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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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까지 참 많이도 울었다.
만남과 이별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좋았던 기억들이 더 큰 상처였고
내 폐부까지 찌르는 가시덤불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나한테 이런 책을 읽을 여유나 있나’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면돌파를 하는 게 맞다 싶어서
책을 제공받고 리뷰를 작성하기로 했다.

요새 심장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고
오늘도 그런 상태가 더 심했다 보니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읽었는데도
하루 만에 정주행할 수 있었을 만큼
가독성도 우수한 책이다.

이 점에서 손힘찬 작가의 역량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제목도 본문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처음엔 조금 식상한 제목이라고도 생각했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을 때쯤엔
‘참 잘 지은, 책처럼 따뜻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두께의 다른 책들에 비해
무게가 가벼운 점도 마음에 들었는데
질감과 냄새로 짐작해보건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종이인가 싶었지만
책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듯한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인 만큼
상처 위에 또 상처가 나는 인연 때문에
마음이 다쳐 무너지고 아픈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느꼈던 것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훈풍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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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수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아 옮김 / 로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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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은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다시 받는 것 같기도 했고
제2의 예비신자 교리서를 읽는 느낌도 들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에
사회학적이나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대목에서는
드라마 <A.D 더 바이블 컨티뉴스>가 생각났다.
신약성경(특히 사도행전) 속 내용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도나 정치적 알력이 많이 나와
재미있게 봤었던 드라마다.
(베드로 사도 역의 배우가 심각하게 잘 생겨서
내용에 집중하는 데 종종 방해가 되긴 했지만..)

제목이 <나의 예수>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개인적인 신앙 고백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신약 성경 속의 내용을
각자의 삶에서 개인적으로 체화할 수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는 책이다.

아직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감동하기도 했고
그러다 훌쩍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천릿길도 한 걸음처럼.’
신앙생활도 인간관계도 길게 보고 한 걸음씩 가야 함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마다 개인차와 온도차도 있고
마음의 결도 다들 제각각이지만
욕심을 이기지 못해 2걸음이나 3걸음 건너뛰면
반드시 탈이 나면서 마음이 짓이겨진다.
심장을 파쇄기에 넣은 것처럼
갈가리 찢기다 밑바닥에까지 닿고 만다.

그러고선 너덜너덜해진 만신창이 심장을 안고
건너뛰었던 자리로 반드시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는 나에게
’우선 나에게 와서 다 내려놓고 쉬라고
내가 다 들어주겠다고 다 받아주겠다.‘라고
얘기해 주는 듯한 토닥임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수요일(재의 수요일)부터 사순 시기가 시작됐다.
사순을 상징하는 색깔은 파란색과 빨간색.
그것은 얼음과 불의 노래.
그리고 냉정과 열정 사이.
나에게 평화와 안식이 있기를.
DONA NOVIS PAC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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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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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어폰, 헤드폰 사는 것에
욕심부렸던 시절이 있었다.
뱅앤올룹슨 이어폰이 있으면서도
더 비싼 오디오 테크니카 이어폰을 샀고
젠하이저 헤드폰이 있으면서
더 비싼 닥터드레 헤드폰을 샀었다.

용돈 타서 쓰는 학생 살림살이에
한 달 용돈의 대부분이 들어갔던
사치스럽게 살았던 시기였다.
심지어 조별 모임이 불시에 자주 있다는 핑계로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한 것도 아니었다.

가방 욕심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상하게도(?) 가방을 사고 싶다는 생각은
만 30살이 된 지금까지도
태어나서 딱 한 번 밖에 없는데
패션에까지 욕심부렸으면
난 정말로 여러모로 골로 갔을 것이다.

그때도 음악 좋아하고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다.
친구 따라 고 이매방 선생님 보러도 갔고
하지만 그때 음향 기기들을 막 샀던 건
정말로 다양한 음향 기기들을
때에 따라 경험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욕심과 허영심의 입김이 더 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는데
당시 내가 주변에서 차지하고 싶었던 지위와
듣고 싶었던 평판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음악 좀 듣을 줄 아는 사람?
귀가 좀 예민하고 소리 잘 듣는 사람?
아이템을 자랑하지 않는 듯 자랑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저렇게 생각하기를 바랐던 걸까.

그리고...
game의 또 다른 의미는 '사냥'이기도 한데
당시의 나는 왜 각종 음향 기기로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했던 것일까.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보이길 원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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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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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란 숲, 산, 들, 바다와
그 안에서 사는 생명체들을 넘어
있는 그대로 살아감 그 이상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책”

에세이류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자서전 느낌이 강하다.

책 제목인 <희망의 이유>는
따뜻 포근하면서도 묘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
처람 느껴지기도 한다.
나름 중의적인 제목이다.

얼핏 책 재목만 보면 구순에 가까운
자연을 사랑하는 어느 할머니가
‘그래도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하고 토탁거리듯 얘기하는 책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것 자체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제인 구달 여사는 그저 자신이
삶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을 뿐인데
그 흔적들 앞에 <희망의 이유>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희망이 긍정이라는 단어와
같은 개념으로 쓰일 때도 많다.
하지만 희망은 결국
긍정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무언가를 계속 사랑할 수 있는 힘’
이라는 개념까지 포괄하는 게 아닐까.

한 가지 예로
’당신의 삶의 희망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당신이 삶을 사랑하는 이유는’과
어느 정도 겹친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옛날에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방송에서 인터뷰했던 것도 기억났다.
힐링캠프였나 무릎팍도사에서
“신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라고
(뒤에 나오는 말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름 유신론적인 얘기를 했었는데
이 방송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책의 내용이 더 와닿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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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 -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한 영적 안내서
일리아 델리오 지음, 이형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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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동안 하루에 한 챕터씩 읽길
권장하는 듯하지만
꼭 그렇게 읽지 않아도 되는 구성이다.
옴니버스 드라마나 시트콤을 시청할 때처럼
정주행하지 않고 임의로 챕터를 골라 읽어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몇 박 며칠짜리 피정 프로그램 같은 것이 있으면
많은 신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아가 이 책은 가장 쉬워 보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게도 해준다.

pg.238 하느님의 말씀을
나의 것으로 삼지 않는다면
성경은 그저 좋은 소설이나
주간 신문을 읽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한 사람의 삶에
받아들여지고 삼켜지고, 소화되어
그 사람을 성장시키고자 한다.

강론을 들을 때, 기도를 할 때, 성경을 읽을 때
‘아멘(믿습니다).’라고 하면서도
그 말씀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늘 넘어지고
때로는 좌절감에 울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심적인 어려움을 겪는
많은, 아니 대부분의 신자들에게
용기와 위로, 그리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부분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비로소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pg.163 우리가 낯선 사람을
선뜻 집에 초대하지 않듯
하느님이 우리에게 낯선 분이시라면
우리는 그분을 초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느님을 향한 신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신적 생명에
그리고 이 생명을 나누고자
우리를 초대하시는 사랑의 하느님께
신뢰를 두어야 한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믿음을 지니고 신뢰를 두라고
얼마나 자주 말씀하셨는가.

또, 우리의 마음 안에는
숱하게 반복되는 넘어짐과 실패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 힘을
언제든 주실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저 신뢰하고 맡기면 된다.

책장을 덮은 뒤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틈틈이 반복해 읽으면
위와 같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사실들을
마음에 더 깊이 새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든든해졌다.

이 책을 이미 읽은 사람들과
앞으로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내면의 평화와 영적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
하느님을 향한 깊은 신뢰가 깃들기 바란다.

pg.129 황량함은 두려움과 기대
실패의 느낌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은총이 활동하시도록 허락하는 때
곧 하느님을 신뢰하게 하는
성장의 때가 될 수 있다.
우리 사랑의 깊이는 사막과도 같은
황량함 속에서 시험을 받겠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하느님께 속하게 될 것이다.

pg.202 하느님께서 머무실 수 있도록
자신 안에 자리를 마련해 둔 사람
스스로를 열어 보이고 받아들이는 삶을 사는 사람
통제와 힘이라는 고삐를 내려놓은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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