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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쁨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생각의 기쁨>은 16년차 카피라이터로 현재는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유병욱이 쓴 에세이다. 글을 쓰는 글쟁이. 광고를 보다보면 기억에 남는 많은 짧은 문장들이 있다. 그 짧은 문장들이 때로는 나의 머리속을 확 지배할때도 있다다. 당연한듯 당연하지 않은 짧은 글. 나도 생각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먼저 생각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나 글을 쓰는 카피라이터는 생각하지 못한 글을 써서 감동을 준다. 그만큼 글의 힘이 참 큰 것 같다. 이미지가 주는 힘도 크겠지만 짧은 문장 하나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참 대단한 것 같다.
무튼 이 책은 그런 생각을 담은 책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분이 썼기때문에 책의 제목처럼 '생각하는 기쁨'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나도 그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카피라이터가 남긴 광고 속의 글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이 그 광고를 기억하고 그 제품을 사거나 회사의 이미지도 좋아지곤 한다. 그런데 그 글을 꼭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생각해낼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좀 더 많이 알고 많이 보았기때문에 단어의 조합을 우리보단 잘 할 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생각하는 기쁨정도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를 읽거나 어떤 소설을 읽었을때도 우리는 '작가가 어쩜 이런 단어의 조합을 생각했지?' 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다. 물론 어렵긴하다. 처음 그 단어의 조합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때문에 때로는 파격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읽다보면 낯선 단어들도 계속 보이지만 읽다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이 들때도 있다.
글을 쓰는 기본은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기보다 하나를 더 깊이 알아보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도 다양한 분야를 다 접하는 것보다는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게 더 많은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의 충돌도 생각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본이 될 수 있다.
좋은 고기는 양념을 따로 하지 않는다. 그 자체만으로 맛있기 때문에 양념이 필요없다. 요리에 있어서 그 재료만으로 자신이 있다면 많은 양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말 힘이 있는 글이라면 더 많은 것을 광고 안에 채워 넣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자신이 없다면 더 많은 것을 광고 안에 담으려고 할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우리는 꾀를 부릴때가 있다. 그래서 요령을 피우기도 한다. 그 요령은 단기간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 일을 계속 한다면 언젠가는 그 요령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요령보다 태도를 더 중요시 해야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뭔가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항상 오를것 같은 오르막길. 하지만 오르막길이 아닌 계단으로 한발짝씩 앞으로 나간다면 더 많이 더 오래 그 일을 계속 해낼 수 있고 쉽게 내려오지 못할 것이다. 뭔가에 한계가 오는 순간 누구나 느끼겠지만 요령으로 그 일을 버텼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학교다닐때 문제를 풀때도 답을 내는 방법만을 익혀서 지금에와서보면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듯이 차근차근 한계단씩 앞을 향해간다면 쉽게 내려오지 않고 더 크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오래한다고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이들이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주말을 반납하며 일을 하는 모습을 본다. 그래서 너무 안타깝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 나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고 하는 일이 막혔을때는 오히려 다른 일을 하면서 생각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주말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광고를 하는 사람으로 인해 그리고 그가 쓴 글로 인해 나도 '생각의 즐거움'을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생각지 못했던 책들과 그림을 만나기도 했고 '내가 하는 생각들도 좀 더 크게 발전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나 당연한건데 왜 그 당연한 것들을 많은 사람들은 실천할 수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느꼈다.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이 아니라면 느끼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아이를 키운 사람이 아이가 더 잘 보이고 군대 갔다 온 사람이 군인들이 더 잘 보인다. 그래도 누구에게나 생각의 문은 열렸있다.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준다. 많은 생각들을 넓게보다 깊이있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생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시간이었다. 그리고 왠지 더 많은 책이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