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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신
한윤섭 지음, 이로우 그림 / 라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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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현실 기반 이야기를 좋아한다. MBTI에서 파워S를 맡고 있다ㅋㅋ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세계관이 동일해 설명이 필요 없고, 구조가 보이고, 실제 삶에서 일어날 법한 그런 이야기들이 좋다. 아니면 동물들이 말을 하는 세계라 하더라도 인간세계처럼 이해가 되고 설득이 되는 우화라면 잘 받아들일 수 있다. 작가의 전작인 #해리엇 처럼 말이다.

그래서 공원에서 나타난 신비로운 할머니가 소년에게 “세상 모든 게 이야기가 된다”고 알려주는 #이야기의신 의 전개는 처음엔 흥미롭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더 재미있었다. 이야기에서 하는 말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편안하다.

#봉주르뚜르 나 #서찰을전하는아이 등 내가 읽었던 #한윤섭작가님 의 이야기는 대부분 현실 기반이고, 논리와 구조가 명확한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반대쪽으로 튼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 의외였고, 동시에 작가의 폭이 꽤 넓다는 걸 새삼 느꼈다.

현실만 바라보던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잠시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게 됐고 벤치, 자동차, 마른나무 같은 사소한 것들도 이야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생각하며 할 수 있는 만큼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상상의 불꽃을 지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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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 따위 넣어둬 - 365일 퇴직을 생각하는 선생님들께
장정희 지음 / 꿈의지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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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제 맘 속에 들어오셨나요?' ㅋㅋㅋ

이 책은 사립 고등학교에서 40년 동안 재직하고 퇴직하신 선생님의 에세이이다. 제목만 들으면 차갑고 냉소적으로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오히려 따뜻하다. ‘존경’이라는 거창한 단어 대신,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동료들에게 건네는 이해와 연대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책 속의 문장들은 거창한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좌절했던 경험과 따스했던 경험들을 담담하게 나눠준다. 그래서 술술 읽힌다. 소설을 쓰신 분이라서 그런가, 어렵지 않은 문장인데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읽는 동안에도 내내 이제는 정말 정책과 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수없이 스쳤다. 교권 침해를 막는 제도가 현장 감정 노동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교사의 전문성이 행정 아래에 짓눌리는 현실은 여전하다. 교사 개인의 헌신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걸, 이 책은 담담하게 증언한다. 그러나 동시에 저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존경 따위 넣어둬”라는 말 속에는 ‘그래도 나는 내 자리를 지킨다’는 깊은 의지가 숨어 있다.

이 책은 교단에서 흔들리는 후배 교사들에게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해준다. 때로는 제도를 바꿀 힘이 없어 좌절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존경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이해와 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교사를 지탱하는 마지막 힘이라는 걸,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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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교사가 '존경받는 직업'이었다면, 지금의 교사들은 존경보다 버틸 힘을 필요로 한다. / 이 글은 나의 과오를 잘 알고 있을 제자들과 동료들에게 바치는 고해성사이자, 오늘도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 건네는 연대의 손길이다. (프롤로그)

📍 내가 넉넉해져야 자녀들에게도, 학생들에게도 너그러워진다. 그들은 내가 가진 생기와 에너지를 나누어 갖는다. 열심히 사는 나를 좋아한다.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우선 나를 다독이자. 이제 나는 더 이상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나 자신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p.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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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서평단 #존경따위넣어둬 #장정희 #꿈의지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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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학 수업은 처음이야 - 그림책과 함께하는 주제별 과학 활동
최정아.이상준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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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 수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책이다. 과학은 이론과 실험이라는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한 책이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과학적 사고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과학과 인문학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매우 인상 깊었고 과학 수업이 이토록 따뜻하고 창의적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림책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궁금증을 품고, 과학적 질문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과학을 어렵고 딱딱한 과목이 아니라 삶과 연결된 재미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과학과 인문학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과 인문학적 사고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새로운 과학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에게 큰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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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의 365 한국사 일력 (리패키지) - 곁에 두고 쉽게 배우는 오늘의 역사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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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초등학생 시절에는 역사가 참 재밌었다. 옛날 이야기같고. 그런데 점점 역사는 시험보기 위해 외울 게 많은 과목이었고 부담스러운 과목이었다.

이제 시험과 관련 없는 나이가 되자 역사는 다시 재미있는 것이 되었다.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또 미래를 생각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힌트를 준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지금 현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과 교육과정에도 명시되어 있다. 임용고시를 볼 때 달달 외운 것 중 하나이지만 진정으로 그 의미를 깨달은 것은 더 이후에 스스로 여러 책을 찾아 읽은 후였다.

그때 읽고 깨달음을 얻은 책 중에는 #최태성선생님 의 책도 여러 권 있다. 요즘도 가장 좋아하는 역사 선생님 두 분 중 한 분이시다.

내가 아이들에게 늘 추천하는 책이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인데 이번에 또 하나가 늘었다. 바로 #최태성의365한국사일력 이다.

매일매일 그 날에 있었던 한국사의 사건을 그림과 함께 간단한 설명으로 알려준다. 아래에는 '연관 날짜'라고 해서 관련된 사건이 있는 날도 알려주어 그 날짜로 넘어가서 또 지식을 넓힐 수 있다.

매일매일 그 날의 일을 보기 위한 일력으로의 기능도 좋지만 사실 아이들은 자신이 관련된 날짜부터 찾는다. 자신이나 가족의 생일, 좋아하는 숫자와 날짜 등. 그러면서 이 날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고 놀라곤 한다.

혹자는 그저 단편적 지식 전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짧은 설명과 그림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관련된 날짜 속에서 역사 속 사건이나 인물을 알게 되고, 그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을 자극하면 그 아이는 역사에 관심을 갖고 다른 것들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 일력은 그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 딸도 책상 위에 톡 올려두고는 심심할 때마다 휙휙 넘겨보곤 한다. 가볍게 역사와 친해질 수 있도록, 자신과의 연관성을 찾고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슬쩍 건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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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 우울증을 앓는 딸에게 사랑으로 써 내려간 엄마의 일기
김설 지음 / 타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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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진작 읽었는데 서평은 이제야 올려본다. 솔직한 고백이 담긴 서평을 올리기 좀 부끄러워서ㅎ 


나에게는 긴 시간 동안 그 증상이 심해지거나 또는 약화되거나를 반복하며 늘 내게 붙어 있던, 그리고 지금도 붙어 있어서 이제는 떼어내길 포기하고 그냥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고질병이 있다. 바로 우울증이다. 현대인의 감기같은 존재라고는 하지만 우울증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그 양상이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해서 사람마다 다 다르긴 하다. 


대문자 T인 내가 유독 F가 될 때가 있다면 그 시기는 나의 우울증이 고조되는 시기이다. 그로 인해 어릴 땐 엄마를, 커서는 배우자를 힘들게 해봤고, 아이에게도 그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아득바득 노력하며 가족들에게 그로 인한 미안함을 늘 갖고 있다. 반대 입장이었다면 나는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지 못할 것 같은데.. 


이 책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을 보듬으며 함께 아파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옆에서 보기에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나는 막연히 짐작만하는 그 마음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2020년에 나온 초판이 이번에 개정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양육자는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자녀의 우울증 여부를 떠나, 자녀의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모두에게 공감과 이해와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당장은 본인도 가족도 우울증과 거리가 멀다해도 어느날 갑자기 감기처럼 올 수 있는 거라 그런 사람도 예방주사 맞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자녀의 문제 앞에서 엄마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죄책감을 갖는다. 그것이 어찌 엄마의 탓이겠는가 하면서도 양육 과정 전반에 걸친 자기 반성을 하곤 한다. 나도 그랬고, 주위 친구들도 그러하고 저자도 그러하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의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본다. 착하고 유순한 성정의 사람이 예민하고 까칠한 나라는 첫째 딸을 만나 얼마나 힘들었을지. 우울감이 극도로 치달았을 땐 또 얼마나 같이 우울했을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 텐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감되고 눈물이 차올랐다. 우울증을 가진 딸로서의 나와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내가 양쪽에서 서로 공감하고 미래를 다짐했다. 내 딸에게도 내 엄마에게도 더 잘해야지.


알록달록 스마일이 가득한 노티드 카페에서 책 읽으며 우는 여자는 나뿐ㅋㅋ 그래도 엄마로서 내가 제일 잘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바로 선 자아를 갖고 일관적으로 육아를 함께하는 사람을 아빠로 만들어준 일인 것 같다😂 나는 부족함이 많은 흔들리는 갈대같은 나약한 이지만 남편이라도 우뚝 선 나무같은 이라 다행이다.


일기이고 에세이지만 문장 표현과 단어 선택이 굉장히 문학적이다.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여러 권 있어서 읽어보려 한다.


👉 아이의 삶의 롤모델이 될 수 있게 내가 먼저 건강한 자아를 가진 좋은 사람이 될 것. 

아이와 나를 분리하여 생각하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할 것. 

아이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판단하지 않고 잘 들어주는 엄마가 될 것.

너무 높은 기대치를 제시하고 아이를 제한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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