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 - 고민정 아나운서와 조기영 시인의 시처럼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고민정.조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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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에서 고민정과 조기영 부부를 본 적이 있었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예전에 알았기에 그때 잠깐 봤을때 대단하게 느껴졌다.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고 완벽했기에 예술가라지만 힘든 밥벌이를 하는 시인과 결혼을 했다기에 놀라웠다. 그런데 이번에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라는 부부의 에세이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부부란 이런것이구나..', '정말 인연이란 이런것이구나..'라는걸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아나운서가 아니지만 고민정과 조기영은 대학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나이차이는 11살. 시인이었기에 동아리방에서 그녀를 처음 만나고 맘에 들었지만 그때당시의 11살이라는 나이차이는 극복하기 힘들었던 나이차였기에 마음으로만 그녀를 담고있었다는 조기영시인. 하지만 인연이었는지 마음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여러 기회를 통해 그녀와 인연을 닿을 수 있었고 고민정과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상적인 부부라고 해서 다툼이 없는 것도 아니고 우리네 사는 부부들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하지만 한창 잘나가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진 고민정과 시인 조기영의 만남이 그리 흔한 만남은 아니였던것 같다.


책은 그녀의 이야기와 그의 이야기로 나뉜다. 처음 그녀의 이야기를 읽었을때는 확실히 편한듯한 에세이 형식이여서 읽기가 수월했다. 우선 엄마라는 공통부분이 그랬다. 처음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을 안했다고 하던데 그 생각이 바뀌고 지금은 아들과 딸을 둔 두아이의 엄마이다. 엄마이기 이전에 그녀는 직업이 있었고 아이를 낳고서도 대학원에 다니고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집안일과 육아의 일은 남편에게 맡겼다. 다른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일을 희생한다고 하는데 그녀는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일을하고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기까지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혼하고 결혼하기 전과 다른 남편의 모습에 당황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따뜻한 사람이라는건 변함없고 본인도 힘들지만 힘든 내색없이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아 도와준 남편이 있었기에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몰랐을 아이들로 인해서 자신이 배우게 되는 고마움을 꺠닫는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키우지만 그 아이들로 인해서 부모는 성장한다. 좀 더 어른이 되고 잘못된 점을 오히려 아이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겪는 많은 시련들도 극복해내면서 지금의 삶에 행복하며 즐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리고 성장해가는 엄마의 모습이 반가웠다.

시인 조기영의 이야기는 좀 더 문학적으로 느껴지는 에세이였다. 일생의 이야기를 적은 에세이면서도 조금은 문학적인 문법이 느껴졌다. 편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문제를 꼬집는다. 과거 그녀를 만났을때의 시절과 미래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보다는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탓도 그래서인것 같다. 


무튼 그렇게 둘은 인연이 되었다. 어울리지 않을듯 어울리고 닮지 않은 듯 닮은 두사람. 그리고 두 아이. 이 책을 읽으면서 부부의 이상적인 모습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 의미를 조금 생각해보았다. 너무 힘든 지금의 시기.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순간은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몸과 마음이 조금 편할 날이 온다면 나도 이 힘든시기를 회상할 날이 오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해해야지'. '너그러워져야지'.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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