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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평점 :
시인 정호승. 그가 좋은글을 묶은 한편의 책을 내었다.
시에는 특별한 관심이 없는 나로써는 역시 시가 어렵기만 하다. 물론 시쓰는일이 어떤 작업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소설이나 에세이 등 다른분야에 비해서 시는 정말 말들이 너무 아름답다.
우리가 쓰는 말인데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시어들을 먼저 생각해내고 그 시어들을 하나 하나 이어가는 말들이 참 대단한것 같다.
무튼.. 그렇게 시인 정호승이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라는 새벽편지를 묶은 책을 내었다.
짤막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한편씩 읽기에 딱 좋은 글들이 가득차 있었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고도 싶고 나 스스로도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정호승이란 사람을 잘 모르지만 그 또한 좋은 사람같은데도 자신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더 좋은 사람들도 많고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나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게 그 나쁜마음조차 가지지 않는 사람들도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럼 나는 어떤가 생각해보게 된다.
나역시도 굉장히 부족한게 많은 사람인데 그가 자신도 부족한 사람이라고 말하니 한없이 나 자신이 나약하게 느껴졌다.
그의 글 한대목씩 읽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분주한 아침에 한 대목씩 읽고나면 짜증나는 마음들도 조금은 가라앉힐 수 있는 말그대로 새벽편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편지의 내용을 조금 간추려 보겠다.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라는 새벽편지의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실제 유럽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가난한 소년이 책방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 소년은 책을 사보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책방 쇼윈도 너머로 펼쳐져있는 책이 있었다. 그 소년은 매번 그 책을 읽었다.
항상 똑같은 부분인데도 늘 그 부분을 읽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안 책방 주인은 매일 한장씩 넘겨 주었다.
소년은 매일 책방주인이 넘겨준 페이지로 그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 뒤로 이 소년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책방주인은 그 소년에게 희망을 주었다. 만약 매일 똑같은 내용만 읽었다면 그 소년은 질려서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방 주인의 배려로 책을 읽으므로해서 책에 재미를 붙이고 무언가 어떤 결심을 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 소년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나는 어떤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인지 아니면 희망을 꺾는 사람인지.. 적어도 희망을 꺾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누군가가 꿈을 꿀 수 있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주변에 누군가에게 희망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
꼭 뭔가 대단한걸 할필요는 없다. 작은 배려가 어떤사람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망하기보다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감사는 희망의 기초이다.
그래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미래가 또다른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이야기로 '아직도 세뱃돈을 받고 싶다'라는 새벽편지가 있었다.
시인 정호승은 세뱃돈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어린시절에는 새해가 찾아온다는 것은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탈 수 있다는 것으로 기쁘기만 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어린이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세뱃돈을 받고 싶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환갑이 넘은 그가 누군가에게 세배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직 인사드릴 사람이 계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거나 찾아뵐 웃어른과 스승이 계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아직 세배를 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도 아직 내가 모셔야 할 부모님이 계시고 인사드릴 어른들이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것이다.
내게 아직 배움을 줄 사람이 있고 나이 많은 내가 아직 조금은 어리광도 부릴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별 이야기들은 없어도 그 이야기들이 참 따뜻하고 정겨웠다.
그리고 뜨금하게 하는 편지도 있었다. 그로인해서 또 많은 인생을 배우게 되었다.
어쩌면 또 금방 잊고 하루를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복잡할때 하루에 한 편지씩 책장에서 꺼내 읽으면 조금은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