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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어딘가에서
오재철.정민아 지음 / 미호 / 2018년 1월
평점 :
내가 하지못하니깐 어쩌면 그래서 그런 여행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여행 할 자신은 없지만 멋있어보이니깐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막상 하라고 하면 자신은 없는데 그런데 가끔은 이런 여행을 꿈꿔본다. 이 책은 집대신 캠핑카, 혼수대신 세계여행을 한 부부의 여행에세이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남자. 장비도 무겁다. 다른 짐들은 여자가 챙긴다. 부부의 여행이 나중에는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으로 바뀐다. 아직 어린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역시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여행을 좋아하는 이 부부의 열정이 힘듦과 바꿀 수 없어나보다.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여행은 진행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돈으로 떠난 여행이라 현지에서 돈을 벌어야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영어때문에 어려울때도 있고 또다른 행운을 만나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여행이 풍부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도 때때로 찾아온다. 눈속에 고립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차가 고장이 나거나.. 이런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보통 다시 못가겠다 싶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이 부부에게 그런 걸림돌은 하나의 추억이 된다.
다른 친구들은 집을 샀네 하지만 이들에게는 캠핑카만 있어면 집을 산것처럼 신나고 행복한 일이다. 서로 마음이 맞기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여행 중에 서로에게 서운할 때도 있고 여행코스에서 서로 맞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 늘 함께 하기보다 때로는 각자의 여행을 존중해주고 그로인해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된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남자는 병이 생겼다. 여행 중에도 아팠을텐데 다행이 심각하진 않아 수술을 받고 괜찮아졌다. 하지만 완치는 아니기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이가 생겼다. 병에 걸린걸 알고 아이는 나중에 가지려고 했는데 아기가 생긴 것이다. 그래도 큰 선물이기 때문에 잘 키우기로 했다. 지금은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한다. 두돌도 안된 아기와 함께 여행하는건 쉽지않다. 하지만 아기에게 많은걸 보여주고 힘들어도 함께하기에 이들은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여행은 이들에게 어떤걸 안겨주었을까? 어떤걸 보고 어떤걸 마음에 담았기에 이들은 힘들어도 여행을 계속하려고 하는걸까? 매일 똑같은 반복된 삶을 살아가기에 매일이 새로운 그들의 삶이 조금은 부럽고 동경하게 되는것 같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늘 미뤄두는 것 같다. 막상 아이를 데리고 어딜가면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남아서인지 집근처 나가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 잃는 것보다는 얻는게 더 많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어려움도 즐거움도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니 가까운 곳이라도 아이들에게 많은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