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감옥
우라가 가즈히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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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가 가즈히로의 장편소설 ‘수면의 감옥’을 읽었다.

200쪽의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책의 띠지를 보면 클로즈드 서클,

교환 살인, 밀실 트릭, 서술 트릭까지

본격 미스터리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집어넣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것도 23세의 어린 나이에 쓴 작품이다.

 

 소설은 두 명의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바로 아야코의 연인이었던 우라가와 실연을 당한 사에코이다.

우라가는 친구 기타자와, 요시노와 함께 아야코를 계단에서 밀었다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에

아야코의 오빠에 의해 방공호에 갇히고 만다.

사에코는 자신을 버린 히로시에 대한 증오로 인해

메일을 통해 만난 사라코와 교환 살인을 하려고 한다.

 

 기본적인 줄거리가 흥미로워서 술술 읽는 동시에 띠지에서 대놓고 여러 트릭이 있다고 하니

과연 어떤 반전으로 놀라게 할지 궁금한 마음에 이것저것 추측하면서 읽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반전 중 하나는 맞히고 나머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방공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진상이었다.

다만 가장 마지막 결말은 굳이 필요한 내용이었을까 의문이 들긴 했다.

어쨌든 오랜만에 흥미로운 본격 미스터리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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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메이즈 러너 시리즈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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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대시너의 장편소설 ‘메이즈 러너’를 읽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메이즈 러너’의 원작 소설이다.

2년 전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보았는데

굉장히 재밌었던 영화여서 원작 소설을 뒤늦게 읽게 되었다.

책의 줄거리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문도 모르고 미로에서 살게 된 소년들이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인데 책을 다 읽은 결과

책을 영화로 각색한 과정이 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로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충분히 보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장면 장면들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특히 미로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탈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은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이미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책을 보았고

영화와 책의 차이점들에 대해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우선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맨 처음에 척이 토머스보고 못생겼다고 한 부분이었다.

영화에서 토머스 역을 맡은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이

등장인물 전체에서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몇몇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묘사가 달랐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영화보다 책에서 인물들은 좀 더 사납고 험한 말을 많이 한다.

특히 영화에서는 (2년 전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꽤나 온화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알비가

책에서는 툭하면 성질을 내서 책을 읽는 동안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영화와 책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아직 2편을 보지 않아서 조만간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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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박물관
아라리오뮤지엄 엮음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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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엮은 에세이집 ‘실연의 박물관’을 읽었다.

실연에 관한 82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실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보낸 물품과 산연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으로

크로아티아에 ‘실연에 관한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에세이는 거의 읽지 않아서 과연 나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했는데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짧은 내용이지만 저마다 자신이 겪은 실연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 안에 있는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평소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5번째 이야기인 자동차에 관한 내용을 읽고 있었다.

그때 지아의 ‘울어본 적 있나요’가 문득 흘러나왔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듬뿍 묻어나는 사연을 읽고 있는데

슬픈 노래까지 나와서 어느새 눈물이 흘렀다.

아직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지만 이런 글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참 아프다.

프롤로그에도 나오는데 한국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모님과의 사별에 대한 사연이 많았다고 한다.

나도 유독 부모님에 관한 내용을 읽을 때 여운이 더 남았던 것 같다.

 

 내가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중에 이별에 관한 것이 있을까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보라색 가위를 발견하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쓰던 것이니 정말 오래된 가위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가위였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가위여서 아직까지도 계속 쓰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 가위에 대한 일이 생각났다.

그 가위에는 내 짝꿍이 써준 내 이름이 적혀있다.

내 짝은 글씨를 잘 써서 내 물건들에 모두 이름을 써주곤 했다.

지금 남아 있는 물건은 그 가위뿐이다.

장난도 잘 치고 웃긴 이야기를 잘해서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 뒤로 다른 중학교를 가고 연락이 끊어졌는데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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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살인 아르테 누아르
카밀라 그레베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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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밀라 그레베의 장편소설 ‘약혼 살인’을 읽었다.

스웨덴의 스릴러로 한국에서 최초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책의 줄거리는 유명 회사의 CEO의 집에서

한 여자의 목이 잘린 시신이 발견되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세 명의 인물, 경찰 페테르, 행동심리학자 한네,

점원 엠마가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세 명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느 한 명도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엠마, 비정상적인 관계 속에 살고 있는 한네,

책임을 지는 것을 극도로 부담스러워 하는 페테르까지

세 명 모두 뒤틀린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마음에 구멍이 있다.

소설은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 외에도 세 명의 과거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그로 인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페테르와 한네가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동시에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엠마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소설의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이윽고 후반부에서

인물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이 전개되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충분히 납득은 가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남았다.

생각해 보면 작가는 충실하게 복선을 깔아두고 있었긴 했다.

그러나 내가 원했던 결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작가는 추리의 측면 외에도 뒤틀린 관계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말의 반전뿐만 아니라 세 명 모두 정상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설정으로 인해

내가 주위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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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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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었다.

‘매직 스트링’을 읽고 작가 미치 앨봄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

이 작가가 그 유명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작가는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는 교수 모리를 화요일마다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고 감동적인 책이라고 말을 했을 때

과연 나한테도 감동을 줄 것인지 반신반의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 오래된 책이기도 했고 예전에 30쪽 정도 읽었을 때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난 결과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치와 모리 교수는 여러 주제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경험에서 벗어나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가 있어서 즐거울 때는 매우 즐겁다가도 우울할 때에는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의 감정을 느낄 때가 있는데 모리 교수가 말한 대로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우울함을 인정하고 그 감정에서 벗어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나이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를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78살이나 된 모리는 나이 드는 것을 껴안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린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지금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치 앨봄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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