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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육아
백서우 지음 / 첫눈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삼대가 함께 사는 가족. 요즘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조부모의 도움으로 아이를 키우는 집이 있다. 어린이집에도 보내고 유치원에도 보낸다지만 다녀오고 난 후 집안에 아무도 없거나 아플때 돌봐줄 수 없는 워킹맘들이 있기때문에 원치 않아도 조금 불편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며느리나 딸도 있을 것이다. <삼대육아>의 저자도 그렇다. 첫아이를 세살까지 키우고 다시 회사에 복귀하려고 할때쯤 둘째가 태어나게 되었다. 더이상 회사 복직을 미룰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직 어린 둘째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는 불안하고 걱정할때쯤 남편의 권유로 시어머님과 함께 사는 방법을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하여 삼대가 함께 사는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시어머님은 큰아들이 대학에 입학할때쯤 남편을 여의고 홀로 두아들 학교에 보내기 위해 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억척같이 일을 했고 돈을 벌었고 아이들을 키우셨다. 아들 교육에 있어서도 그 시대에 뒤지지 않게 공부도 잘 시켰기에 교육관에 있어서는 시어머님이 요즘 엄마 못지 않았다. 이 시대에 맞게 손주들을 키우기 위해 지금의 육아법에 대해 중고책도 사서 읽으시고 그냥 아이를 봐주는게 아닌 만능 시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집안일이면 집안일, 손주돌보기 등 어머님이 없었다면 절대 몰랐을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것도 아니고 지금이라고 모든게 편해진 것도 아니다. 많이 삐그덕거리던 시기가 있었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를 해나가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고 그런 사람들이 함께 해나간다는게 쉬운게 아니란걸 안다. 결혼이라는 것도 그런데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은 또 얼마나 다를까?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면 늘 늦잠을 자곤 했는데 어머님이 계시니 달콤한 아침의 늦잠도 반납해야하고 늘 어머님이 차려주었던 밥을 먹었으니 주말이라도 일찍 일어나서 어머님 밥상이라도 차려드려야 한다. 같이 일을 하는데도 본인 아들은 늦잠을 자고 며느리는 일찍 일어나서 집안일과 아이 돌보기를 해야한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싫긴하지만 그래도 급할때 제일 먼저 도와주신 분은 어머님이기 때문에 어머님을 또 쉽게 놓아드릴 수도 없다.
아이들이라고 할머니와 함께 하는게 쉬운건 아닐꺼다. 첫째 아들은 아기때부터 보아온 여동생에 비해서 할머니와 친하지 않다. 친구들처럼 엄마가 데리러 와주길 바라지만 할머니가 데리러 오기때문에 싫기도 하고 할머니가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마라' 하는 잔소리를 많이 하고 자주하니깐 할머니가 밉기도 하다. 때로는 무시해버리고 싶기도 하다. 할머니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잔소리이기에 하게 된다. 엄마는 결국 아들과 할머니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자신이 혼을 낼테니 무조건 칭찬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물론 몇일 사이가 좋긴 하지만 이내 삐걱대는 일은 터진다. 수도 없이 그런 일들이 생긴다. 그래도 여전히 혼자서 직장다니며 아이둘을 돌보기보다는 어머님이 도와주셔서 더 많은 걸 배우고 도움받고 있다는걸 알고 있다.
많은 부분을 희생하긴 하지만 그로인해 많은 것을 얻기도 한다. 아이들도 할머니와 함께 자라면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 주말이면 텃밭에 가서 할머니로부터 이것저것 배워오기도 한다. 지금 어른들이라면 모를 것들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해준다. 엄마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보니 늘 엄마가 그립다가도 막상 할머니가 없으면 그 빈자리를 금새 알아차린다. 그렇게 몇년 함께 살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어느덧 함께하는 가족이 되었다. 며느리도 조금은 응석을 부릴 수 있고 아이들도 조금더 할머니과 친해질 수 있고 할머니도 혼자 사는것보다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본다.
물론 시어머니와 하루종일 함께 한다는 것이 아무리 친해도 어렵다는 걸 안다. 저자도 아마 그럴것이라 생각한다. 잘해주고 어렵지 않아도 아무래도 친정어머니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걸 알것이다. 그럼에도 함께 살기로 했으니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생각하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장점이 있다는걸 알기에 아마도 삼대는 지금처럼 계속 쭉 함께 할거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