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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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이쁘다. 봄날은 왠지 모든 사람들을 기분좋게한다. 

봄날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큼함과 풋풋함. 그리고 시작을 뜻하는 그 느낌이 난 참 좋다.

<그대 나의 봄날>은 작가 박진희가 아프리카로 떠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행 에세이다.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아프리카에 다녀오고 싶었다.

나이도 있고 섣불리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아프리카를 일주일만에 다녀올 수도 없던 그녀가 기회를 엿보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두달간 아프리카로 다녀올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평소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모아 그녀는 인천공항의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서 봉사할 곳의 학교를 미리 알아두었고 그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꼭꼭 챙겼다.

그녀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가져가야 할 준비물들이 많았다. 덕분에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둘 뺄 수 밖에 없었다.

키가 작은 그녀보다도 커다란 가방을 싸들고 아프리카 땅을 밟게 되었다.

케냐에 도착한 그녀와 친구들. 이곳에서 그녀들이 할 일은 조이홈스라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다.

조이홈스에는 여러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 나라에는 편모아이들이 많다. 지참금을 내야 신부와 결혼 할 수 있기 때문에 결혼을 하기보다 동거를 한다.

동거를 하다 아이가 생기면 여자와 아이를 두고 도망가는 남자들이 많아 두집 중 한명이 미혼모라 할 정도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참 밝았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도 했지만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준비해온 물감, 악기, 축구공 등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는 놀이감이었다.

쉽게 구할 수 없었기에 아이들은 몰려든다. 그리고 서로 뽐내기도 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하나둘씩 배워가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역시 놀이가 최고인것 같다. 놀이를 함께하면서 그녀도 아이들도 서로 친해질 수 있었다.

가난하고 배부르게 먹지 못하고 5년동안 비도 내리지 않았다던 이곳에서의 아이들.

그런데도 항상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모든것이 여유롭고 안된다고 화내지 않는다.

배를 굶으면서도, 맨발로 걸어다니면서도 모든 것에 초조해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언제건 초조해지고 걱정하는건 한국사람들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마음 아픈 사연들이 있는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너무 굶주리다 그 굶주림을 잊기 위해 본드를 마시기도 하고 돈을 주면 술을 사먹으러 가서 아이들을 때리는 부모가 있기도 하다.

아이에게 이쁘다라고 말해주면 한국에 데려가서 키우라고 아이를 줘버리는 엄마가 있기도 하다.

자신이 힘들게 배 아파 낳은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어렵기에 그렇게 아이를 버려버리는 부모들도 참 많다.

옥수수가 주식인 이곳사람들에게 가뭄으로 옥수수재배가 잘 되지 않아 옥수수를 배급하려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양은 정해져있고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뒤로 갈수록 양이 줄어들고 급기야 사람들이 난폭해지기도 한다.

다 나눠줄 수 없어서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마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신기해하고 좋아하는데 이곳 아이들에게 마술은 공포의 대상이다.

그렇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어색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물도 잘 나오지 않아 씻기도 힘들도 맛있는 음식도 없고 생활하는데 있어서도 불편함이 많은 곳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곳이 참 좋았다. 부족한 것이 많은데도 한결같이 밝은 아이들. 

더 가지려고 애쓰는 사람들보다 가진게 없어서 지금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이곳사람들이 더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솔직히 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못사는 나라에는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불편한게 많아서 내가 생각보다 까탈스러워서 그곳 사람들과 어울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 얼굴에서 싫은티가 날까봐 겁이 나기도 하고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물론 한번쯤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난 겁이 난다. 내가 잘 해내지 못할것 같아서..

물론.. 꼭 그럴필요는 없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싶긴하다.

어떻게하면 그런 얼굴을 가지고 살아갈수 있는지 우리가 배워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힘들긴해도 분명 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통해 그녀도 성장했고 그녀는 다시 아프리카를 꿈꾸고 있다.

아이를 후원하고 있고 그 아이에게 미안해지지 않고 최소한의 후원이 아닌 진심으로 아이를 생각한다는 마음이 전해지도록 

아마 또 다음여행을 계획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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