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마야 기다려 - 네가 기다려준, 내가 기다려온 우리가 함께한 시간
방은진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2월
평점 :
영화 감독 방은진. 배우로만 알았던 그녀였는데 어느날 문득 영화 '오로라 공주'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영화를 보고 감독이름만 들었을때는 진짜 배우 방은진이 맞나? 싶었다.
그런데 정말 그녀였다. 많은 영화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인상이 깊었던지라 기억하고 있었던 배우였는데
한동안 보이지 않은가 싶었는데 영화감독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영화 '오로라 공주'를 참 재밌게 봤다. 여기서 재밌다는 얘기는 '웃기다, 즐겁다' 이런식의 의미가 아니라
몰입도를 올려주었던 그래서 영화보는 내내 화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영화였단 의미다.
그 방은진이 반려견 '라마'와 함께 보낸 시간을 담은 에세이 <라마야 기다려>로 우리곁에 작가로 다시 찾아왔다.
그녀의 가장 최근작 영화<집으로 가는 길>이후로 그녀는 라마와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하필이면 나는 그녀의 마지막 영화는 보지 못했다. 보고는 싶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상영관에서 금방 영화가 막을 내렸다.
영화는 재밌었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때당시 함께 했던 영화의 인기가 높았던지라 상영관에 오래 상영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튼.. 그래서 그녀가 낸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로라 공주>도 그렇고 <용의자 X>도 그렇고 솔직히 내용은 참 어둡다.
그녀의 얼굴에서 느껴지듯이 밝은 느낌보다는 어두운 느낌이 강했다.
처음 만난 영화 <오로라 공주>에 비해 <용의자X>는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원작 <용의자 X의 헌신>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지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녀가 말하고자 하고 담고자 하는 영화속 이야기는 좋아했던것 같다.
또 그녀의 영화가 기다려졌던 것을 보면..
다시 라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면 라마는 그녀가 키우는 반려견이다.
골든레트리버로 머리좋고 인내심 많은 착하게 생겨 평소에도 그녀가 키우고 싶어하던 동물이었다.
2001년 11월에 태어난 라마는 아는 사람을 통해 이듬해 봄날 그녀의 곁으로 왔다.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겁도 많은 라마.
다른 개들은 주인을 지켜준다는 라마는 오히려 큰소리가 나면 그녀의 뒤로 숨곤했다고 한다.
그녀는 라마에게 기다리란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영화촬영장에 나갔을때도 혼자 집에 있는 라마는 혼자서 그녀를 기다리고
혼자있는 라마가 걱정되어 영화 사무실로 데려가도 다시 그녀가 밖으로 나가게 되면 사무실에서 라마는 또 그녀를 기다렸다.
교육을 받았던 라마는 그래서인지 그녀와 함께가 아니라면 화장실도 가지 않을정도로 잘 훈련되어있었다.
그렇게 교육받은 신사적인 라마와 그녀는 지금까지 1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라마는 지금 많이 병들어있다.
골든레트리버종으로는 꽤 오래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으로 치면 90이 넘은 나이라 많은 병과 싸우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라마가 세상을 떠날때 허전할까봐 라마의 친구 마루도 입양했다.
마루는 삽살견으로 라마와는 기질이 전혀 달랐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마루보다 라마에게 더 정이 갔던것 같다.
라마가 그녀 곁을 떠나버리면 그녀는 많이 서운하고 허전함을 느낄것 같다.
함께하는 14년동안 그녀는 라마의 곁을 많이 떠나있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도 자주다니고 일한다고 자주 놀아주지도 못했지만 라마는 언제나 주인인 그녀를 잘 따라주었다.
이 책은 그렇게 그녀와 함께한 라마와의 에피소드와 라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 배우는 그녀의 인생이야기가 담겨있다.
처음들어본 그녀의 가족이야기, 연극을 하면서 연기를 시작한 이야기
또다시 새로운 도전인 영화감독이 되고 영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야기까지..
라마를 통해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도 그녀의 영화에 호감이 갔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다시 보고 싶어졌다.
충분히 영화감독으로써 성공할 수 있을것 같은데 아쉽게도 마지막 작품마저 흥행하지 못해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아직은 영화감독으로써 흥행작을 만들지 못했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중요한것 같다.
아직 많은 이들이 그녀의 영화를 접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것이다.
그녀의 인생관에서 따뜻함을 보았기에 그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