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너무 익숙해서 - 느리게 여행하기
서제유 지음 / 미디어윌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살다보면 하루하루에 익숙해진다.

무언가를 하려다가도 오늘이라는 하루가 너무 익숙해져서 특별한 하루를 보낼 생각을 하지 못한다.

오늘은 어딜 다녀오고 좀 다른게 놀아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휴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무한도전을 다운 받아보거나 책을 읽거나 블로그를 긁적거려본다.

오늘은 특별한걸 만들어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배고픔에 만들어진 빵을 사먹거나 그냥 간단히 집반찬으로 끼니를 대신한다.. 

그렇게 나에게 오늘 하루는 너무 익숙했다.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의 작가 서제유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면서 여행중독자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그 여행으로 얻은 선물로 다시 일어난다. 지칠때까지 일하다가 다시 떠날 날을 기대한다.

그런 그녀만의 느리게 여행하는 방법이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에서 펼쳐진다.

책속은 그녀의 여행곳곳의 사진들과 생각들이 담겨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은 나도 한번쯤 했던 생각들로 공감해보게 된다.

그녀가 찍은 사진들에 나도 같은 느낌을 받아본다.

 

 

 

# 떠남

여행을 떠나는 전날밤. 긴여행을 출발한다는 생각에 설레이고 두렵다.

그래도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날거라는 생각에 이제와는 다른 삶을 살꺼라는 생각에 기운내본다.

너무나도 익숙해졌던 삶이었기에 용기를 내고 여유를 가지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었다.

너무 한곳에 익숙해져 있다보면 그 곳에 집착하게 되어 떠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한번쯤은 용기를 내어 여유를 가지고 떠나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다녀올께' 라는 말은 참 좋다.

어딜 가든, 얼마나 오래 걸리든,

결국은 돌아온다는 말이니까.

나는 그래서 항상 '다녀올게' 라는 말로 여행을 시작한다.

 

 

 

# 자아

겁이나지만 그녀는 떠났다. 때로는 아무런 준비 없이 비행기표 한장 달랑 들고 떠난다.

아무것도 모르는 도시를 방황하는 것이 겁이 난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겁이 난다.

그렇게 겁이 나지만 그래도 떠난다. 다들 그렇게 겁이 나도 한발짝이 움직이는 거니깐..

여행이라는건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이니깐.. 그래서 방랑자가 아닌 여행자니깐..

그래서 다들 그렇게 용기를 내서 여행하는것 같다.

햇살 좋은날은 잔디밭에 누워도 보고 갓 구운 빵도 하나 사 먹고 일상에서 나를 찾아본다. 행복을 찾아본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없다.

행복해지는 것, 사랑하는 것, 진심을 전하는 것.

이런 것들은 가만히 있어도 언제가 다 이루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노력해야만 해.

 

 

나도 그녀처럼 가까이 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봐도봐도 새로워서 질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스타일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거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힘이 들때면 잠시 쉬어가라고 말해준다.

다들. 내가 힘들면 '조금만 힘내 그러면 다 괜찮아질꺼야.' 라고 말해준다.

내가 힘들어도 나에게 '조금만 힘내.. 그러면 다 괜찮아 질꺼야..' 라고 말하게 된다.

누군가가 힘들어도 '조금만 힘내.. 그럼 괜찮아질꺼야..'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꼭 그렇게 애써 힘낼 필요없는데..' 라고 생각하게 된다.

조금은 쉬어가도 되니깐.. 힘들면 조금 쉬었다가..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 나도 쉬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사랑

사람들은 비겁한 사랑을 한다. 끝이 날걸 알고 있는 사람인것처럼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잠깐의 설렘뒤에는 외로움이 찾아올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뜻 용기내지 못하고 다가가지 못하곤 한다.

마치 이별이 바로 뒤에 올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다들 그런 비겁한 사랑을 한번쯤 해봤을것이다. 꼭 그렇진 않은데.. 좋은게 더 많은데..

함께 하고 싶은것도 많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데 안좋은 생각들이 오히려 나를 가두고 있는 건 아닌가..생각하곤 한다.

뭔가가 채워지지 않아 채우기 위해 먹고 또 먹고를 반복하기도 한다.

내게 필요한건 그것이 아니었는데도 우리는 가끔 그 배고픔을 혼동스러워해서 다른 것들로 채우려고 한다.

 

 

보고 싶은 거 같이 보고

먹고 싶은 거 같이 먹고

가고 싶은데 같이 가고

그렇게 살자 우리..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것이라고 하는데 나도 작가처럼 같은 곳을 바라보기보다는 마주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을 바라봐야 하는 거니깐.. 그 미세한 표정변화 하나도 다 알아보려면 마주봐야 하는거니깐..

 

 

 

 

# 대화

여행길 타인과 대화나누기. 때로는 나보다도 훨씬 어린 꼬마에게 배우고 나이드신 어르신들에게 배운다.

그분들과 타지에서 만나 내 마음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에게서 많은걸 배우게 된다. 어리지만 더 현명한 아이들을 만나고

나이드신 분들에게서 살아가는 인생을 배운다.

낯선 길 위에서 배푸는 친절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내가 괜히 상대를 의심부터 하는것은 아닌가 미안해하기도 한다.

 

 

삶을 살면서 누군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이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그 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줄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그 결정에 대한 응원뿐이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 그 진실된 마음에 대한, 그러므로 '당신은 늘 옳다.'

 

 

나도 그랬다. 뭔가 결정을 내릴때 타인에게 묻는다. '어떤게 나은거 같아'

그리고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상대를 설득시킨다.

내가 답은 내려놓고 상대도 나와 같은 대답을 해주길 바라고 응원해주길 바라는 마음..

그냥 아무 말없이 내가 옳았다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 여정

내가 가는 길이 그렇다. 힘들어 지치기도 하고 때로는 신나서 뛰기도 한다.

누구가 그렇다. 자신이 세운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우리는 열심히 걸어간다.

때로는 뛰기도 하고 뛰다 힘들면 걷기도 하고 때로는 쉬기도 한다.

다른길로 돌아갈 수도 있고 돌아가는 길에 뜻밖의 다른 모습..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 여정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듯이.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가면 되는거니깐.. 지칠때는 쉬기도 하고 다시 힘들 내서 걸어가자.

 

 

모두가 그런 것 같아

올라가다 지칠 때쯤,

지금까지 온 길을 뒤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하며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가기도 해.

 

 

 

 

느리게 여행하면서 인생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녀처럼 여행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다 둘러보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녀의 생각에 공감하며 나도 그녀의 생각에 내 생각을 덧붙여 보기도 했다.

다들 평범하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아간다.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그게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맛있는 요리를 해봐. 맛없는 요리를 해봐 보다도 더 어려운 적당한 요리를 해봐..

이럴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그만큼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아가는게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들 너무 튀지 않게 너무 뒤쳐지지도 않게 자기만의 템포에 맞춰서 한발 한발 자기의 인생을 내딛고 있다.

나도.. 그렇게 한발 한발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사랑하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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