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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산다는 것 - 김혜남의 그림편지
김혜남 지음 / 가나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서른살이 심리학에 묻다>를 통해서 그녀의 책을 처음 접했다. 심리이야기라 어려울거라 생각했던 내용은 30대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오늘은 산다는 것>은 그녀가 그린 그림으로 쓴 편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2001년 마흔 세살에 그녀는 파킨슨병을 앓게 되었다고한다. 여전히 진행중이고 그로인해 떨림 증상 등 활동하는데 조금씩 서서히 더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글을 쓰는데 가끔은 글을 쓰는게 힘든경우가 있다. 더 빨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데 그래서 생각한 것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녀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처럼 뛰어난 그림도 아니고 그 그림이 가끔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그녀는 그림을 그려서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였다. 글보다 훨씬 부드럽고 그림으로 인해 자신도 상대도 웃을 수 있는 일이 더 많음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글로 표현할때 더 이성적이고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더 확실히 상대에게 전달 할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쓸때 너무 많이 쓰면 팔도 아프고 컴퓨터로 글을 쓰다보면 가끔은 실수로 지워지는 경우도 있다. 또 너무 많은 글은 오히려 상대에게 큰 짐처럼 느껴지는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럴때 그림편지를 그려서 상대에게 보낸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한다. 그림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게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그 그림편지가 상대에게 더 많은 걸 느끼게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들어 나도 '그림을 잘 그렸으면..' 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블로그를 구경하다보면 그림으로 육아일기를 쓰는 엄마들도 많은 것 같았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닌데도 그 그림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여서 많이 공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혜남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그림 편지,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인생에 대한 그림편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감정들에 대해 글을 쓰고 그림편지도 담아서 이 책을 내었다.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겨운 일상과 삶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색을 별로 쓰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기교부리지 않아 그녀가 표현한 그림편지는 어쩌면 나도 그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용기를 주었다.
그녀는 기적이 별 게 아니라고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한다. 길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짧지도 모르는게 우리 인생이다. 하루하루가 기적이라고 느끼는 그녀와 달리 나는 너무 하루하루가 힘겹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을 산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행복인데 나는 그런 하루를 요즘 너무 무의미하게 힘겹다는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 반성해본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편지에 위로받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