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 좋은 방
용윤선 지음 / 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커피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좋아하지만 커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커피의 향이 좋고 맛이 좋다.
기분에 따라 먹고 싶은 커피도 달라진다. 어떤사람은 한가지만 고집하기도 하지만
나는 대부분 밖에서는 아메리카노나 라떼를 마시지만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늘 달달한 컵커피 카페라떼를 사가지고 온다.
왠지 컵커피는 달달해야 맛있다. 너무 달기만 한 캔커피는 별로이고 입안에 오래 머무는 믹스커피도 어느순간 별로가 되었다.
커피는 향이 참 좋다. 그 향을 맡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에 여러잔 마시고 싶지만 또 많이 마시면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저녁시간은 피해서 마셔줘야한다.


무튼 그렇게 커피가 좋기때문에 테마를 정해두어 커피 이야기를 해주는 <울기 좋은 방>이 궁금했다.
어떤 커피인지 커피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 상황에 마셨던 커피 또는 어울리는 커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을 통해 본 용윤선이라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사람들과 친해지기는 어려운 스타일 같았고 사람들과 오래 함께 하기에는 힘든 사람처럼보였다.
무언가 싫은것을 억지로 하는 스타일이 아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이상하다고 말하는건 아니다.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나는 좋아하니깐..
물론 하고 싶은 말이라고 다 내뱉지는 않는다. 
때로는 자신의 구역안으로 침범하려는 자에게 따끔한 말을 해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역시 그녀의 구역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해줄 필요가 없을 듯 보였다.
물론 사람들은 서로 친해지기 위해 친근한 몇마디를 붙이기도 하고 때로는 간섭아닌 간섭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따뜻한 말처럼 느껴질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방해가 되기도 할때가 있다.


그녀는 커피 선생님이다. 교육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거쳐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중에 마음이 가는 학생들도 있고 아닌 학생들도 있을것이다.
특히 어린나이에 아이를 낳아 아이를 입양보내는 학생들을 보는 그녀의 마음은 많이 아팠던것 같다.
하지만 더 많이  더 좋은 사람에게 보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에 그녀또한 어린 엄마들을 응원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좀 어려운 사람이라는게 느껴진다. 뭔가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그렇다고 함부러 다른사람에게 내뱉지는 않는다.
함께 있다고 조잘조잘 얘기하는 것보다는 그냥 편하게 가만히 있고 싶은 사람.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 
남편과 아이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유롭다. 그런 가족을 만들 수 있었기에 아마 그녀가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일상들의 이야기와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책 속에 그려넣어준다.
어떤 순간은 그녀의 마음이 이해되다가도 어떤 순간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커피 이야기만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커피와 함께 하는 그녀의 소소한 일상들. 조금 어려운 사람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라는 그녀를 말해준다.
그래서 커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않을 듯 싶다.
물론 매 이야기마다 커피와 함께한다. 그녀의 아침을 깨우는 것도 매일 매일 함께 하는 것도 커피이기 때문이다.
지인들에게 볶은  커피를 선물하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잊을 수 없는 커피를 먹었던 이야기, 그 순간에 어울리는 커피들과 함께한다.
늘 그녀와 함께한 커피들이 이 책속에는 담겨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커피향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흔하게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라떼 모카 등이 있는가 하면 듣기만 해도 생소한 원두 이름들도 참 많았다.
나라마다 계절에 따라 다른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원두들과 그로인해 맛과 향이 달라지는 커피.
그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어떤 순간 어떤 커피가 어울리는지 사람의 성격에 따라 어울리는 커피.
기분에 따라 어울리는 커피등. 정말 많은 커피들이 존재했다.
또 좋아하는 커피에 따라 느껴지는 그 사람의 성격이 있을 수도 있겠다.
<울기 좋은 방>은 정말 그녀가 울고 싶은 순간들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만큼 편안한 한 공간을 적은 것 같았다.
그녀가 커피만큼 좋아하는게 글을 쓰는 순간이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커피를 그만마시라고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커피를 마시면 안되는 체질이라고 한것이다.
그것도 슬프지만 그것보다 더 슬픈것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울기 좋은 방>은 그녀가 글을 쓰는 방을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좋아하는 방안에서 그녀는 커피와 함께 글을 쓰는 것이다.
그것마저 못하게 한다면 정말 울고 싶어질지 모르겠단 생각을 해본다.

무튼.. 다양한 커피가 존재하고 다양한 그녀의 이야기들 들을 수 있는 감성적인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