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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신 라면 - 밥상 앞에선 오늘의 슬픔을 잊을 수 있지
원도 지음 / 빅피시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표지 가득 있어서, 끌렸던 책 <눈물 대신 라면>을 읽었습니다. 기분 좋은 날, 우울한 날, 화나는 일이 있었던 날, 특별한 날마다 떠오르는 음식이 있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배달어플을 열고 떡볶이나 닭강정이나 차돌 짬뽕을 번갈아가면서 먹었고 아플 때는 왜 매번 회초밥이나 회덮밥이 먹고 싶더라고요. 맛있는 음식이 나에게 조용히 위로가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밥상 앞에서 오늘의 슬픔을 잊을 수 있지. 뜨끈한 밥 한 끼에 힘을 얻을 때가 많아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은 실패 때문에, 상처만 남은 것 같은 관계 때문에 울고 싶다면 일단 입을 크게 벌리고 맛있는 음식부터 한입 먹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그 맛, 달콤하고, 짭쪼름하고, 매콤하고, 고소한 한입을 음미하다 보면 오늘의 걱정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힘으로 우리는 오늘을 버티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 (p.9)
너무 힘들고 지쳐서 아무것도 먹기 싫을 때도, 일단 먹어야 또 힘내서 뭐라도 할 수 있으니까 간단하게라도 챙겨 먹어요. 내가 좋아하는 그 맛, 달콤하고, 짭쪼름하고, 매콤하고, 고소한 한입을 음미하다 보면 다시 뭔가 해낼 힘을 얻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겠죠? 정성스럽게 차려낸 한 끼를 내가 나에게 선물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어도 편한 친구가 있고, 그런 상황이 어색해서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친구가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받아들여 주고, 함께 있는 게 익숙하고 편안한 친구와의 식사. 침묵은 어색하고 대화는 불편한 사람들과의 식사를 요즘 자주 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친구한테 '우리 삼겹살 먹으러 갈래?'라고 카톡을 보내봐야겠어요.

나에게 가장 완벽한 조합이 뭔지 알고 싶다고? 내 인생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먼저 산 사람의 이야기에 너무 귀 기울일 것도 없고, 내면의 목소리에 너무 빠져 있을 것도 없이 그냥 찍어 먹어보자. (p.206)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얻게 되는 것도 많지만, 나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다양하게 해보면서 알아가야겠죠?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등을 찾아가고 알아가기 위해 일단! 그냥 해봐야겠습니다.
그냥 오늘 내가 먹고 싶은 걸 잘 챙겨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나씩 해야겠어요. 오늘의 나에게도, 내일의 나에게도 필요한 건 대단한 용기보다도,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뭘 먹으면 좋을까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