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야표지 디자인의 진가가 드러나는 책이다.본문의 문체와 분위기를 많이 닮았다.뜨거운 열정을 가득 담아내면서도서서히 몰입하게 되는 매력이 스며있다.저자인 본인도 신기하다고 말할 만큼(그런 환경에서 자신과 형제 누구도엇나가지 않고 무사히 자란 것이)다사다난했던 가정 환경부터 시작해늦깎이, 일반적이지는 않은 신체 조건인종 장벽 등 여러 장벽들을 넘어서는 모습에서겸허한 마음이 저절로 차올랄다.발레를 썩 잘 알지는 못하다 보니ABT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뉴욕이 연고지인 세계적인 발레단.우리나라 출신인 서희 발레리나가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로 있는 곳.작년이었나 어느 인친님 스토리 편으로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공연했다는 걸 아는 정도?하지만 이 책 덕분에ABT라는 곳에 보다 관심이 생겼고유튜브에 풀영상이 있으면조만간 시간 내서 ABT의 영상들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저자가 오랜 세월 동고동락한 공동체ABT를 향한 뜨거운 사랑도 가득 느꼈다.미스티 코플랜드의 공연 영상을아직 제대로 본 적은 없는데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의 리뷰를 보면춤선이나 무용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호불호가 꽤 갈리는 무용수인 것 같다.직설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도 좋았다.본인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걸 인정했다.관련 대목 중 하나를 언급하자면’나는 진짜 대답할 수가 없었다.음악에 강음이 나왔고그냥 그 음에 맞춰 턱을 들어 올렸다.한 번도 물어보거나, 그렇다고 방법을완전히 터득한 건 아니었다.그저 알았을 뿐이다. 그건 나의 본능이었다.놀라운 건 대체로 그게 옳았다는 사실이었고.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몫도 크지만춤에 관한 한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덕분에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하고도프로가 되었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그는 전혀 숨기지 않는다.꿈을 꺾지는 않지만 희망고문 역시 없다.약간의 매너리즘과 권태에 빠졌던 나에게반성을 주는 부분들도 있었다.“아직도 발레 수업을 들어?“언젠가 어린 시절 친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물어본 적이 있었다.그 질문은 나를 참 지치게 만들곤 했다.이제는 아니지만.”응.“ 내가 대답했다.”난 영원히 발레 수업을 들을 거야.“그것이 지금 내가해야 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다시 침착하게, 머리를 높이 들어 올리고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한정된 소재로 계속 컨텐츠를 생산해야 하는회사 속의 내 모습에 잠시 버거움을 느꼈을 때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했고 당첨이 됐다.그런 내게 응원과 일침을 모두 주는 책이었다.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뒤에도스승인 러셀 서면&변화경 부부를 찾아가레슨을 받는 백혜선 피아니스트와이 부분에서 모습이 겹치기도 했다.클래식 음악가들 역시 음악 한 곡만 두고도무수히 연구하며 피땀 흘리는 사람들이고.그들의 모습을 보고 동지 의식을 느끼며다시 활력이 생겼다는 것에도이 책이 참 고맙다.발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또, 발레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큰 어려움 없이 정주행하면서감동과 가르침을 함께 느낄 수 있으니기회 될 때가 아닌, 기회를 마련해서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