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럼 붉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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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라 시무카의 장편소설 ‘피처럼 붉다’를 읽었다.

작가는 이 작품 ‘피처럼 붉다’가 첫 장편소설인데

1년 만에 48개국에 판권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충분히 즐길만한 스릴러이며,

후에 나올 속편에도 관심이 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책의 줄거리는 우연히 피가 묻은 3만 유로를 발견하게 된 소녀 루미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과 몇몇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있어서 더욱 흥미가 갔다.

우선 배경이 겨울이라는 점이다.(3월로 넘어가긴 하지만 매우 추워 보인다.)

‘피처럼 붉다’에서는 매우 추운 날씨를 지속적으로 묘사하여 작품에 냉기를 더하고

겨울과 추운 날씨를 추격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긴장감을 더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백설공주라는 캐릭터를 인물의 이름과 사건의 전개에 활용함으로써

완성도를 더했다.

 

 다음으로는 생생한 캐릭터의 구축에서 유사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스노우맨’에서는 해리 홀레라는 입체적인 인물이 작품 내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을 보이는데,

‘피처럼 붉다’에서는 루미키가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

루미키는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침착하고

변장이나 자신의 자취를 감추는데 능하여 비범한 모습마저 보인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그럼에도 작가는 고등학생의 한계를 잊지 않고 적용하여

위기를 곳곳에 부여한다는 점이다.

그녀의 과거나 성격에 있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있는 것 같아 속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의 루미키의 거침없는 활약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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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형석 옮김 / 북스테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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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었다.

고등학생 때 어린 왕자 캐릭터를 좋아했다.

어린 왕자 필통과 핸드폰 케이스를 구매하여 가지고 다녔다.

원래 어느 하나에 빠지면 굉장히 푹 빠지는 성격이라서 더 유별났는지도 모른다.

왜 좋아했는지 정확히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린 왕자를 읽은 것은 너무 예전이라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는데도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아마도 처음에는 그냥 어린 왕자가 멋져 보여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러던 중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어린 왕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다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어린 왕자는 참 쓸쓸하다는 것이었다.

어쩜 말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렇게도 쓸쓸하고 처연하게 하는 것인지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비행사가 어렸을 때 상상력을 듬뿍 담아 그렸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단번에 알아차린 어린 왕자,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양을 그리게 되어 상자로 대충 그린 그림을 마음에 들어한 어린 왕자.

어린 왕자의 여러 행동과 말들은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 긴 여운을 주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여우와의 만남이 그려진 장면이다.

처음으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 어린 왕자와 길들임을 설명하는 여우.

여우의 입에서는 책 ‘어린 왕자’의 수많은 명대사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두 구절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때 시간이 지날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가슴이 두근거려 안절부절 못 할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첫 번째 구절을 읽으며 최근에 내가 저런 행복함과 두근거림을 느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어릴 때에는 친구들과 놀러가기 전에 항상 저런 기분을 느꼈는데

지금은 쳇바퀴처럼 일정하고도 새로운 것이 없게 변해버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참 와닿는 말이다.

어른이 될수록 눈에 보이는 돈에 아등바등하며 살 수밖에 없어지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나도 나만이 웃을 줄 아는 별, 하늘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 바로 ‘어린 왕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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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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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장편 소설 ‘괴담의 집’을 읽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노조키메’에 이어 네 번째로 읽는 작품이었다.

‘노조키메’와 마찬가지로 미쓰다 신조 작가 본인이 등장하여 현실과 허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다섯 가지의 괴담을 소개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독특한 특징은 괴담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괴담들의 공통점과 배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이 작품 또한 만족스럽게 읽었다.

다섯 가지의 이야기는 [저편에서 온다], [이차원 저택], [유령 하이츠],

[미츠코의 집을 방문하고서], [어느 쿠루이메에 대하여]이다.

 

[저편에서 온다]는 벽장 속에 있는 괴이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무섭지는 않았지만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나 영화 ‘돈 비 어프레이드’가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이차원 저택]은 이 책의 표지에도 나오는 와레온나라는 존재가 나오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 책의 표지는 우리 집에 있는 표지 중에서도 매우 무서운 편에 속하여서

책을 그만 읽고 잠시 책상에 올려놓을 때 꼭 뒤표지가 위로 오도록 놓을 정도였다.

와레온나와 마주치게 되는 소년의 이야기를 읽다가 왠지 모르게 주위를 살필 정도로 섬뜩했다.

 

[미츠코의 집을 방문하고서]는 다섯 이야기 중 가장 무섭게 읽은 이야기였다.

이상한 종교에 빠져버린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미츠코의 집을 방문한 소녀의 이야기인데,

사실 무서운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며 볼 정도로 굉장히 무서웠다.

특히 벽보는 그냥 보기에는 어린 애들 장난처럼 보이지만

그것과 관련된 일이 실제로 벌어질 때 소름이 끼쳤다.

 

미쓰다 신조와 미마사카는 이 다섯 가지의 괴담의 공통점과 괴이의 주체를 찾고자 노력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다섯 가지 괴담의 유사성을 드러내는 점에서는

섬뜩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한 공통점을 추출해내는 과정에서

둘의 대화가 많이 요구되었다는 점에서는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또한 일본의 생소한 지명과 문화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했다.

하지만 일본 작가 중에서 미쓰다 신조보다 무서운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는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아 있는 그의 작품들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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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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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다 이라의 장편소설 ‘엔젤’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준이치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후 유령으로서 누가 자신을 살해했는지,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소설이 쓰인데다가

초반에는 주인공 준이치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라 지루한 면이 다소 있었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다 보며 밝혀지는 여러 진실과 사건들이 겹치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강제로) 회고하는 준이치를 보면서 ‘주마등’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사실 매우 천천히 진행되었기 때문에 주마등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길긴 했다 ^^;

 

 소설을 읽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령으로서 인간 세계에 관여할 수 없다는 한계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난관을 만났을 때

부드럽게 곡선을 그려서 올바른 길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설계에 감탄했다.

자신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내고

그들의 계획을 막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는 부분에서는

어렸을 때 읽었던 책 ‘마틸다’가 생각났다.

마틸다의 노력과 준이치의 노력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준이치가 유령으로서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큰 쾌감을 느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작은 반전 아닌 반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그런 반전을 주었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점은 분명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읽고 싶은 책은 없지만,

뭐라도 읽고 싶은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선택하기에 좋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이 작품이 2016년에 읽은 첫 책이 되었는데, 재미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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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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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장편 소설 ‘노조키메’를 읽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일곱 명의 술래잡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에 이어서

세 번째로 읽는 것이다.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 ‘일곱 명의 술래잡기’보다 재미있었는데,

‘노조키메’는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손에 땀을 쥐면서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노조키메라는 어디서든 엿보는 귀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어서

시게루의 이야기와 아이자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두 이야기 모두 굉장히 소름 돋는 섬뜩한 이야기라서 읽는 즐거움이 컸다.

미쓰다 신조는 앞선 두 작품도 그랬지만 그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서 읽다가

한 번씩 주위를 둘러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번 ‘노조키메’는 특히 어디선가 엿보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욱더 주위를 살펴보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작가는 서장에 스스로 등장하여 이 책을 읽는 동안

괴이한 현상을 겪게 된다면 책을 덮으라고 친절하게 경고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서

엄청나게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서 작가의 치밀함에 감탄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시게루의 이야기가 더 무서웠다.

특히 카즈요에 대한 묘사는 너무 섬뜩해서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읽을 수 있었다.

집에 혼자서 있는데 소름끼치는 책의 표지와 더불어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 책을 덮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무서운 몰입감으로 인해 하루 만에 다 읽게 만들었으니

정말 그 분위기 조성만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읽은 세 권의 미쓰다 신조 작품이 모두 만족스러워서

앞으로 믿고 보는 작가가 될 것 같다.

바로 이어서 ‘괴담의 집’을 읽을 계획이다!

P.S. 시작은 호러에 결말은 논리적으로 끝내는 것은

미쓰다 신조의 작품 특징으로 굳혀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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