기질(矯氣質), 7장은 양기(養氣), 8장은 정심(正心)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곧 《대학》에 이른바 수신입니다. 10장은 회덕량(恢德量), 11장은 보덕(輔德), 12장은 돈독(敦篤)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성의·정심·수신의 남은 뜻을 거듭 논한 것입니다. 13장은 그 공효(功効)를 논한 것으로서 수기의 지어 지선을 말한 것입니다.

그 셋째 편은 정가(正家), 넷째 편은 위정(爲政)이란 것인데, 곧 《대학》에 이른바 신민이니 정가는 제가(齊家)를 말한 것이고 위정은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말한 것입니다. 집을 바르게 하는 조목이 여덟 가지인데, 그 1장은 총론이고, 2장은 효경(孝敬), 3장은 형내(刑內), 4장은 교자(敎子), 5장은 친친(親親)이란 것인데, 어버이께 효도하고 아내와 자식에게 모범이 되고 형제 간에 우애하는 도리를 말한 것입니다. 6장은 근엄(謹嚴), 7장은 절검(節儉)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미진한 뜻을 부연한 것이고, 8장은 곧 이룬 효과를 설명한 것이니 제가의 지어 지선을 말한 것입니다.

위정(爲政)의 조목이 열 가지이니, 그 1장은 총론이고, 2장은 용현(用賢), 3장은 취선(取善)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곧 《대학》에 이른바 ‘어진이라야 제대로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할 수 있다.’는 것을 이른 것입니다. 4장은 식시무(識時務), 5장은 법선왕(法先王), 6장은 근천계(謹天戒)라 하였는데, 이것은 곧 《대학》에서 인용한 바 ‘은(殷)나라를 볼지어다. 큰 명(命)을 얻기는 쉽지 않다[儀監于殷 峻命不易]’의 뜻입니다. 7장은 입기강(立紀綱)이니 곧 《대학》에 이른바 ‘나라를 소유한 사람은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치우치면 천하의 죽임을 당한다.’는 뜻입니다. 8장은 안민(安民), 9장은 명교(明敎)이니 곧 《대학》에 이른바 ‘군자(君子)는 혈구(絜矩)의 도가 있어서 효제(孝悌)를 일으키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0장은 공효(功效)로써 종결하였는데,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지어 지선을 말한 것입니다.

그 다섯째 편은 성현 도통(聖賢道統)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대학》의 실적(實跡)인 것입니다. 이를 합하여 이름을 《성학집요》라 하였습니다."

이어 차자를 올려 학문과 정치하는 방법을 극론하였고, 끝에 또 기질을 변화시키는 공효와 성심으로 어진이를 쓰는 실상을 명백히 변론하였으며, 상의 과실(過失)을 지적하여 진술하였는데, 아주 적절하고 말이 간곡하여 수천 마디나 되었다. 상이 답하기를,

"바친 《성학집요》는 정치하는 방법에 도움이 있으니 매우 가상하다."

하였다. 다음날 상이 경연에 나아가 이이에게 이르기를,

"그 글이 매우 긴요하니 이는 부제학의 말이 아니라 곧 성현의 말씀이다. 다만 나는 불민하여 아마 행하지 못할 듯싶다."

하니, 이이가 아뢰기를,

"상께서 언제나 이런 분부를 하셨기 때문에 신하들이 걱정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자질이 탁월하니 성학(聖學)에 있어서 하지 않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송 신종(宋神宗)이 명도(明道)의 말을 듣고서 ‘이는 요순(堯舜)의 일인데 내가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하자, 명도가 슬픈 낯빛으로 말하기를, ‘폐하의 이 말은 종사(宗社)와 신민의 복이 아닙니다.’ 하였습니다. 지금 전하의 말씀이 이에 근사하지 않겠습니까."

하였다. 이이는 임금을 도우려는 뜻이 간절하여 여러 차례 물러갔다가 다시 나왔으나, 자신의 말이 쓰이지 않자 스스로 나라에는 공이 없고 학문에는 해로움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계유년 에 조정에 들어오고서부터 책을 편집하여 규범을 바치려고 하였는데, 경(經)·전(傳)·자(子)·사(史)에서 널리 채집하여 3년 만에 책이 이루어지자, 이때에 이르러 바친 것이다.

 

 

***** 오다 노부나가가 다케다군을 궤멸시킨 것은 1575년 나가시노전투에서였다.다케다 신겐은 그 2년 전에 병사하였다. 오다 노부나가는 최고의 칼잡이 기마군단을 막대한 총포로 궤멸시켜버린 것이다. 당시 조선은 어떤 상황이었나 궁금해져서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았다. 선조 집권 8년차였고 부제학 이이가 '제왕학의 요체'라 할 수 있는《성학집요 》를 지어 선조에게 바치고 있었다.또한 명나라는 만력제가 재위3년 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역사의 우연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늘 오다 노부나가보다는 다케다 신겐이 더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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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한 연구 문지클래식 7
박상륭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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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때 이 작품을 처음 읽고 한없이 작고 부끄러운 자신을 보았었다. 이 개정판을 읽어보니 저자의 작품들로 인해 깊이를 알 수 없을 번민과 혼란을 마주하던 때가 다시금 떠오른다. 몇 번을 반복해 읽고 난 결론은 솔직하게 나에겐 이 책의 번역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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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에 대한 실재론적 고찰 - 우리의 행동은 어떻게 진실의 가치를 가질까?
T. M. 스캔론 지음, 김대근 옮김 / 텍스트CUBE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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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스캔런의 이론을 접할 수 있게되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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