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백영옥. 그녀의 작품은 스타일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칙릿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읽어보면 드라마처럼 술술 읽혀지는 느낌이 좋았다.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스타일응 읽은 후에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이란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은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읽고나서 뭔가 멍해지면서 생각하게끔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가볍게만은 읽을 수 없었던 이야기었다.

조금은 묵직해진 그녀의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제 그녀를 세번째 만나는 시간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에세이를 통해서 그녀를 좀더 알고 싶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조금은 그 작가와 가까워지는 느낌이고 작품을 더 잘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그녀가 쓰기 시작한 어떤 '소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소설은 다른 사람들은 빛나는 성공이라고 불렀지만 스스로는 참담한 실패를 앓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축구 경기에서 골이 터졌을때 환호하는 선수의 얼굴이 아니라.

어김없이 일그러지는 상대편 골키퍼의 얼굴이 먼저 보이는 삶에 대한 것들이다.

이 책은 성공이 아닌 실패의 연대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읽었던 책들, 그녀가 보았던 영화, 그녀가 지나온 과거들.

그 속에서 그녀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낸다.

그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이다. 책의 한 구절에서 뭔가를 발견하면 그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녀가 읽었던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김애란의 '도도한 생활', '백화점' , '안나 카레니나' 등

그녀가 보았던 영화, 드라마 '고양이를 부탁해', '봄날은 간다', '건축한개론', '북촌방향', '연애시대' 등

그녀가 좋아하는 제주소년의 노래까지..

그녀가 이야기하는 이야기속의 이야기들. 조금은 그녀와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때로는 내가 느꼈던 이야기이기도 했도 내가 생각해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었다.

그녀는 서른이 되기전의 스무살을 생각해보고 이제는 마흔을 생각한다.

어른이 된다는것. 그 어른의 이야기를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하나하나 찾아갔다.

자신이 좋아하는것들은 하나둘씩 없어져 아쉬워 하고

처음 출판사에서 일했을때 책만 읽고 리뷰만 쓰면 되는 직업이 그립기도 하고

유명한 작가들과의 즐거웠던 술자리의 이야기들도..

나에게 있어서도 부러운 이야기이면서 아쉽기도 하고 씁쓸해지기도 한 이야기들이었다.

 

 

 

중요한건 불행해지지 않는 쪽이 아니라, 결국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위대한 작가 뒤엔 그를 발견해 내는 훌륭한 독자가,

역사에 남을 홈런왕 뒤엔 그를 향해 환호하는 행복한 관중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야구를 못하는 아이에게 진짜로 노력하면 잘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보단 넌 노래를 정말 잘하잖아.라고 말해주면 되는 것이다.

삶의 균형은 그런 식으로 조금씩 맞추어진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삶의 행복이나 진실도 우리가 생각하는 먼 곳에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p318

 

 

 

어른이 된다는건 어떤건지 모르겠다. 내가 치열하게 싸우고 얻는게 무엇일까?

행복이란 정말 멀리있는게 아닐텐데.. 거창한것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다들 니가 조금만 노력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걸 잘하지 못하는데.. 그것보다 분명 다른걸 잘하고 있을텐데.. 그걸 알지못해 방황하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건 내가 그걸 알게 되었을때 일까?

그걸 깨닫고 나면 나도 멀리있는 행복이 아닌 가까이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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