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미술은 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가옥 구조에 첨가되는 장식의 형태로 나타난다. 병풍은 웃풍이 센 한옥 구조의 결함을 보완하거나 방안의 자질구레한 물건을 가릴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용품 가운네 하나였다. 병풍은 방안을 치장하는 도구로서 항상 주인 가까이에 놓이는실용품인 동시에 장식품이었다. 또한 병풍은 행사의 형식을 갖추는 데도 꼭필요한 물건이었는데, 집안에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에는 반드시 상황에 어울리는 그림이 있는 병풍을 둘러쳐서 분위기를 조성했다. 우리 선조들은 병풍 앞에서 돌상과 혼례상을 받았고, 병풍 앞에서 자손들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회갑연을 맞았고, 생을 마치면 관에 담겨 병풍 뒤에 누웠다. 사람의 일생이병풍과 함께 시작하고 병풍과 함께 끝났던 것이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