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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 긴 생각 ㅣ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이어령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14년 9월
평점 :
작가 이어령은 언론인으로 글을 연재한다는 것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짧은 이야기, 긴생각>이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생각. 우리는 살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짧막한 글들을 읽을 기회가 있고 요즘은 지하철 화장실에도 생각하게끔 하는 짧은 글들이 있다.
그런 글들은 짧은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또한 그 글들로 인해서 많은걸 배우게 되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 긴 생각>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은 담아놓은 책들이다.
그냥 스쳐지나 버릴지도 모르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짧은 글들은 그냥 스쳐지나 버리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80년을 살아온 그는 살아오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오래 살아봐야만 아는 지혜들을 젊은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건 정말 오래살아봐야 깨달을 수 있는 이야기인것 같다. 아무리 이야기해줘도 내게 닥친일이 아니라 그냥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고 청춘들이 잘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이 책속에 담겨있다.
또한 이야기 중간중간에는 한번 더 깊게 생각해보는 내용들이 있다.
그 내용들을 통해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생각지못했던 부분들까지도 생각해주게 하는 이야기들이라 정말 짧은 이야기인데도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콩 세 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밭에 콩을 심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손자가 판 흙구멍에 콩을 세알 넣어두었다.
그게 이상했던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왜 한알을 넣지 않고 세알이나 넣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하나는 하늘의 새가 먹고 하나는 땅의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말해준다.
콩 세 알을 뿌리는 마음은 하늘, 땅, 사람의 세 힘이 한데 어울려 사는 세상을 뜻하는 말이었다.
어려워도 무엇이든 나눠먹으려는 마음. 그만큼 자연을 사랑했던 우리 조상들의 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지금은 하늘을 나는 새를 쫓아버리고 땅속의 벌레는 농약으로 죽이고있다.
우리가 많은걸 성장시킨만큼 또 많은걸 잃게되어 이렇게 인위적으로 없애버릴 수 밖에 없는 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인간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은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래서 지금의 세상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들어주었다.
'수염을 찾아라'에서는 뜻밖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생 긴 수염을 달고 살아온 할아버지에게 어떤 아이가 잠을 잘때는 그 수염을 이불속에 넣고 주무시는지 빼고 주무시는지 여쭈었다.
별거 아닌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는 선뜻 대답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집에가서 오늘밤 자보고 대답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수염을 이불속에 넣어도 불편했고 빼도 불편했다.
오래 길러온 수염이었는데도 정작 어떻게 하고 자는지 몰랐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모습들이 있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를 잘 알아야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또 인생을 계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내가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때는 참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런일은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철없는 아이의 질문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을 해주는 이야기었다.
'창조의 지팡이'라는 이야기도 많은 생각을 하게해주었다.
나무꾼은 산속에서 산신령님을 만났다.
그리고 소원을 빌었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나무꾼에게 산신령님은 금덩어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나무꾼은 다시 소원을 빌었다. 금덩어리가 아닌 산신령님의 지팡이를 달라고 말한다.
여기서 산신령님의 지팡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의 지팡이었던 것이다.
금덩어리는 그냥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쓰고 나면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산신령님의 지팡이는 무엇이든 뚝딱 해낼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낚시 하는 법을 가르쳐주어라'라는 말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금덩어리는 당장의 달콤함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곧 없어진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배우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인것 같다.
물질적인 것을 제공해주기보다 그 물질을 얻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밖에 일흔다섯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 생각들은 어쩌면 그냥 지나쳐버렸을지도 몰랐던 이야기들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짧막한 글들을 통해 책을 읽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들은 감동과 지혜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길을 가다가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글들을 많이 보았을것이다.
이제 그 글들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번쯤 읽어보면서 깊은 생각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