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 마음 읽어주는 신부 홍창진의 유쾌한 인생 수업
홍창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는 마음 읽어주는 신부로 통하는 홍창진 신부님이다. 스스로를 속세를 벗 삼은 괴짜 신부라 말하며 각종 방송과 강연을 통해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책에 실려 있는 프로필 사진을 보니 인상이 강하셔서 뭔가 비범한 기운이 느껴진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소확행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것 같은데 들을수록 맞는 말이다. 또한 행복을 뒤로 미룬 채 지금 주어진 삶을 제대로 즐기고 있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신부님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역시도 지금 현재보다는 내일을 기약하며 눈앞의 행복을 놓친 적이 많았으니까.

P.233 "인생의 가장 큰 죄는 삶을 즐기지 못한 죄다."

신부님도 사람인지라 보통의 우리들처럼 똑같은 감정과 사고를 갖고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주위의 부담스러운 기대로 어깨가 무거워지고 압박감을 느꼈던 에피소드들을 읽으니 세상에 쉬운 직업(?)은 없다는 것과 신부님이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고충이 느껴진다. 저자는 체면치레 없이 종교인으로서의 권위를 살며시 내려놓고, 몸을 낮추며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담백하고 편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특히 본인의 경험담과 지인들을 예로 들어서 말씀해 주시니 더욱 공감이 간다.

P.195 "지난 일은 모두 잘된 일이다."

하루하루 보낸 현재의 오늘은 언제가 모두 과거가 된다. 과거에 매여 현재의 소중함을 돌보지 않는다면 또 후회할 과거가 쌓일 텐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현재를 살아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 현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경우보다는 과거의 후회를 곱씹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어떠한 사건으로 불행과 행복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불행과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고 행여 불행한 일이라고 느껴도 그 사건 속에서 배우고 경험치가 쌓여 자신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얼마나 위로되는 말인가.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에 일일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프고 나쁜 기억들은 계속 생각나고 맴돌아서 나를 지옥에 머무르게 한다. 그동안 나를 지옥에 가둔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P.293 "좋은 추억은 지칠 때 힘을 주는 따뜻한 온기로 남고, 나쁜 추억은 다음 사랑을 위한 교훈으로 남습니다."

저자는 혼자 사는 삶도 좋지만 이왕이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을 권하고 있다. 인간에 치이고 사랑에 배신당해서 다시는 연애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사람도 있고 그냥 혼자인 것이 익숙해서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사랑을 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점이 가장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알게 되고 다음 연애를 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마음 한편에 다음 사람을 위한 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인간이 피해 갈 수 없는 죽음. 죽음을 항상 고찰하면서 살면 인생을 더 적극적으로 살게 된다고 한다. 어느 누구도 언제 죽을지 모르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저자는 인간이 괴로운 원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욕망에 기인한 것이라 말한다. 타인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다면 바라는 것이 없게 되어 평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이 너무 어렵다. 이와 연결해 죽고 싶지 않다는 욕망 또한 어리석은 기대이다. 인간은 당장 내일 무슨 일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나에게만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과 기대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죽음을 의식하면서 걱정하면서 살라는 게 아니다. 그만큼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즐겁게, 후회 없이 살라는 의미이다. 나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부족한 자신을 유쾌하게 받아들임으로써 내면의 평화를 지키고 싶다.

#괜찮은척말고애쓰지도말고 #홍창진 #인생수업 #에세이 #허들링북스 #마음공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시를 거두세요 - 소나무 스님의 슝늉처럼 '속 편한' 이야기
광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제와 고민 없는 인생이 있을까. 광우스님은 삶을 쉼 없이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기나긴 마라톤에 비유한다. 세상에 문제없는 사람은 없으며 겉으로는 행복하고 아무 고민 없는 사람도 속으로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태어나면서 인간의 숙명 같은 것이다. 삶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 참으면서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P.258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관심 없는 것은 제대로보지 못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착각 덩어리이다. 인간의 뇌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심리학 서적에서도 이 같은 말을 많이 보았는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고 한다.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불완전하고 허술한 뇌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성찰하는 것이다. 내가 제대로 보고 들었는지,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가슴에 품고 성찰한다면 그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깨닫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리라.

사람의 눈과 귀가 두 개인데 입은 하나인 이유. 잘 보고, 타인의 말을 잘 들으라고 눈과 귀는 두 개이지만 말은 가능한 아끼고 신중히 하라는 뜻에서 입은 하나라고 한다. 말은 할수록 손해이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지인 중에 자기 말만 하고 타인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이 있어서 얼마 전에 손절했는데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으로 인해 내 에너지와 기를 뺏길 이유는 없다. 그 사람은 말도 많지만 상대방의 말 역시 듣고 싶은 대로 듣는 모습에 질려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가벼운 말을 내뱉는 사람보다 진중한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이 좋아진다.

광우스님의 좋은 말씀은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미소가 지어진다. 스님이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명상이다. 명상하는 방법이라든지 명상의 중요성에 대해 챕터마다 다루고 있는데 명상은 어느 날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없앨 수도 있고 마음의 평안에 이를 수도 있다. 그중 분노를 녹이는 자비 명상은 나를 괴롭히고 화나게 했던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수행인데 이것은 궁극적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P.183 "번뇌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알아차림'입니다. 당신의 번뇌는 항상 당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너무 교묘해서 알아차리기가 힘듭니다."

마음의 번뇌는 가장 무섭고도 위험한 악마 같은 것이다. 광우스님은 항상 마음을 살피라고 한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생각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시라도 흘러가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다만 그 생각을 바라볼 수는 있다. 구름 같은 잡념과 망상을 밀어내려 하지 말고 가만히 들여다보자. 명상의 온전한 성취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하니 하루에 5분이라도 실천해보려 한다.

P.67 "마음공부로 당신의 마음이 평온하길,
명상수행이 당신을 자유로 이끌어주길."

마치 구수한 전래동화를 읽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는데 벌써 끝 페이지에 다다르다니 아쉬웠다. 광우스님의 푸근한 미소처럼 나도 미소를 지어본다.안팎으로 뾰족이 돋아난 가시를 걷어내고 내 마음이 평안해지기를,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광우스님 #명상 #평안 #쌤앤파커스 #가시를거두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 방
구소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대학 시절에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라는 소설을 너무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각 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바뀌면서 옴니버스로 이루어진 형식의 소설이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명백히 일어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인물들이 각자의 입장을 취하면서 사건을 재해석하고 있다. 동일한 사건인데도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사건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인물들의 속마음이 나중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 쓸쓸한 사랑을 하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은채. 분명히 연애를 하고 있기는 하나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연애에 적극적이지 않고 그림 그리는 일에만 푹 빠져 지내는 말수 적은 남자 윤이다.

P.69 "그가 사라진다면 내 삶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얼마나 피폐해질지, 생이 그대로 멈춰 버리지나 않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대신 내가 사라진다면 윤에게 나의 흔적은 얼마나 남겨질지를 상상했다."

집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무 조건 없이 윤을 사랑한 은채에게 어느 날 시련이 닥쳐온다. 하늘과 구름 그림만 그렸던 윤이 갑자기 누드화를 그리겠다며 누드모델과 같이 작업을 하고 개인전 준비를 하면서 윤의 캔버스에는 점점 여자의 누드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온실의 화초처럼 부족함 없이 자란 은채의 마음에는 질투와 공허함만이 가득 차고 그녀는 누드모델인 희경을 스토킹하며 희경의 정체에 대해 파헤친다.

누드모델인 희경에게 사랑은 가볍기만 하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유부남의 꼬임에 넘어가 마음과 몸을 다치고 그 후로도 이렇다 할 사랑을 찾지 못하고 누드모델로 활동하며 스튜디오 작가나 화가들과 아무렇지 않게 잠자리를 한다. 하지만 희경은 남동생이 사고를 쳐서 삼천만원이 당장 필요하다. 스토킹을 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은채는 희경에게 달콤한 제안을 한다.

P.226 "필요한 돈, 내가 드릴게요. 삼천만 원, 맞나요? 돈을 드리는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P.224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미망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거고 벼랑 끝에 매달린 자는 풀뿌리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분별력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었고 냉정성을 잃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희경은 은채의 달콤한 유혹을 거절하지 못하고 윤의 작업실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역시 윤의 작업실에 몰래 들어온 주오를 맞닥뜨리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주오는 어렸을 적 자위를 하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호되게 혼난 이후로 성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갖게 되는 자기만의 트라우마에 갇힌 성형외과 의사이다. 주오는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후 그 자신도 직업여성을 돈으로 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중에 같은 오피스텔에 윤이라는 화가와 희경이라는 누드모델을 알게 된다.

P.245 "예전에 아내에게서 맡았던 것과는 또 다른 솔직함. 거기에는 자유라는 호기심이 하나 더 묻어 있었다. 나는 희경을 선택했다. 그녀는 수월하게 내 손에 잡혔다."

그날, 윤의 작업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주오는 왜 윤의 작업실에 몰래 들어간 것일까. 4인 4색의 치열한 심리묘사와 함께 펼쳐지는 작가의 대담한 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각 등장인물들이 왜 그랬었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는 동시에 하나같이 안쓰럽다. 집착과 질투, 결핍과 소유욕 등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본성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파헤쳐 지고 드러나면서 사랑이라는 것은 참 어렵고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4인의 남녀가 사랑과 성에 대해 갖는 인식은 다양하고도 정답이 없다. 어렸을 적의 경험과 가치관으로 터득한, 규정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렇듯 사랑과 성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증오, 사랑의 감정들을 나도 그 역할이 되어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해 본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들이 받았던 상처는 극복되었을지..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주오가 말한 것처럼 어쩌면 인생은 끝없는 착각인지 모른다.

#파란방 #소미미디어 #구소은 #소설 #인간본성 #사랑과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과 수다와 속삭임 - 보다, 느끼다, 채우다
고유라 지음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려하지는 않아도 작가의 담백하고도 진솔한 말들이 그림과 어우러져 읽는 내내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그림에 대해 이해하고 화가의 정신이나 배경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덤비면서 읽으려 한다면 작가의 의도와 어긋날 것이다. 눈으로는 그냥 편안히 그림을 감상하고 작가가 차근차근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서양 명화 140편이 실려 있는데 의외였던 것은 목차를 보니 그 순서가 특별한 기준이 없었다는 것. 이런 그림책을 접하면 흔히 작가별이나 시대별로 순서가 짜여 있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특이하다. 그렇다고 그림 분위기나 화풍이 목차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그냥 작가의 마음이 반영된 목차인가 보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 역시 객관적인 정보나 사실에 근거한 글보다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쓰여있어 마치 한 편의 시를 감상하고 있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아 그 안에 묵직한 여운이 흐른다.

​p.320 "너무 행복한 것은 너무 가까이서 보면 행복이 저만치 달아날 것만 같다. 그래서 조금 떨어져서 보라고 사람들은 권한다. 사과 따는 사람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할까."

140편의 다채로운 명화가 실려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등등 잘 알지 못하는 작품이 더 많았지만 익숙한 그림이나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나오면 반가웠다. 또한 샤갈이나 고흐, 클림트 등 잘 알고 있는 화가뿐 아니라 생소한 화가의 작품도 많아서 오히려 좋았다.

P.267 "나는 폼 잡지 않고 영원성을 간직한 그림이 좋다"는 르누아르의 말처럼, 그의 그림에는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혹이 있다.

나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의 작품은 담백한 색조로 선과 포름을 명확하게 구현하고 풍부한 색채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는 특히 장밋빛 불그스름한 어린 소녀나 여인을 사랑스럽게 그렸는데 기교 없는 수채화 같은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맑아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그림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힐링과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느냐에 따라 그림 속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리는 과정에서 배움과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한 편의 그림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도 하고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차가웠던 마음이 따뜻해질 수도 있다. 코로나 블루로 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그림을 감상하고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아이템하우스 #고유라 #그림과수다와속삭임 #힐링 #명화 #그림 #미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6 "과거는 한 가지 판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바꿀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매력은 살아온 이야기의 판을 개작, 고쳐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이 문장을 읽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과거의 내 선택이 현재의 결과이고 미래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이미 일어난 일의 판을 바꾸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정신분석은 살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판을 바꾸도록 돕는 학문이자 기술이다. 저자는 이미 일어난 사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를 읽는 관점은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정신 분석을 받는 사람은 분석가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현재를 보다 자유롭게 살고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며 과거, 현재, 미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한다. 분석가들은 상담자의 과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들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판단하고 마음의 심층에 자리 잡은 병증을 파헤치고 무의식을 연구한다.

책은 인생의 판을 바꾸는 8개의 무의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상실감, 환상, 자기애, 정체성, 초자아, 열등감, 공격성, 고독감. 이렇게 총 8개의 무의식은 우리 마음속 아주 어둡고 깊은 곳에 자리하여 쉽게 표출되지 않는다.

P.242 "열등감은 무조건 나쁠까요?열등감의 힘이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아들러도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혜택을 자신이 직접 누렸습니다.

나는 특히 열등감 챕터를 흥미롭게 읽었다. 읽다 보면 정신분석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가 자주 언급된다.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에 대해 깊이 파고들지 않아도 프로이트와 아들러, 융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아들러는 결국 프로이트와 너무 다른 이론과 사상으로 그와 다른 길을 걷게 되지만 그가 느꼈을 열등감을 생각해 보니 안쓰럽기도 하다. 프로이트가 과거와 무의식, 개인에 관심을 두었다면 아들러는 현재와 의식, 사회에 관심을 두었던 것이다. 아들러는 자기만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개인심리학이라는 명칭 아래 관련 학회와 학술지를 만들었다. 프로이트와 대립하면서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승화시킨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300"외로움을 고독감으로 바꾸려면 외로움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의미를 알면 관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부정적 혼돈이고 고독감은 긍정적 몰입입니다."

외로움과 고독감이라는 단어는 언뜻 비슷한 뜻인 것 같아도 분명히 다르다. 전자우편, sns, 화상회의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장기간 외로움에 빠져 있다고 한다. 언택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히키코모리는 증가하고 있고 외로움을 벗어나려 소속감을 느끼고자 모임을 가져 보지만 인간관계에서 상처만 받고 더 깊은 외로움을 느낄 뿐이다. 반면에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대신에 고독감을 느낀다. 저자는 외로움은 남과 관계가 끊어진 상태이고 고독감은 나와 내가 관계를 맺은 상태라고 말한다. 우선은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람들과의 소통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내 안의 우주를 느끼며 무의식과 내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인간이 한 인간을 대상으로 그 안에 숨겨진 무의식을 읽어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찾아간다. 책은 분석가와 상담자 간에 소통하는 노하우가 간간이 실려 있기 때문에 혹시 정신의학이나 그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할 듯싶다. 누구나 마음속에 어두운 면이 있을 것이다. 이 어두운 면을 당장 밝은 면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과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삶을 꿈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희망적인 일이 아닐까.

#당신이숨기고있는것들 #지와인 #심리치료 #정신분석 #정도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