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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창비 / 2015년 6월
평점 :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 하나에 많은 뜻을 담고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는 그림을 어른들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씨가 쓴 책이다.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이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림 몇개에 글도 별로 없어 시시하게 느껴지고 돈 아깝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나도 내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니 지금이라도 사줘도 돈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책은 아이들의 그림책을 통해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려준다.
그림책의 내용이 별것도 아닌것 같은데 그 내용으로 인해 아이들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3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징에 대한 책,
2장은 연령별 발달과제와 그림책 읽기에 대한 책, 3장은 심리적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구성되어있다.
첫번째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징에 관한 책 중 똥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책 중 '똥'에 관한 책이 많다는 사실을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더러워서 입에 잘 올리지도 않는 그 '똥'에 관한 책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하는 '똥'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똥'은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였다.
'똥'은 자신이 혼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늘 부모에게 뭔가를 사달라고 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아이들에게 '똥'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무언가였다.
'똥'은 내 것이었다.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라는 책에서 '똥'은 모두가 자기 것이 있고 나는 내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 것을 함부로 하면 나도 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른들은 '똥'을 싸면 바로 물을 내리고 더럽다고 손사레를 치는데 아이들은 다르다.
자신의 '똥'에 빨리 물을 부어 사라지게 하면 그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심한경우에는 내 것을 빼앗아 간다는 생각에 어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똥 누기'를 거부하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똥'에 관한 책을 통해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렇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두번째로 연령별 발달과제와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 중 '사물의 연속성 이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중 <달님 안녕>이란 책인데 <달님 안녕>은 아이키우는 집이라면 두집 건너 한집은 갖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열 개 정도의 단순한 그림에 120여 자의 짧은 내용만 담고 있는데도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책이다.
어른들은 그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달님이 떴다가 구름에 가려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온다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이다.
돌부터 두돌까지는 무언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은 처음 물체가 없어졌다면 그냥 없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잠시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데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무렵의 아이들이 이런 놀이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까꿍놀이를 할때 웃고 즐거워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 있다.
그리고 그런 반복적인 놀이를 통해 불안을 줄이고 영속성을 배울 수 있다.
엄마가 잠시 사라졌는데도 아이는 없어졌다고 생각해서 불안해서 운다.
아직 영속성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르기때문에 아이들은 그런 행동을 한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달님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한 장면있는데 구름이 달을 가릴때 아이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그리고 다시 다음 장에 달이 나올때 아이는 안심한다.
단순한 이야기인데도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밌는것 같다.
세번째로 심리적 어려움에 처한 아이를 위한 이야기 중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이다.
<제랄다와 거인>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거인이 나온다. 아이들은 거인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다.
그러던 어느날 제랄다가 거인의 표적이 되었다.
아이들이 숨어버리는바람에 오랫동안 굶게 되었던 거인은 제랄다의 눈앞에서 결국 쓰러지고 만다.
제랄다는 그런 거인을 위해 요리해준다.
거인은 제랄다의 마음에 그리고 음식에 반하게 되고 정성들여 만든 음식이 맛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무섭게 생긴 거인이 꼭 무섭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무서운 것이 꼭 자기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힘세고 강하지만 폭력 적이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거인, 작고 약하지만 남을 믿고 배려하는 제랄다.
아이들의 두가지 내면을 보여준다. 강한모습과 약한모습이 함께 공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누구든 그런 양쪽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그림책을 알게 되었다.
그밖에도 너무 많은 책을 소개해주었는데 모두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아이에게 모든 책을 다 사줄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책은 몇권 사주고 싶어졌다.
책을 통해 아이가 바라보는 시각과 내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에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아이도 책을 통해 많은걸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책속에서 소개해준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