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글라스의 장점은 뭘까요? (중략). 하지만 5년, 10년 후, 카메라 해상도가 높아지고 통신 속도 또한 많은데이터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빨라지면 인간의 눈과 다름없는 화질로 AI가 실시간으로 반응해 주는 화면을 볼 수있을 겁니다. - P106

첫째, 애플리케이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중략). AI가 사람의 필요를 파악하고 그때그때 알아서 구동하면 됩니다. - P106

흥미롭게도, 샘 올트먼, 조너선 아이브(아이폰 디자이너), 손정의(소프트뱅크 회장)가 비밀리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멀티모달 AI 시대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없는 아이폰 같은 기기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 P107

문제는 디스플레이, 휴대폰, 반도체가 한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 P108

다가올 다음 단계의 AI는
어떤 모습일까?


(전략) 이제 우리는 생성형 AI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로드맵은 뻔합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맞이하게될 것은 다름아닌 에이전트 AI(Agent AI)입니다.
- P108

AI가 이걸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메뉴를 누르는 데이터를 멀티모달로 학습하면 됩니다. (중략). 그리고 다음 단계는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 P109

이게 멀티 에이전트Multi-Agent 입니다. 오픈 AI는 2025년 여름멀티 에이전트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2025년 3월 6일 중국에서 ‘마누스MANUS‘라는 멀티 에이전트가 나왔습니다. (중략).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늦어도 5년 안에 멀티 에이전트가 보편화될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 P110

MCP와
로보틱스

그리고 또 하나, 현재 AI 업계에서가장 화제인 키워드 중 하나는 MCP, 즉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 입니다. (중략).
하지만 2024년 11월, 앤트로픽이 MCP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단일화된 표준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 P110

MCP가 표준이 되면 에이전트 AI 개발이 훨씬 쉬워집니다. - P111

다음은 피지컬 AI, 즉 로보틱스입니다. (중략). 하지만 이제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 P112

문제는 이 로봇들이 ‘깡통‘이라는 점입니다. - P113

엔비디아는 2025년 1월 로보틱스용 소형 GPU ‘젯슨 토르jen Thor‘를 공개했습니다. 이 GPU를 로봇에 탑재하고 멀티Jetson에이전트 AI를 심으면 자율적인 두뇌를 가질 수 있지요. - P114

테슬라는 2025년에 옵티머스 5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중략). 그래도 5년 안에는 가능하리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 P115

인간의
마지막 도전

기계 학습에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지도학습 supervised learning은 간단합니다. (중략).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는 인간도 정답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P116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강화 학습입니다. 정답은 모르지만, 기계가 계속해서 시도하다가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면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점점 정답을 내놓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 P117

이 문제는 2024년 12월 24일 GPTO3가 등장하면서 드디어 해결됐습니다. GPT-O3는 체인 오브 소트Chain of Thought (CoT)라는 새로운 강화 학습 방법을 사용합니다.  - P117

이 방법은 GPT-O3가 제안한 이후로 엄청난 성과를 냈습니다. 대표적으로 ARC-AGI(Abstract and Reasoning Corpus for Artificial GeneralIntelligence) (범용적 인공지능을 위한 추상적 및 추론적 코퍼스)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 P118

하지만챗GPT 같은 모델은 인간이 쓴 문장을 학습했기 때문에, 단순히 암기로 문제를 푸는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테스트가 바로 ARC-AGI 테스트입니다.  - P119

기존 AI는 이런 문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정확도는 0%에 수렴했지요. 하지만 GPT-O3는 88%를 달성해 사람(75%)보다 추상화를 더 잘한다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가 들썩였습니다. 추상화 능력은 왜 중요할까요?  - P121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계산량입니다. CoT 방식을 사용하는 GPT-O3는 프롬프트 하나를 처리하는 데에 GPU 서버 비용이 140만원에서 1,40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말이 안되는 비용이지요. - P122

오픈 AI는 2025년 여름 더 효율적인 버전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그 전에 갑자기 2025년 1월 10일 중국의 딥시크DeepSeck가 비슷한 성능을 100분의 1 비용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P122

챗GPT가 ARC-AGI 테스트를 통과한 후, 2025년 3월 24일더 어려운 테스트가 나왔습니다. 인간은 AI에 지기 싫어합니다.
이 테스트는 인간이 만든 문제를 거의 다 푸는 AI를 막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저도 풀어봤지만 못 풀었습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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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달


따스한 회색빛 8월 저녁이 이미 도시에 깔려 있었고 포근하고 따스한 공기가 여름의 기억이 되어 거리에 맴돌았다. 일요일의 휴식을 위해 셔터를 내린 거리는 옷차림 밝은 군중으로 붐볐다. - P62

두 젊은이가 러틀랜드 광장의 언덕 아래로 내려왔다. 한 젊은이는 혼자서 한참 떠들어 댄 긴 이야기를 막 끝내 가는 참이었다. - P62

친구의 장광설이 끝난 것을 확신한 젊은이는 족히 삼십 초를 소리 없이 웃어 대고 나서 말했다.
"야! ・・・・・・ 기막힌 얘긴걸!"
목소리에 박력이 모자라다 싶었는지 하던 말에 힘을 실으려고 익살스럽게 덧붙였다.
"별나고 희한하고, 뭐랄까, ‘기발‘하기까지 한 얘기야!" - P63

 대부분의 사람들한테서 기생충 취급을 받았지만 이런 평판에도 불구하고 레너헌은 항상 수완도 좋고 입심도 좋아서 친구들이 합세해서 그에게 무슨 골탕을 먹이는 일은 없었다. - P63

레너헌이 물었다.
"그래, 콜리, 자네. 그 여자를 어디서 낚았나?"
콜리는 윗입술을 혀로 날름 핥으며 말했다.
"(전략), 배고트 거리에 있는 집에서 허드렛일하는 하녀라고 하더라고. (중략). 그러더니 하룻밤은 끝내주게 근사한 시가를 두 개 가져왔는데, 와, 말도 마, 이전에 만나던 남자가 피우던 물건이라는데 진짜 최상품인 거 있지.…………. (후략)." - P64

레너헌이 말했다.
"자네가 결혼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나는 백수라고 말해 주었거든." 콜리가 말했다. - P64

레너헌은 다시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여태껏 재미있는 얘기를 숱하게 들어 왔지만 이렇게기막힌 얘기는 처음일세."
이 치켜세우는 말에 답하듯 콜리의 걸음걸이가 성큼성큼커졌다. 그 우람한 몸을 흔들어 대니 콜리의 친구는 보도에서차도로 내려가 몇 발짝 깡총깡총 뛰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다. - P65

콜리는 대답 대신 여부가 있겠느냐는 듯이 한쪽 눈을 찡긋했다.
"그 여자가 순순히 말을 들어줄까?" 레너헌이 미심쩍은 듯물었다. "여자라는 게 도통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원."
"얘는 끄떡없어." 콜리가 말했다. "이런 애 꼬드기는 것쯤은 일도 아냐. 나한테 뽕 갔다니까." - P66

"괜찮은 하녀만 한 게 없지." 콜리가 단언했다. "이 말을 단단히 새겨 둬."
"여성 편력의 대가 가라사대." 하고 레너헌이 받았다. - P67

레너헌이 말했다.
"자네 탓이겠지."
콜리가 냉정하게 말했다.
"나보다 앞서 걔를 건드린 다른 놈들이 있었어."
이번에는 레너헌이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레너헌은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미소를 띠었다.
"콜리, 어디서 누굴 속이려고 그래?"
"맹세코 진짜라니까!" 콜리가 말했다.  - P68

"저기 있다!"
흡 거리 모퉁이에 젊은 여자가 서 있었다. 푸른색 옷과 흰색 세일러 모자 차림이었다. 연석 위에 서서 한 손에 든 양산을 흔들고 있었다. 레너헌이 활기를 찾으며 말했다.
"쟤 관상이나 한번 보자, 콜리."
콜리가 친구를 흘낏 곁눈질하더니 불쾌한 웃음을 씩 웃으며 말했다. - P70

콜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대며어슬렁어슬렁 길을 건너갔다. 그 몸집과 느긋한 걸음과 듬직한 구두 소리에서는 어딘가 정복자의 티가 났다. - P71

레너헌은 셸번 호텔까지 걸어가서야 걸음을 멈추고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다 둘이 이쪽으로 오다가 오른쪽 길로 접어드는 걸 보고는 메리언 광장 한쪽을 따라 하얀 신발로 살살 디디며 그 뒤를 따랐다. - P72

 마침내 ‘간이식당‘이라는 흰 글자를 머리에 이고있는 초라한 몰골의 가게 창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유리창 위에는 ‘진저비어‘와 ‘진저에일‘이라는 두 단어가 흘림체로 쓰여 있었다. 커다란 푸른 접시 위에 잘라 놓은 햄 하나가몸을 드러내고 있었고 옆에 있는 접시 위에는 매우 부드러운 건포도 푸딩이 한 조각 놓여 있었다. - P73

"완두콩 한 접시에 얼마요?"
"1펜스 반이에요."
"완두콩 한 접시하고 진저비어 한 병 주시오."
들어오면서 실내가 잠잠해졌기 때문에 얌전한 티를 감출요량으로 짐짓 거친 말투를 썼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연스럽게 보이느라고 모자를 머리 뒤로 눌러 썼고 식탁에 팔꿈치를 올려놓았다. - P74

레너헌은 꾀죄죄한 처녀에게 2펜스 반을 지불하고 상점을 나와 다시 헤매기 시작했다. 케이플 거리로 접어들어 시청 쪽으로 걸었다. 그다음에는 데임 거리로 꼬부라졌다. 조지 거리 모퉁이에서는 친구 둘을 만나게 되어 걸음을 멈추고 얘기를나누었다. - P75

생각이 다시 바빠졌다. 콜리가 성공적으로 일을 성사시켰는지 궁금했다. 콜리가 여자에게 지금쯤 요구를 했을지, 아니면 끝내 얘기를 못 꺼낼지 궁금했다.  - P76

 둘이 멈추면 자신도 멈추었다. 둘이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젊은 여자가 층계를 내려가 어느 집의 지하 출입구로 들어갔다. 콜리는 현관에서 약간 떨어진 길모퉁이에 남아 있었다. 몇 분인가 지났다. 이윽고 현관문이 조심스레 살며시 열렸다. 웬 여자가 현관 계단을 뛰어 내려오더니 기침을 했다. 콜리는 몸을 돌려 그 여자 쪽으로 갔다.  - P77

콜리는 누가 부르나 하고 고개를 돌리더니, 전처럼 걸음을 계속했다. 레너헌은 한 손으로 어깨 위에 비옷을 걸치며 그 뒤를 따라 뛰어갔다.
"어이, 콜리!" 하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 - P78

레너헌이 물었다.
"어찌 됐어? 일은 잘 풀렸나?"
둘은 일리 플레이스 모퉁이에 이르렀다. 콜리는 여전히 아무 대답 없이 왼쪽으로 틀어 옆길을 따라 걸어갔다 - P78

콜리는 첫 번째 가로등에서 멈추더니, 꼼짝 않고 앞을 노려보았다. (중략). 손바닥 위에서 조그마한 금화¹⁸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18) 소버린, 1파운드(=12실링)짜리 금화로 적어도 처녀의 예닐곱 주 급여에 상당하는 금액. - P78

작품 해설

제임스 조이스는 단순히 모더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를 넘어서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서도 드물게 큰 영향을 끼친 대작가이다. - P321

(전략). 다만 예술가에게 중요한 탐구와 표현의 대상을 삶의 외적인 양상보다는 인간의 내면 의식에 더 치중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서술 기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 P322

. 쉽게 말해서, 대중에게는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지만, 문학 전공자들에게는 더없이 주목해야 할 작가로 꼽히는것이다. - P322

세계적인 작가의 단편집 중에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만큼 널리 읽히고 또 예술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아마 흔치 않을 것이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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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은 점점 나빠지고, 충동 장애가 생긴 것 마냥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어색해집니다. 그렇지만 대화 중 약 10초간의 침묵을 못 견디는 것이 힘든 것이 비정상이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완독하지 않더라도, 또 완독할 의지가 없더라도 쓴 부분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나중에 기억하기 좋아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강박과 의무가 되어서 그런지 하기 역설적으로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젠간 써야합니다. 왜냐하면 기억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읽는 것이 좋아도 같은 것을 다시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이는 같은 음악을 반복적으로 듣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전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입니다.
최근 10대의 어휘력 부족 이야기는 매번 들을 때마다 지겹단 생각이 들 때 쯤 그렇담 최근 수능은 뭐가 달라졌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보는데 못 푸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왜 어휘력 그리고 문해력 이야기는 나올까.
여러 생각은 많지만 확답을 하기 힙듭니다. 다만 누군가 이 말을 한다면,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말을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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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은둔족 살인마 사건의 피해 여성 신원을 확인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가 심층 취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 P310

"거주자가 작년에 사망했는데 왜 빈집으로 방치됐지? 공공주택이 부족해서 5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 P310

"사망한 지 반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임대료는 누가 낸 거야?"
"주택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임대료를 밀리지 않았다. 자동이체를 해놓았나 봐. 가족이 없으니 은행에서도 사망 사실을 알 수 없어서 계좌를 동결시키지 않은 거야."
"공공 주택의 임대료가 싸다고는 해도 제보자는 쑨수의은행 잔고가 몇만 홍콩달러도 안 될 거라고 했는데 반년 넘게임대료가 빠져나갈 수 있었겠어?" - P311

"쑨수칭이 오래전에 저소득 가정 지원금을 신청했어요. 매달 나오는 지원금이 임대료로 빠져나간 거예요." 자치가 쑨수칭의 은행 거래 내역을 가지고 와 보고했다.
쉬유이는 자신이 칸즈위안의 말에 너무 휘둘린 것이 아닌지돌이켜 생각했다. - P311

 셰자오후를 용의선상에 올린 가장 큰 이유는 함정수사 때 현장에서 도망쳤기 때문인데, 칸즈위안은 그가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접근한 여자를의심해서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경계한 것이라고 했다. - P312

자치가 서랍에서 작은 액자를 꺼내 가까이 다가온 쉬유이에게 건넸다. 쉬유이는 액자 속 사진을 보자마자 흠칫 놀랐다.
증거였다.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배경과 옷차림으로 볼 때 - P313

"셰자오후가 바로 궈타오안인가?" 아싱도 놀랐다.
"아니겠지. 가족사진처럼 보이지만 부부가 아닐 수도 있어."
샤오후이가 말했다.
"이웃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겠지."  - P314

"강력반 형사입니다." 쉬유이가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옆집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어쩐지 수상하더라니까요!" 여자가 쉬유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말했다. "그 집 여자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렇고 그런 일을 하는 여자들 있잖아요. 한참 안 보이더니 무슨 죄를 지었어요?"
"사망하셨습니다." - P314

여자의 입에서 ‘아후‘라는 말이 나오자 쉬유이와 샤오후이는 지금 그녀의 말이 중요한 증언임을 직감했다. 셰자오후가 쑨수칭의 집을 드나들었고 이웃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쑨수칭 씨와는 무슨 관계인가요?"
"홍? 무슨 관계요? 허리를 감싸고 사진 찍은 거 보면 모르세요? 그 여자 기둥서방이었어요." - P315

샤오후이도 미간을 찡그렸지만 증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털어놓게 하는 게 형사의 기본적인 수사 기법이었으므로 듣기싫은 얘기라도 다 들어주고 그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야 했다.
"아후가 언제부터 저 집에 살기 시작했나요? 쑨수 씨와 언제 헤어졌는지 아십니까?" - P316

"아닙니다. 쑨수칭 씨 가족의 연락처를 찾고 있습니다." 쉬유이가 거짓말로 둘러댔다. 궈쯔닝의 피살 사실이 공개되면 기자들이 쑨수칭의 이웃에게 정보를 캐내려고 할 것이다. "다른 가족이 있는지 모르세요?"
"몰라요. 친척이나 친구가 찾아오는 걸 한 번도 못 봤어요. 아후의 본명도 몰라요. 사람들이 아후, 아후 하니까 그런 줄 아는 거지......." - P317

"동거 애인의 딸을 왜 죽였지?" 샤오후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 P318

쉬유이와 부하들은 셰자오후와 이 사건의 관련성을 입증할증거를 찾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난제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 증거를 찾으려면 먼저 셰자오후와 조카 셰바이천의 관계를확실히 파악해야 했다. - P319

 셰바이천이 외삼촌과 공모했어야만 사건의 퍼즐이 온전하게 완성되었다. 장기간 은둔 상태로 지내는 셰바이천의 눈을 피해 시신이 담긴 표본병 수십 개를 그의 옷장 속에 감출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 P319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진 증거로는 그를 기소할 수 없어요. 최대 48시간 동안 잡아뒀다가 풀어줘야 하는데 그를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질 뿐이에요." 자치가 말했다. - P320

다음 날 오후 쉬유이의 연락을 받은 칸즈위안이 강력반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좁은 조사실이 아니라 화이트보드와 슬라이드, 긴 테이블이 있는 회의실로 그를 안내했다. - P321

두 시간 뒤 자치가 칸즈위안이 증거를 다 살펴보았다며 팀장과 팀원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이 증거와 보고서들로 제 추리가 정확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정신이상자의 무동기 연쇄살인이 아니라 그런 사건처럼 보이게 위장한 것입니다. 자기 죄를 숨기고 법망을 피하려는 계획이죠." - P322

"궈쯔닝이 가출하기 2년 전부터 셰자오후에 장기간 성폭행을 당한 것 같습니다."
"2년이요? ・・・・・・ 아직 열 살이었을 텐데?" 샤오후이가 놀라서반문했다. 그녀도 범인이 변태 살인마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초등학생에게 손을 댔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 P324

 "먼저 제가 발견한 것들을 말씀드리죠. 경찰이 찾은 은행 거래 내역을 보면 쑨수칭의 계좌에 오랫동안 돈이 별로 없었지만 유독 이 시기에는 수입이 좋았어요. 아마도 그때고급 콜걸이었던 것 같습니다." - P325

"바로 이 시계예요." 칸즈위안이 휴대폰을 열어 손목시계를판매하는 사이트를 보여주었다. "(전략). 이 시계 가격이 10만 홍콩달러가 넘죠. (중략). 이웃 사람도 그가 기둥서방이라고 했다면서요. 그럼 쑨수칭의 수입이 좋았다는 뜻이겠죠?" - P326

"그가 여자를 등쳐먹는 쓰레기인 것과 이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자치가 조금 짜증스럽게 물었다.
"피해 남성의 신원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셨죠? 피해자가 그
"사라진 사람이라면 모든 게 맞아떨어지지 않습니까?"
일순간 회의실의 모든 게 멈췄다. - P327

"셰자오후가 궈쯔닝을 성폭행한 건 사실이겠지만, 피해 남성이 궈타오안일 가능성은 70퍼센트 정도일 겁니다." 칸즈위안이 테이블의 다른 쪽에 있던 피해 남성의 부검 보고서를 앞으로 당겼다. "(전략). 부검의는 10년이 넘었을 거라고 했죠. 우리가 상상하는 11년, 12년 전이 아니라 15년, 16년 전에 사망했을 수도 있어요. 셰자오후가 르둥보험에 다니고 있던 시기죠." - P330

"현실은 소설이 아닙니다. 독자의 기대에 가장 부응하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요. 때때로 진실이 더 허무맹랑하고 황당하기도 해요. 아무리 작은 가능성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이유죠."  - P332

"칸 선생의 추리 중 어느 하나도 셰바이천의 방에서 시신이 발견된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는군요." 쉬유이가 말했다. - P332

40년 전 비오는 밤의 도살자 사건에서 범인은 사람을 살해해 시신을 토막 내고 사진 찍은 뒤 사진관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인화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친구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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