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성석제 지음 / 창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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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신작이라 기대되기도 했다.

예사롭지 않은 책표지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뭔가 몸부림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책의 이야기는 한강고수부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사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자신을 투명인간이라고 말한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무장을 하게 되면 남들로부터 시선을 더 가리게 된다.
그 모습이 어쩌면 진짜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투명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흘러흘러 몇십년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에는 읽으면서도 헷갈렸다. 자꾸 화자가 바뀌는 것이 이상하기만했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항상 김만수가 있었다. 
김만수의 집안은 처음에는 꽤 부자였다. 한참으로 거슬려 올라가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머리가 좋고 글공부를 했었다. 아들이 있었는데 독립운동을 하고 어딘가로 끌려갔다.
얼마 후에 풀리긴 했으나 혹한 고문과 감옥생활로 심신이 성지 못하게 되었다.
그 뒤로 치료를 위해 많은 돈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집안이 기울어지게 되었다. 
집안이 기울어질때로 다 기울어지고 나서야 아들은 제정신을 찾게 되었다. 
빚은 많이 지고 결국은 원래 살던 곳에서 도망올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개운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아내와 자식들 어머니를 데리고 개운리에 와서 살게 되었다.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와 많이 닮은 듯 하면서도 닮지 않았다. 
글만 보며 사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글 공부해서 논을 가꾸고 밭을 이루고 
소도 기르면서 그들이 먹고 살게끔 어느정도 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아들은 장가를 가서 육남매를 낳았다. 그 중 한명이 만수이다.
김만수는 육남매 중 차남이다. 위로 형과 누나가 있고 아래로 여동생 둘에 남동생 하나가 있다.


만수 위로 백수라는 형이 있었다. 집안의 기대가 컸던 장남이었다. 할아버지처럼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똑똑했다.
만수의 아버지는 글 공부는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하지만 장남하나쯤은 공부를 잘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정도로 똑똑했던 아들이었지만 집안은 어렵고 동생은 많고 뒷바라지 하기가 힘들었다.
어렸을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체질이라 잠시 휴학을 하고 학비를 벌려고 헌혈도 하고 굶어가며 지냈지만 결국 군대를 가게 되었다.
베트남으로 파병을 가게되고 그 곳에서 잘 지낸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가족은 결국 풍토병으로 죽게되었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백수는 그때 당시 유행했던 고엽제 피해자였던 것이다. 
가족들은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워낙 기대했던 큰 아들 백수였기때문에 누구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상심이 컸다.


차남이었던 만수는 조금 모자라는 부분이 있었다. 머리가 좀 나빴지만 심성은 고운아들이었다.
평생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동생들로 화자가 바뀌면서 동생들이 바라보는 만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수의 남동생이었던 석수는 만수를 참 싫어했다. 어떤 계기가 있긴 했지만 머리도 나쁜 형을 형이라고도 부르기 싫고
언제나 실실 웃기만 하는 만수를 무조건 그냥 싫어했다.


만수네 집안은 참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
개운리에서 서울로 내려온 형제들은 함께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큰 누나는 가난한 집안으로 시집을 가버리고 나서 
더이상 동생들을 도와줄 수 없게 되었다. 점점 생활이 어려워지는 동생들. 
것도 모자라 연탄가스 중독으로 똑똑했던 만수의 아래여동생은 지능이 어린아이수준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남동생 석수는 머리는 똑똑했지만 가족들에게 희생하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했다.
형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처버릴정도로 냉정하기만했다.
학비내기가 어려워진 석수는 그렇게 가기 싫다던 군대를 가게 되었고 그 뒤로 어느날부터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석수 아들이라고 어떤 여자가 갓난아이를 데려와 그 아이도 만수가 키우게 된다.
훗날 만수는 그 아이를 자신의 아들처럼 키우지만 머리가 좋았던 아버지를 두어서인지 그 아이마저 머리가 너무 비상하여
듯도보도 못한 희귀병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동생도 똑똑해서 공부를 잘 했지만 남편 잘못만나서 어렵게 장사하면서 지낼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었다.


만수의 집안은 그렇게 누구하나 사람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도 만수는 워낙에 부지런하고 사람이 좋아서 여기저기 여러가지 일을 구해서 열심히 일하며 살았지만 
아내마저 병에 걸려 병원비로 많이 까먹고 병간호하고 집안일 돌보느라 그 일마저 다 하지 못해 수입이 줄어 어려움을 겪게된다.
그 전에 조금 좋아지려고 하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모든것이 도로아미타불처럼 제자리로 돌아왔다.
읽으면서도 저렇게 불행한 집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사건들은 일어나고 또 일어났다.
어쩜 저렇게 만수 집안에 모든 불행들이 몰아갔을까 싶을 정도로.. 그래도 여동생은 나중에 기사식당으로 큰 돈을 벌게 되었다.
하지만 남편은 어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정도로 노름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만수의 아들 즉 석수의 아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내는 그 아들의 신장으로 이식수술로 살 수 있게된다.
만수는 그 사이 많은 빚을 지고 한강고수부지에서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서로 투명인간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만수는 어쩌면 가족 모두가 투명인간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솔직히 어떤 뜻인지 잘 모르겠다. 읽으면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 세상 사람들이 어쩌면 모두가 그렇게 투명인간처럼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 사람이 불행하든 불행하지 않든 모두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때로는 가까운 가족마저도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투명인간처럼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가족을 위해 살아왔지만 만수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의 도움을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형으로 오빠로 희생만 하고 누구하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 없는존재같은 인생을 살아온것이다.
그런 만수가 한강다리에서 자살을 시도를 하려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사연이었다.


만수를 주변으로 둘러싼 에피소드들 안에 등장한 인물들로 화자를 바꿔가면서 만수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준다.
하지만 그를 기억하고 고마워 하는 사람이 없다는걸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이 별것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그리고 모두들 그렇게 누군가에게 아무런 존재도 아닌채로 살고 있는건 아닌지..
모두가 투명인간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건 아닌지 나먼저 나의 인생을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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