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깨물기
이노우에 아레노 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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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꺠물기>는 일본의 6명의 여성인기작가의 단편집을 모은 소설이다.
평소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을 한번에 만날 수 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기억깨물기>속 이야기는 주인공이 정말 지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난 과거의 기억속 이야기를 꺼내는 듯한느낌이었다.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고 한때의 추억을 떠올리는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속에는 초콜렛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그 초콜렛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씁쓸한 맛을 내기도 한다.


이노우에 아레노의 '전화벨이 울리면'에서 대학생인 나는 연상의 그녀가 전화로 오라고 하면 자신의 하던일을 멈추고 달려간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사랑은 아닌것 같다. 그런데도 유부녀인 그녀가 부르면 달려간다. 
젊은 청춘의 한 떄의 취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의 위험한 사랑이 불안하게만 느껴진다.

에쿠니 가오리의 '늦여름 해 질 녘'에서는 한 남성에게 푹 빠져드는 시나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늦여름 해 질 녘에 찾아온 사랑이었다. 그래서 그 사랑이 달콤했던것 같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떠날지도 모르는 사랑이기에 선뜩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가와카미 히로미의 '금과 은'에서 에이코는 증조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처음으로 육촌 하루키를 만나게 된다.
어렸던 에이코와 대학생이었던 하루키. 그때 짧았던 만남. 그 뒤로도 몇번 만나게 된다. 항상 긴 시간이 지난 후에..
하루키는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이혼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기고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야 에이코는 하루키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데마리 루이의 '호수의 성인'에서 고토코에게 어느날 우연히 편지가 전해진다.
12년전에 헤어졌던 연인 유키의 편지였다. 처음 그를 만났을때 둘은 함께 인도여행을 떠났다.
그 뒤로 둘은 성격이 잘 맞고 여행하는 것도 좋아해서 수업이 없는 날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방학이 되면 여러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평생을 여행다니면서 살 줄 알았지만 어느날엔가 유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뒤로 고토코는 더이상 그와의 여행이 계속 되지 않을거라는 예감과 헤어질것이라는 예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둘은 헤어지고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오다 그에게서 편지가 전해진것이다.
12년전 함께 했던 여행을 떠올리며 지금은 혼자가 된 유키와 고토코. 마음이 움직이면 자신에게 연락을 달라고 말하는 유키.
그렇게 고토코는 지금 당장이라도 유키에게 가려고 한다.

노나카 히라기의 '블루문' 종종 가는 바에서 마주친 이다치씨. 유코는 그에게 호감이 갔지만 깊게 다가가지는 못했다.
그의 이름도 이다치라는 것밖에 모르고 아는것은 없다. 그저 그 바에서 만날때만 인사를 나눈다.
서로에 대해 묻지도 않고 연락처도 모른다. 그렇기에 매번 마주치는 날 오지 않으면 그를 만날 수도 없다.
늘 바쁘게 일하면서 계속 그 바에 찾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혼한 친구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려한다.
블루문이 뜨는날. 그 바에 찾아가 그를 기다려본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간다.

요시카와 도리코의 '기생하는 여동생'에서 가야노와 리미코는 성격이 다른 자매이다.
늘 계획을 세우고 정해진 규칙안에서 생활하는 가야노와 언제나 설렁설렁 대충대충 하는 리미코. 
어느날 불쑥 리미코가 찾아와 신세를 지겠다고 말한다. 막무가내로 찾아온 리미코. 알고보니 임신한 상태였다.
아이의 아빠또한 형편없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누군가에서 기생하며 살아왔다는 리미코는 이제 누군가가 자신에게 기생하려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동생을 보며 오히려 가야노는 자신의 삶에 더 많은 회의를 느꼈음을 얘기한다.


이야기의 공통점도 없고 반전이나 극한 상활도 없다. 그런데도 이야기는 술술읽힌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개성들이 짦은 글에서도 느껴진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도 한번쯤은 그 기억을 되살리려 꺼내 읽고 싶어지는 단편들이었다.
열대야가 찾아오는 더운 한여름밤에 한편씩 그 기억을 깨물며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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