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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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바라 오코너의 장편소설 ‘위시’를 읽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아버지는 교도소에 가고, 어머니는 무기력증에 빠져

이모의 집에서 살게 된 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의 균열을 겪고 낯선 곳에서 살게 된 찰리는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사춘기도 왔는지 소설의 초반에 찰리는 미운 행동을 많이 한다.

마치 예전에 읽었던 ‘애프터 유’의 릴리를 보는 것 같았다.

 

찰리에게는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매일 매일 소원을 비는 것이다.

소원을 빌 수 있는 굉장히 다양한 조건들이 있어서

그 조건을 충족시킬 때마다 소원을 비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짝이는 샛별을 보았을 때나 전선 위에 세 마리의 새가 나란히 앉아 있을 때,

까만 말을 보았을 때 등등 아주 많은 경우들이 있어서

어떤 경우에 소원을 빌게 되는지 나오는 것이 꽤 신선했다.

 

찰리는 갑자기 바뀐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참 축복받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찰리의 이모 버서와 이모부 거스는 찰리를 잘 보살펴주어 부모의 노릇을 매우 잘해냈고,

책가방 친구 하워드와 그의 가족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찰리도 자신의 환경이 행복하다는 것을 점점 알아가면서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소설의 결말은 결말 자체로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온전히 마무리하지는 않은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물론 찰리의 가정환경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마법처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함은 알지만

조금 더 확실한 매듭을 지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바바라 오코너의 다음 작품 또한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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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플라이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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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 간지의 장편소설 ‘드래곤플라이’를 읽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장기가 제거된 채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 발생하여

사건의 범인을 뒤쫓는 내용이다.

 

프롤로그를 보고 나서는 판타지의 면이 같이 있는 작품인 줄 알고 소설을 읽어나갔는데

그 후로는 전혀 판타지 같은 면이 없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유령이 등장하면서 판타지가 섞여있나 싶다가

모든 것이 밝혀진 후에야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소설의 제목이 ‘드래곤플라이’인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이 소설에서는 잠자리가 매우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

시신에서도 잠자리 모양의 목걸이가 발견되었으며,

피해자는 잠자리로 유명한 히류무라 출신이다.

초반의 이즈미의 어린 시절의 내용에서도 잠자리는

이즈미의 유일한 친구로서 계속해서 잠자리가 소재로 나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소설은 누가 범인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왜 범인이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그 이유를 계속해서 파헤치려고 하지만

이 소설은 만만하게 그 동기를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여러 개의 가설을 제시하고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결국 처음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론을 내놓는다.

그 진실이라는 것은 정말 가혹하고 안타까운 것이어서 긴 여운을 남겼다.

정말 그런 식으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가부라기 특수반이 사건을 수사하게 되는데

사실 이 특수반은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는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지만 초반에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소설이었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서 작가의 전작인 ‘데드맨’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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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라면 풀빛 그림 아이 59
이명애 그림, 허은미 글 / 풀빛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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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미, 이명애 작가의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라면’을 읽었다.

조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고사리 같은 아주 작은 손으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참 귀여운데

아직 읽어 주지는 않았지만 큼지막하고 그림도 가득해서 조카도 좋아할 것 같다.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맞게 이 그림책은 산타 할아버지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미 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않게 된지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분명히 나에게도 산타 할아버지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편지도 쓰고 받고 싶은 선물도 적어 놓았던 것 같다.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필기구나 책 같이 다양한 선물들을 원했고,

크리스마스에 내가 원했던 대부분의 선물은 정말 나에게로 짠 하고 나타났었다.

이제는 더 이상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선물을 줄 산타 할아버지는 없지만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어리고 순수했던 예전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주인공 아이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산타 할아버지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받고 싶은 선물을 할아버지한테 직접 말할 수도 있고,

생일 때 할아버지도 초대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고 우기던 친구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의 기준도 가지고 있는 이 귀여운 아이는 착한 아이한테는 아주 아주 크고 멋진 선물을,

심술쟁이, 떼쟁이한테는 작고 시시한 선물을 줄 계획이다.

 

문득 어렸을 때에는 겨울을 좋아했던 것이 떠올랐다.

미끄러운 빙판 길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놀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도 했었다.

소복소복 쌓여 있는 하얀 눈을 뽀드득 밟아서 예쁜 발자국을 만들고

빙판 길을 걷다가 넘어지면 친구들과 신나게 웃었던 것 같다.

언제부턴가 겨울은 춥고 눈길을 걷다가 미끄러질까봐 싫어하는 계절이 되었다.

나이를 들면서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바로 그림에 있다.

‘크리스마스’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그림들은 이 책에 없다.

대신 한국적이면서도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들로 가득 차 있어

이 책을 더 독특하게 만들어 주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순록도 있지만 그동안 보았던 그림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서 신선했다.

책을 읽으면서 잠시 동안 아이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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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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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웨어의 장편소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를 읽었다.

소설은 주인공 리오노라가 10년 전 인연을 끊어버렸던 친구

클레어의 싱글 파티를 가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고 있다.

400쪽이 조금 안 되는 분량인데 꽤 흥미진진한 소설이었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싱글 파티에는 총 6명이 오는데, 노라, 클레어, 니나, 멜라니, 톰, 플로이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매우 짜증나는 인물, 바로 플로를 만날 수 있었다.

플로는 클레어를 신처럼 모시고 클레어를 위해 뭐든지 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싱글 파티를 계획한 것도 플로이고, 완벽한 싱글 파티를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오히려 우스꽝스러워 보이고 보는 내내 답답하고 화가 나게 만들었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인물들 간의 미묘한 감정은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고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플로의 분노 또한 커져가는 것을 보면서

현실에서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뒤편에 나와 있는 문장 ‘그곳에서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살인을 한다!’처럼

누군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설은 긴장감을 더해간다.

이 책의 탁월한 점은 끝까지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없도록 한 점이다.

또한 독자를 오리무중 상태로 만들면서도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도 훌륭하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리오노라는 기억을 잃고 되찾으려고 노력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끊임없이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독자는 여러 가지의 가능성 중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채로 소설을 계속 읽어 나가게 된다.

결국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상은 설득력이 있었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루스 웨어의 다음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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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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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카와 유타카의 장편소설 ‘크리피’를 읽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매우 복잡하지만, 옆집 소녀가 아빠로 보이는 사람을 두고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에 앞서 일가족 행방불명 사건, 스토킹 사건 등도 나오는데

이러한 사건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은 과연 평범한 사람일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것 같은 이 책은

여러 사건들이 무시무시하지만 진짜로 나의 주변에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소름이 돋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인 ‘크리피’처럼 정말 섬뜩할 정도로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소설에서 무시무시한 악당으로 보이는 니시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처럼

위험한 행동들을 연달아 한다.

특히 옆집 소녀가 도움을 청하러 집에 들어왔을 때의 장면은 긴박감이 느껴지고 스쳤다.

 

사건의 전말이 모두 드러나고 약간의 반전도 밝혀지는 후반부에서는

중간만큼의 스릴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매우 찝찝하고 섬뜩한 소설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나 또한 이웃 사람들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표면적인 정보 외에 아는 것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정상 사람인지, 사이코패스인지 알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니지시마 히데토시, 다케우치 유코 등이 출연하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소설의 내용대로라면 영화가 꽤 잔인할 것 같지만 영화로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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