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MZ 세대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책 속에 마음을 아프게 하는 구석도 있었다.‘작중 이서기’가 자신이 받는 부당한 대우와속마음으로만 비판하는 꼰대 마인드에맞장구치고 싶은 부분들도 있었다.개중엔 엄연히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는안쓰러운 상황들도 있었다.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는‘작중 캐릭터’ 이서기는 여러모로나와 성향이 잘 맞지 않는 점들이 있었다.내가 공무원이거나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저 정도는 남아서 하든 집에서 하든실력이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공동체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 아닌가?‘’이런 부분들은 뒤에서도 노력하고 공부해야최소한의 성의를 다하는 게 되지 않나?’ 등‘나라면 이러저러하게 했을 텐데’라고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았다.본인의 의지만으로 입사한 곳이 아니고적응하기가 더더욱 어려웠을 것이고주인 의식을 갖기도 힘들었겠지만나에게는 ‘고집 센 사람의 자기 합리화’로 보이는에피소드들이 일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내가 ’작중 캐릭터‘ 이서기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이책 마지막 부분 김주성 팀장과 이서기의 대화 중김주성 팀장의 대사에서 많은 부분 나와’와, 세상에‘라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하지만 같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작가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룬 뚝심에는진심으로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목차를 다 정해 놓고도 아직도 헤매느라원고 작성도 제대로 하지 않은 내가 오히려자기 자신 앞에서 비겁하고 게으른 건 아닌지성찰과 반성을 하기도 했다.이런 의문도 든다.‘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과연 누구의 기준일까?우리가 평소 보내는 일상에서도1인분 이상 받는 건 좋아하면서왜 남에게는 1인분 이상의 몫을 하는 거에인색해지며 심하게는 장벽을 치는 것일까?
쉽게, 적당히, 대충 읽으려고 한다면지루하다고 느낄 만큼 쉬운 책.하지만 문단 별로 의미를 파고들면밑도 끝도 없이 어려워지기 시작해서사유라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 책.세상에 죽음이란 게 없어지지 않는 이상탄생은 죽어감과 같은 의미, 쌍둥이가 되어그 즉시 시한부라는 울타리에 들어선다.동전의 양면처럼 서로를 끈질기게 품는다.이런 사실을 감추며 우리의 시야를 가리는 건화염방사기로 초를 밝히려는 지나친 혈기.이글거리는 불꽃 앞에서도 얼음장 같은 마음.거부할 수 없음을 거부하며 발버둥 치는 노욕.나아가야 할 때와 나아가도 되는 때.그리고 자신의 끝을 알고 물러서야 할 때.한 사람의 생에서 이를 모두 알고 실천하는 건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어려운 일인가.시간의 발자국이 눈에 들어올 때면자신의 젊은 시절 지나쳤던 혈기를회한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고전진 대신 정체를 선택한 자신의 모습을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며 한탄하기도 한다.젊은이들은 기성세대가 뭘 줬냐고 하고기성세대는 왜 떠다 줘도 못 먹냐고 한다.착취와 절망이 한 편이 되고나약함과 방종이 한 편이 되어기약 없는 치킨 게임을 하고 있는 요즘.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식은땀을 쏟아내며매 순간 힘겹게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걸까.우리는 잘 죽기 위해 산다.죽는 것은 잘 살기 위해서다.청춘과 노년.마주 보고 있기에 같은 곳을 보고 있는 두 시절.시간 위의 시간, 세상을 초월한 시간은같이 일구어갈 때 녹음을 퍼트린다.그곳에 영원한 젊음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야표지 디자인의 진가가 드러나는 책이다.본문의 문체와 분위기를 많이 닮았다.뜨거운 열정을 가득 담아내면서도서서히 몰입하게 되는 매력이 스며있다.저자인 본인도 신기하다고 말할 만큼(그런 환경에서 자신과 형제 누구도엇나가지 않고 무사히 자란 것이)다사다난했던 가정 환경부터 시작해늦깎이, 일반적이지는 않은 신체 조건인종 장벽 등 여러 장벽들을 넘어서는 모습에서겸허한 마음이 저절로 차올랄다.발레를 썩 잘 알지는 못하다 보니ABT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뉴욕이 연고지인 세계적인 발레단.우리나라 출신인 서희 발레리나가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로 있는 곳.작년이었나 어느 인친님 스토리 편으로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공연했다는 걸 아는 정도?하지만 이 책 덕분에ABT라는 곳에 보다 관심이 생겼고유튜브에 풀영상이 있으면조만간 시간 내서 ABT의 영상들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저자가 오랜 세월 동고동락한 공동체ABT를 향한 뜨거운 사랑도 가득 느꼈다.미스티 코플랜드의 공연 영상을아직 제대로 본 적은 없는데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의 리뷰를 보면춤선이나 무용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호불호가 꽤 갈리는 무용수인 것 같다.직설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도 좋았다.본인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걸 인정했다.관련 대목 중 하나를 언급하자면’나는 진짜 대답할 수가 없었다.음악에 강음이 나왔고그냥 그 음에 맞춰 턱을 들어 올렸다.한 번도 물어보거나, 그렇다고 방법을완전히 터득한 건 아니었다.그저 알았을 뿐이다. 그건 나의 본능이었다.놀라운 건 대체로 그게 옳았다는 사실이었고.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몫도 크지만춤에 관한 한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덕분에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하고도프로가 되었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그는 전혀 숨기지 않는다.꿈을 꺾지는 않지만 희망고문 역시 없다.약간의 매너리즘과 권태에 빠졌던 나에게반성을 주는 부분들도 있었다.“아직도 발레 수업을 들어?“언젠가 어린 시절 친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물어본 적이 있었다.그 질문은 나를 참 지치게 만들곤 했다.이제는 아니지만.”응.“ 내가 대답했다.”난 영원히 발레 수업을 들을 거야.“그것이 지금 내가해야 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다시 침착하게, 머리를 높이 들어 올리고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한정된 소재로 계속 컨텐츠를 생산해야 하는회사 속의 내 모습에 잠시 버거움을 느꼈을 때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했고 당첨이 됐다.그런 내게 응원과 일침을 모두 주는 책이었다.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뒤에도스승인 러셀 서면&변화경 부부를 찾아가레슨을 받는 백혜선 피아니스트와이 부분에서 모습이 겹치기도 했다.클래식 음악가들 역시 음악 한 곡만 두고도무수히 연구하며 피땀 흘리는 사람들이고.그들의 모습을 보고 동지 의식을 느끼며다시 활력이 생겼다는 것에도이 책이 참 고맙다.발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또, 발레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큰 어려움 없이 정주행하면서감동과 가르침을 함께 느낄 수 있으니기회 될 때가 아닌, 기회를 마련해서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꽤 오래간만에 하루만에 주파한 책이다.다 읽고 나니 하나의 큰 의문 속에서몇 가지 작은 의문들이 가지처럼 뻗어나갔다.“젖은 옷이 몸에 찰싹 달라 붙어 있으면이걸 과연 오려야 할까 벗겨야 할까?”세로로 쫙 오려서 몸에서 분리한다면쉽고 빠른 방법이기는 해도다시는 그 옷을 입지 못할 것이다.새 옷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적, 비용적으로여러 노력이 들어가게 마련이다.반대로 어떻게든 벗겨서 분리해 낸다면시간은 좀 걸리고 답답하더라도벗은 다음 말리기만 하면언제든 다시 내 옷이 되어 입을 수 있다.어쩌면, 옷을 벗기는 과정에서옷이 젖어 달라붙어 있을 때를 대처하는나만의 노하우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불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술, 담배, 약물, 성적 유희 같은 방법들이당장은 내 불안을 없애줄 듯 보이겠지만상황과 시간만 다를 뿐본질적으로는 같은 내용인 불안이 또 찾아오면그때도 저 방법들로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불안의 근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갔을 때그 시발점이 완전히 지우는 게 불가능한 것이라면기약 없이 수시로 내 기억의 시야에 잡힐 거라면어르고 달래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장기적으로는 손실이 덜 가는 방법이지 않을까.‘지금까지 내 불안을 어떻게 달래고 지냈는지’불안을 대하는 내 여러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어떻게든 외면하려고도 했었고아예 내 눈을 가려서 불안이라는 존재를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여기려고도 했다.모든 옷을 똑같은 횟수로 입는 것도 아니고때로는 정말로 한 번만 입는 옷도 있는 것처럼우리가 마주하는 불안도종류와 유효기간이 저마다 제각각이다.그러나 옷처럼 내 마음대로 딱 한 번 입은 뒤영원히 치워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면시간과 인내심을 조금은 갖고서나만의 방법들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명상법뿐만 아니라일상에서 어떻게 하느님의 존재를 느끼고하느님께서 내게 바라시는 것을어떻게 나가떨어지지 않고오래도록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도따뜻하고 친절한 선생님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또, 본문 전반적으로우리의 영성 생활이 언제 어떻게 위험에 빠지는지어떤 착각과 오해들이 우리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지크고 작은 예시를 들며 설명하고도 있다.성인들 역시 위와 같은 문제에서고통받고 괴로워할 수 있음을‘이런 문제를 겪는다고 네가 나쁘거나영성 생활을 못 하고 있는 게 아니란다’라고다독이듯 이야기하니 힘이 나기도 했다.우리가 영성 생활의 안전 궤도에서 잠시 이탈하더라도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또, 각자의 자리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나의 욕망이 하느님의 선을 가리지 않도록내 뜻과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구별해 내고하느님의 선을 앞세우며 살아가야 한다는저자의 메시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안전 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점검 사항들도 소개돼 있다.이 내용을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로 재구성하면나뿐만 아니라 신심 깊은 생활을 원하는다른 신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다만 하루 동안 쾌속 정주행하며빠르게 독파하듯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하루~이틀에 한 챕터씩 읽는 것이이 책을 온전히 꼭꼭 씹어 소화할 수 있는가장 좋은 속도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