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그리고 축복 - 장영희 영미시 산책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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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에서 나온 영미시 산책 ‘생일 그리고 축복’을 읽었다.

장영희 교수가 영미시를 번역하고 그에 관한 생각이 김점선 화백의 그림과 함께 나온다.

시를 자주 찾아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읽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영미시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책으로 인해 정말 오랜만에

영미시를 좋은 번역과 함께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포스트잇으로 표시하면서 읽어나갔는데

꽤 많은 페이지에 포스트잇이 붙었다.

지금부터 그 중 몇 개의 시를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에밀리 디킨슨의 ‘3월(MARCH)’이다.

봄이 오는 기쁨을 노래한 시인데 그 표현 방식이 참 신선하다.

3월에게 말을 걸며 와서 너무 좋다고 벅찬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이다.

3월이 거의 다 가긴 했지만 지금 읽기 참 좋은 시였다.

 

 두 번째 시는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사랑의 증세(Symptoms of Love)’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을 아주 잘 묘사하여 재밌게 읽었다.

아마 이 시에서 묘사하는 사랑은 짝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두통이 오고, 몸이 여위고, 노크 소리에 귀기울이는 표현을 보고 짝사랑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 시는 에밀리 디킨슨의 ‘희망은 한 마리 새(Hope is the Thing with Feathers'이다.

희망을 한 마리 새로 표현한 이 시는 절망에 빠졌을 때를 생각나게 하여

더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아무리 심한 폭풍도 그 새의 노래를 멈추지 못하며,

아무리 절박해도 빵 한 조각을 청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마음에 쏙 들었다.

 

 네 번째 시는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동화(Fairy Tale)’이다.

4줄로 된 짧은 시지만 왠지 모르게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시였다.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미녀와 야수’도 생각나는 시인 것 같다.

희망이 가득 찬 내일을 꿈꾸는 아이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다섯 번째 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못한 길(The Road Not Taken)'이다.

이 시는 몇 안 되는 이미 알고 있던 시였는데, 바로 고등학교 영어 시간에 배웠기 때문이다.

그 때도 참 좋은 시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하나의 선택을 하고 나면 다른 선택에 대한 미련이 남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 시를 기억한다면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질 것 같다.

 

 여섯 번째 시는 랭스턴 휴스의 ‘어머니가 아들에게(Mother to Son)'이다.

이 시도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고등학교인지 대학교인지는 살짝 헷갈린다.

특히 기억이 남는 구절은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다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r stair)’로

이 시도 힘들 때마다 읽으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시인 것 같다.

여러 시를 읽으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P.S. 비채의 책 표지는 언제나 마음에 들지만 이번 책도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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