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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타가 묻습니다. 평범이란 뭘까요? 춘희네 인권 시리즈
모데르나 데 푸에블로 지음, 최하늘 옮김 / 춘희네책방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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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남달라 흥미로워서 작가 이름을 검색했더니 스페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노블 작가라고 나왔다. 국내에 번역된 책은 이 책이 유일해서 더 귀하고 소중한 책이라고 여겨졌다.
사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아니고 2년 정도 된 책인데, 이런 좋은 책이 있다는 걸 왜 2년 동안 몰랐을까 싶었다. 평소 내가 많이 강조하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모더니타는 친구 베가의 생일파티에 초대 받는다. 선물을 고르러 갔다가 그 곳에서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이라고 앵무새처럼 말하는 상점 직원 아저씨를 만나 불쾌감을 느꼈다. 모더니타와 친구들이 특이하다는 평을 들은 모더니타는 고민한다. 특이한 건 나쁜 걸까, 친구들에겐 어떤 것이 평범할까 하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나는 내 아이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될까봐 고민하던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모더니타의 부모님도 특이한 게 나쁜 게 아니고 그냥 다를 뿐이라고 '평범하게' 대답을 해주었고, 모더니타는 친구들의 집을 방문하면서 각기 다른 가정의 문화를 접하게 된다.

표지뿐 아니라 내용 역시 그래픽노블 작가스러운 그림체와 컬러링 방식이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우리 가족과 비슷하다고 느껴서 마음이 편안한 책이었다. 

물론 나와 다른 교육관을 가진 이들은 이 책이 편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하는 평범함은 각기 다른 삶의 모습과 방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모두에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같은 잣대를 대는 사회에서 자랐다. 사람으로서의 선과 경계, 도덕을 지키는 정도에서라면(물론 그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어느 정도 합의가 되는 선으로)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사회로 가기 때문에 이 책은 참 중요하고 꼭 필요한 책이다.

초등학교 2학년 통합교과 시간(옛날의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에 다양한 가족과 이웃에 대해 배우는데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국의 유치원생, 1, 2학년 어린이들과 그 양육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각자 평범함의 기준이 달라. 친구들 집에 가보면 다른 게 많을 거야. 하지만 친구들한테는 그게 평범한 거지.
* 모더니타는 평범하지 않은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친구들은 아주 달라서 좋거든요.

#모더니타 #모더니타가묻습니다 #평범함이란뭘까요 #모데르나데푸에블로 #춘희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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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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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래동화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성차별, 계급 차별 등 다양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비틀어서 보여주는 소설들을 좋아한다. 내가 읽었던 그런 소설들은 성인 대상의 단편집이 많았는데,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옴니버스식 구성의 이야기책이다.


단편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옴니버스식 구성이기에 아직 글밥이 많은 문고판으로 넘어가지 못한 6-7세 어린이들도 챕터별로 쉬면서 본다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고판으로 넘어가도 좋을 것 같다. 


저학년이지만 중고학년 수준의 책을 즐겨 있는 꼬소미도 재미있게 읽었다. 꼬소미의 경우 5-6세 내내 전래동화에 빠져 있던 전래동화를 워낙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뤄지는 전래동화들이 다 생각나고, 그 이야기 속 아이들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강아지 가면. 사람과 강아지가 말이 안 통해서 불편한 점, 어려운 점, 답답한 점을 해소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자기가 만약 아무거나 문방구를 만나면 더블더블 컵을 갖고 싶다고 한다. 요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려고 하는 엄마는 더블더블 아니고 하프하프 컵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ㅋㅋ 


이처럼 아이들이 꼭 필요한 또는 갖고 싶은 물건을 팔고, 값은 이야기로 치루는 아무거나 문방구. 어린이의 시각에서 볼 때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 아닌가! 이 책의 후속편이 꼬소미도 나도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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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첼로 도서관 : 탈출 게임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8
크리스 그라번스타인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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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카일은 공부보다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다. 형들과 게임을 하다가 창문을 깨뜨려서 2주 동안 외출 금지, 게임 금지의 벌을 받은 카일. 그런 카일에게 마을에 새로 도서관이 문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런데 그 도서관은 무려 레몬첼로씨가 설립한 도서관이다. 레몬첼로씨는 카일이 좋아하는 게임을만든 사람이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카일의 마음이 얼마나 두근두근할지 짐작이 될 텐데, 더 두근두근한 일이 벌어진다.


도서관 개관 기념으로 열두 명의 아이를 선발해 하룻밤 동안 도서관의 최첨단 시설을 체험하고 게임하고 영화를 보는 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당연히 카일이 12명 중 한 명이 된다. (이 12명이 되는 과정도 역시 주인공답게 남다르다.)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보내기 행사는 끝났는데 끝이 아니었다(그랬다면 책이 이렇게 두꺼울 리 없지). 진짜 행사는 도서관 탈출 게임으로 도서관 전체가 게임판이 되고 아이들이 게임 말의 역할을 하며 탈출구를 찾아 나와야 하는 것이었다. 아주 커다란 방탈출 게임이라고 할까?


12명의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것과 그 특성에 따라 행동 양식이 다른데 그런 특색이 잘 드러나게 서술되어 있고, 그런 특징에 따라 행동하며 도서관을 탈출하는데 힘을 쓴다. 협동하기도 하고 다른 아이를 깎아내리기도 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다행인 건 레몬첼로씨는 규칙을 지키지 않은 아이는 중도하차 시킨다. 꼬소미는 나쁜 아이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 점이 속이 시원했다고 한다.


다양한 캐릭터가 살아 있고, 도서관 탈출을 위해 풀어내는 게임 방식이 재미있어서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는 꼬소미. 아무래도 이 시리즈도 꼬소미의 최애 시리즈로 등극하여 같이 수집해야 할 것 같다. 

현실 세계에 기반하여 모험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고학년 학생에게 추천한다.



p.46 도서관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도서관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탐구하는 일은 '물건 찾기 게임'과 비슷하다. 각종 힌트와 보물을 찾기 위해 다락방이나 뒤뜰이 아닌 책을 뒤진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도서관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도서관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탐구하는 일은 ‘물건 찾기 게임‘과 비슷하다. 각종 힌트와 보물을 찾기 위해 다락방이나 뒤뜰이 아닌 책을 뒤진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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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으로 만나는 제주신화 - 청소년, 교사, 학부모를 위한
여연 지음, 김일영 사진 / 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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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1만 8천 개의 신이 있는 '신들의 섬'이다. 육지에서 떨어진 독자적인 곳이어서 때문일 수도 있고, 제주도를 남과 북으로 가르는 높은 한라산이 있어서 일 수도 있고, 바람이 유독 많이 부는데 바다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암튼 이 모든 삶과 연결된 신들이 참 많다.


제주에 사는 아이라고 해서 제주의 전통이나 제주 신화 등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 기준으로 볼 때, 아이들도 부모들도 제주도 토박이만큼 육지에서 이주해온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나만해도 육지 출신이니까. 토박이의 비율이 높고 집성촌까지는 아니어도 친척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보고 듣는 것이 많아 제주어도 잘하고 제주 신화도 많이 아는데, 시내 지역 아이들이나 육지 출신의 비율이 훨씬 높은 동네 아이들은 안 그런 경우가 많다.


육지 사람들은 어떨까. 과거에 내가 그랬듯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그저 아름다운 바다와 이국적 풍경의 자연환경을 즐기러 오는 여행지이지 민속문화나 신화, 제주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지 않을까.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에서도 아주 조금 다뤄질뿐이니까. (그리고 대체로 그렇듯이 학교에서 배웠다고 다 기억하고 사는 건 아니다 ㅋㅋ)


나도 잘 모르니까 배우고 싶고 육지 출신 엄마와 시내에 사는 우리 아이에게도 알려줄겸 이 책을 받아보았다. '청소년, 교사, 학부모를 위한'이라고 앞에 붙어 있는 만큼 초등학생이 읽기엔 어려운 책일까 생각했었는데 내가 책을 놔두고 간 사이에 아이가 혼자 다 읽은 걸 보면 그냥 모두를 위한 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책은 크게 6개 챕터로 나뉜다. 제주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로 한 챕터를 구성했고, 뒤의 다섯 챕터는 신과 신화를 소개하면서 그 신화에 얽힌 지역과 장소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탐방 코스만 따라가도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정말 알찬 여행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질트래킹 파트와 김녕 파트가 좋았다. 탄낭구조로 유명해 지질트래킹하기 좋은 곳으로만 알고 있었던 수월봉에 수월이와 녹고 이야기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고, 산방굴에 산방덕 신화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김녕 파트도 그러하다. 김녕성세기해변은 여러 번 가봤지만 성세깃당이 있는 것도 몰랐고 매년 3월 해녀들이 잠수굿을 여는 것도 몰랐다.


제주 신화라고 하면 그저 설문대할망과 영등신 밖에 몰랐던 나인데 이 책을 통해 내가 알던 제주의 곳곳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게 되고, 여기서 알게 된 것들을 더 찾아보게 되면서 제주에 대해 더 좋아지고 제주를 더 사랑하게 되며 제주에 대한 앎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처럼 제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제주도민이나 제주 여행을 좀 더 의미 있게 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 읽으면서 디자인적 측면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쓴 책이라고 느꼈다. 각 챕터마다 탐방 코스 소개 페이지, 타이틀, 본문 등 글과 사진이나 그림의 배치와 글꼴이 정말 가독성이 좋다. 읽으면서 편안하고 술술 넘어간다. 이렇게 여러 디자인적 요소가 좋다고 느낀 책은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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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다 하고 싶다고? 샘과 왓슨 마음자람새 그림책 7
기슬렌 뒬리에 지음, 베랑제르 들라포르트 그림, 정순 옮김, 이보연 자문 / 나무말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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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읽기 독립을 하고 문고판 책을 읽다가 이제는 해리포터처럼 정말 긴 호흡의 이야기로 넘어가게 된 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아이도 나도 그림책이 있는 코너를 잘 가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그림책을 권할 때가 있다.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고 대신 "이 책 한 번 읽어볼래? 엄마가 봤는데 공감되고 재밌더라."라며 슬쩍 책을 밀어줄 때가 바로 그 때다 ㅋㅋ
(우리 꼬소미는 엄마가 그런 마음으로 책을 준다는 걸 알랑가몰라)

#나무말미 출판사에서 나오는 #샘과왓슨시리즈 가 바로 그런 대표적인 책이다. #실수해도괜찮아 , #잘못해도괜찮아 , #화난마음이사라지게하려면 같은 책들은 이전에도 잔소리 대신 권해주던 책이었다 ㅋㅋ
듣기 싫은 엄마 잔소리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 속 교훈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기뿐 아니라 양육자에게도 꿀팁이 있는 책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유명하신 #이보연심리상담가 님의 #감정코칭 글이 들어 있어 아이 양육에 대한 나의 생각도 한 번 다잡아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경주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 시리즈의 새로운 책을 하나 읽어보라고 주었는데 바로 #한번에다하고싶다고 라는 책이다.

사실 한 번에 다 하고 싶은 사람을 묻는다면 0.1초의 고민도 없이 손을 들 나란 사람. 안타깝게도 그 성향이 그대로 유전자에 담겨 딸에게도 전해졌다ㅠㅠ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고 모든 걸 완벽하게 하기엔 능력도 사실 부족한데 왜 이렇게 다 하고 싶은 건지..ㅠㅠ 내가 그런 사람이라 싫으면서도 그걸 바꾸지 못했기에 아이에게 그러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도 어떻게 알려줘야 할 지 어려웠다. 아이에겐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하는데 나도 모르는 걸 알려줄 수 있을리가.... 

이런 두 사람이 여행을 갔으니 우리의 계획은 아주 원대했고, 우리의 체력은 미약했다.... 
작가는 이런 우리를 질책하지 않는다. 세상에 대해 흥미가 많고 의욕이 있는 거라고 긍정해준다. 대신 하고 싶은 걸 다 하려고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서두르다 보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 있으니 우선 순위를 정하라고 알려준다. 

경주 여행에서 우리는 예상보다 추웠던 날씨 탓에 첫 날 계획했던 곳을 다 둘러보지 못했다. 꼭 보고 싶었는데 못 본다고 속상해서 울기까지 했던 꼬소미. 오늘은 일단 쉬고 내일 가보자고 마음을 달래주었고 실제로 다음날 그 약속을 지켜 다녀왔다. 

이 책에서 이보연소장님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 시간이 남으면 할 수 있는 것, 다음 기회에 해야 하는 것을 미리 구분해놓고 다음으로 미룬 일은 꼭 다음에 하게 해주어야 아이가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될 수 있다고 조언하셨다. 실제로 경주 여행에서 첫 날 미룬 곳을 다음 날 다녀올 때 아이는 역시 엄마는 약속을 잘 지킨다고 말했고 우리의 신뢰는 한 층 더 두터워졌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양육자로서의 나도, 한 사람으로서의 나도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을 같이 읽고 실천하면서 아이도 나도 더 발전할 수 있었고, 이런 실천이 일회성이 아니라 쭉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해본다. 


우리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다음에는 그 순간순간을 즐겨봐.

우리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그러니가 다음에는 그 순간순간을 즐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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