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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상처 - 오늘도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선생님들을 위한 위로와 치유의 심리학, 최신 개정판
김현수 지음 / 미류책방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느끼고 생각한 것은 많은데 서평을 쓰려니 참 어렵다. 내 거친 생각을 정제된 글로 쓰는 작업은 어려운 일이다. 세련되고 수려하게 매끄러운 글을 쓰는 분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경험이 그 분야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은근히 많은 것 같다. 베스트셀러인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그런 스타일이라고 느껴지면 기분이 확 나빠지고 읽기가 싫어진다. 보통은 어떻게 글을 맺는지 보기 위해 완독을 하는 편인데, 완독을 한 후에도 그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는 글들이 그렇지 않은 글보다 더 많더라.
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경험이 다가 아니고 저자 자신이 교사 당사자가 아니기에 피상성을 가질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는 말이 머릿말에 있어 놀라웠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이자 사비 털어 대안학교를 세운 교장선생님으로 사시는 분이 이런 말을 하시다니. 겸손하신 분이구나 싶었다.
책을 다 읽고 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시고 쓰신 글이라고 느껴 검색을 해봤는데 많은 곳에서 강연도 하셨고 교사, 학생, 학부모를 위한 책도 다수 집필하셨다. 의사로서, 교장으로서, 강의자로서 많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신 분이라서 그런지 통찰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책들이 시의성이 있는 책이 많았다.
놀라운 건 내가 시의성이 있다고 느낀 이 책은 2013년 9월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라는 점이다. 10년 전에도 이 책이 나왔었는데 교직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요구, 처우가 개선되기는 커녕 더 나빠졌다니. 그리고 안으로 곪아가고 있던 그 점이 작년 서이초 선생님의 비보 이후 드러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딱히 개선된 점은 없어 보인다. 서이초 선생님도 순직 처리는 되셨지만 가해자는 없는 것으로 수사의 결론이 난 것도 그렇고, 주변 교사들 사례를 봐도 그렇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시기이기에 이 책이 더더욱 필요하다. 내부자 또는 관련자인 교장교감, 교육청, 교육부도 이해 못하고 강요만 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이 책은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정확하게 분석한다. (물론 저자가 완전히 내부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대안학교는 일반적인 학교와는 운영 방식도 분위기도 좀 다르니까..) 이 책의 존재만으로도 위로 받는 교사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더더욱 위로가 될 것이다. 이해 받을 수 있고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교사들이 겪는 문제와 위기 상황이 완전히 해결이 되려면 시스템 전체가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법과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게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그 목소리는 안 들어주면 그만이다.(작년 여름 그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얼마나 긴 시간 목소리를 내었던가!) 그렇기에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한다. 교사 개인이 할 수 있는 해결법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잘 살피고 자신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다음 자신에게 맞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혼자 발버둥은 이제 그만'이라는 챕터 소제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외딴 섬처럼 있지 말고 연대하며 상처를 치유하면 좋겠다. 학교 안으로든 밖으로든.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선생님에게도, 교사들의 어려움을 전혀 이해 못하는 교장교감과 교육청 교육부 관계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런 책을 써주신 김현수교수님과 출판해주신 출판사에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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